22년 9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 후기입니다. (12차)

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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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24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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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라쓰입니다.

오늘은 9월 모임에 대한 후기입니다. 9월에는 추석이 끼어있고, 동료들 개인 일정도 바쁜 관계로 한번밖에 모이질 못했네요. 그래도 와이프를 포함한 지인들과 추석 소모임 및 고씨와의 TTS 벚꽃 결투로 나름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

* 지난 2021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79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2~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626&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71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5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9968&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6~7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252&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8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520&tb=community_post

9월8일 목요일.

추석 연휴가 시작 전날 아침부터 텐트를 싸들고 와이프와 임진각으로 향했습니다. 집이 파주라 30분이면 도착합니다. 한적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텐트를 치고, 오면서 포장해온 수제버거와 볶음밥을 먹고 나니 솔솔 졸음이 쏟아지더군요. 아직 햇볕은 강한데 그늘 아래라서 그런지 선선하고 바람도 이따금 시원하게 불어주어 쾌적했습니다.

밥을 먹고 텐트안에 와이프와 나란히 누워 있으니 좀 힐링되는 느낌이었어요. 잠깐 잠이 들었던거 같은데 와이프가 웬일인지 먼저 보드게임 하자고 하네요.

"오빠 캘리코 한판 해볼래?"
"캘리코? 그거 생각보다 머리 아플텐데 괜찮겠어? ㅋ"
"응 괜찮으니 어여 꺼내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냉큼 짐더미에서 챙겨온 보드게임들 중 캘리코를 꺼내어 깔기 시작했습니다.

캘리코는 모양과 색상을 맞추어 개인판에 타일을 까는 퍼즐 게임입니다. 고양이들이 선호하는 무늬를 맞는 배열로 배치해 주면 고양이 점수를 받을 수도 있고, 같은 색깔 타일끼리 뭉쳐 놓으면 색깔 단추 점수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당히 직관적이고 보는 맛이 있는 게임이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고민거리가 많아지며 은근 장고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에 펜션으로 여행갔을때 와이프가 연이어 지는 바람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게임은 아니었어요. 심지어는 당시 플레이 하다가 와이프가 망했다며 개인판을 엎어버리기까지 했었습니다. ^^;;

그래도 매번 도전은 받아줘야죠. 두 판을 연이어 진행했는데, 이번에도 제가 모두 이겼습니다. 조심스레 와이프 표정을 살펴봤는데.. 응? 기분이 별로 나빠보이지 않더군요. 소풍나와서 그런지 너그러진 마음이 이어진 듯합니다. 역시 이것이 야외에서 보드게임 하는 맛인가 했습니다.

"오~ 역시 오빠가 잘하네!"
"그렇지? 다음에 또 도전해봐~ㅎㅎ"

캘리코를 정리하고 텐트안에서 뒹굴거리며 잠시 쉬다가 제가 조금 쉬운 게임을 꺼냈습니다. 바로 카드로만 이루어진 게임 '웰컴투 행복특별시' 입니다.

플레이 방식이 엄청 심플한데요. 자기 차례에 마켓에 있는 건물 카드들을 새로 3장까지 오픈하고 그중에서 돈내고 사오면 됩니다. 매 라운드 수익을 받고 또 건물을 사오고. 그러다 누군가 건물 10채를 지으면 그 라운드까지 마치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승점이 카드에 그려진 (인원수 X 하트수)가 됩니다. '많은 사람이 행복한 도시' 라는 테마와 어울리는 승점 계산법인 것 같네요.

'행복특별시'는 와이프가 정말 잘하더군요. 플레이 타임이 짧아 세판정도 진행했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제 도시이고 두번째 사진은 와이프의 도시인데, 초중반부터 수익을 내는 건물을 짓더니 후반부엔 고급 건물들을 지어 큰 점수차로 이겼네요. 물론 일부러 봐준 것은 아닙니다. ㅎㅎ

"행복특별시? 이름 잘 지었다. 생각보다 재밌는데? 나중에 여러명이서 하면 더 재밌겠다!"
"응 간단하고 엔진빌딩하는 맛도 나서 파티게임으로 딱인거 같넹."

이후 와이프와 조금더 뒹굴거리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9월9일 금요일.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저희는 추석 당일에만 서울 부모님집에 다녀오기로 해서, 전날에는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어째 쉬는 날은 체감상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뭐 한 것도 없는데 금방 밖이 어두워집니다. 아쉬운 마음에 이밤의 끝을 잡고 와이프에게 '워터게이트'를 디밀었습니다.

"이게 뭔데?"
"워터게이트인데, 한명은 신문기자로 대통령 비리캐고. 한명은 대통령으로 비리 감추는거야."
"호오~"

일단 테마는 와이프의 취향에 맞는 것 같았습니다. 워터게이트는 과거 미국의 닉슨 대통령 비리 사건을 테마로 하며, 한명은 신문 기자측이 되어 대통령의 뒤를 캐고 다른 한명은 닉슨 대통령 측이 되어 사건을 은폐하는 2인 전용 게임입니다. 서로 카드를 내서 증거 토큰을 끌어오거나 빼앗기는데, 신문 기자측은 증거 토큰을 앞면으로 배치하여 대통령과 비리 관계자 2명의 경로를 이으면 승리합니다. 반면 닉슨 대통령측은 증거 토큰을 뒷면으로 배치하여 경로를 차단하고 빨간색 토큰을 5개 모으면 승리합니다. 비대칭 대결 구조인데 초보자에게는 닉슨 대통령이 좀 더 쉽다고 하네요.

와이프가 닉슨 대통령, 제가 신문기자측을 맡고 플레이 했습니다. 확실히 대통령측이 좀 강력한 카드가 많고, 대신 신문기자측은 대응카드들이 많아 게임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제가 증거토큰 하나만 더 배치하면 이기는 상황에서, 마지막 한수 차이로 와이프가 빨간 토큰 5개를 모으며 이겼네요.

그런데 이 느낌은 마치.. '벚꽃 결투'의 정치 테마판 같은 느낌이었어요.(제가 너무 요즘 벚꽃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졌지만 무척이나 재밌게 즐겼네요. 그리고 승리감에 만족한 와이프는 미소를 띄우며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휴~ 이겼다. 요고 재밌네. 다음에 또해. 이제 나 잔다~."
"고생하셨습니다, 마님~."

8월말의 어느날 회사에서.

얼추 9월 스케쥴을 보고 9월 17일즘 보드게임 모임을 잡으려고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강씨와 의씨가 시간이 되어 참석인원으로 확정되었고, 한명정도 더 구하고 있었습니다.

"김씨, 9월 17일. 시간 되요?"
"아 저... 와이프 허락 받아야 하는데 물어봐야해요."

잠시 후 제 자리로 긴급히 의씨가 다가왔습니다.

"이씨, 혹시.. 저희 언니 부부도 보드게임 너무 좋아하는데요. 같이 와도 되나요?"
"아 정말요? 오케이 그럼 더 안 구해도 되겠네요. 너무 좋습니다!"
"김씨는 나중에 같이 해요 ^^; "

이렇게 결성된 멤버는 의씨 가족 3인과 강씨, 그리고 집주인 저 이씨로 5인입니다. 새로운 멤버는 언제나 환영이지요. 그리고 추석이 지나고 고대하던 모임날이 되었습니다.

9월 17일. 토요일.

아침 일찍 청소를 마치고 9시가 되니 예정된 모임멤버들이 차례차례 도착했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작년 첫 후기를 올릴때 모임이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사람들 성씨만 따서 이씨, 옥씨, 고씨,, 이런식으로 명칭했습니다. 결국 성씨가 겹쳐서 이번에도 이름의 중간을 따서 명칭하겠습니다. 의씨의 언니는 다씨, 형부는 현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언제나 환영합니다. 우와 언니분이 의씨랑 정말 많이 닮으셨어요! "
"학창 시절엔 그런 소리 더 많이 들었어요. 호호호"

자, 시작부터 파티스러운 분위기 너무 좋습니다. 첫 게임으로 꺼낸 것은 '위너스 서클' 입니다. 쉬운 난이도에 도박성 뽕맛까지. 아이스 브레이킹엔 이만한 게임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보드게임 4개정도 준비했는데요. 모두 어렵지 않고 나름 재밌는 게임들로 엄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기대가 되네요 ^^"
"첫 게임은 위너스 서클입니다. 경마 좋아하시나요? ㅎ "

예, 위너스 서클은 도박성 경마 배팅 게임입니다. 돌아가며 비공개로 칩을 올려 배팅할 말을 고르고, 차례대로 주사위를 굴려가며 말들을 달리게 합니다. 말들마다 특징이 있어서 매번 꾸준히 잘 달리는 말(오셀로)이 있는가 하면 평소엔 잘 못가다가 가끔 미친듯한 포텐을 터트리는 말(알비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게 주사위 하나로 결정되기 때문에 배팅시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충 맘에 드는 말을 골라서 배팅하고 그 말의 주사위가 굴러갈때! 기도하면 합니다.

"전 오셀로 가겠습니다. 자, 꾸준히 가자!"

데구르르.. 말발굽. 한칸!

"ㅋㅋㅋ 우와 현씨 던질때마다 말발굽이네요. 담번엔 얼그레이 던져주세요. 말발굽 나오면 포텐 터집니다!"

한바퀴 돌아 다시 현씨 차례.

"이번엔 기대하세요. 얼그레이로 말발굽 갑니다."

데구르르.. 말머리. 한칸!

"앵... 이젠 기력이 다하셨나보다... ;; "

2라운드까지 꾸준히 잘 달리는 검은말 오셀로가 정말 아쉽게 순위안에 못 들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믿어보겠다며 다들 다씨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오셀로에 배팅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오셀로는 기대에 부응하듯 2등으로 들어왔습니다.

"오~ 오셀로 2등입니다!"
"와...아..."
"아.. 흠.."

그런데 어째 다들 반응이 시큰둥하죠? 결과는...

배팅 상금 전원 0원. 배팅한 4명 모두 오셀로에 블러핑 배팅이었네요. 너도나도 실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사람들 정말 생각하는게 다 비슷했습니다. 게임은 3라운드 우승말 알비노에 2배 배팅한 의씨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위너스 서클은 정말 실패한 적이 없는 게임입니다.

잠시 후 외출나갔던 와이프가 타이밍 좋게 돌아왔습니다. 모임 분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와이프도 같이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꺼낸 게임은 바로 마피아 게임 'Feed the kraken"입니다.

Feed the kraken은 지난 4월 모임때 5인으로 진행했었습니다. 당시에도 무척 재밌게 했지만 5인으로 하면 선원측 밸런스가 좀 안맞는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와이프까지 껴서 6인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6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서로를 알고 시작하는 해적이 2명. 서로를 모르는 선원들이 3명. 그리고 인스타빌호를 크라켄에게 제물로 바치려는 크라켄 추종자 1명으로 구성됩니다. 추종자가 혼자라서 불리해 보일수도 있지만, 게임 도중 추종자 이벤트가 발생하면 추종자 똘마니가 생기게 됩니다. 모두 눈을 감고 주먹을 내민 상태에서 추종자는 똘마니로 만들 사람의 주먹을 살포시 터치해 줍니다. 그러면 똘마니로 당첨된 사람은 본연의 신분을 잃어버리고 추종자와 같은 편이 되지요.

"자 모두 눈을 감고 주먹을 내밀어 주세요. 추종자는 똘마니로 만들사람의 주먹을 터치해 주세요."

누군가 제 주먹을 살포시 터치하더군요. 눈을 떠보니 음침한 표정으로 추종자 의씨가 씨익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선원이 아닌 추종자 똘마니입니다.

이제 서로가 더욱 의심되는 플레이를 진행중인 가운데, 잠시 후 또 추종자 똘마니 이벤트가 또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자 모두 눈을 감고 주먹을 내밀어 주세요. 추종자는 똘마니로 만들사람의 주먹을 터치해 주세요."

추종자 똘마니가 저를 포함하여 둘이나 생겨난 상황입니다. 눈을 뜨고 서로를 바라보는데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간신히 막았습니다. 이때 현씨가 질문하더군요.

"저.. 질문요. 이제 똘마니는.. 그.. 자기 정체하고는 무관하게 되는 건가요?"
"네, 추종자가 승리하면 똘마니도 같이 승리합니다."
"와.. 이제는 정말 다 믿을수 없다. 6명중 반이 추종자와 똘마니들이네요! ㄷㄷ"

똘마니의 탄생은 Feed the kraken 마피아 게임을 정말 쫄깃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인거 같습니다. 결국 배는 정확하게 크라켄에게로 들어가고 의씨와의 추종자 팀이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와~ 지난번 하고나서 이거 계속 생각났었는데, 지난번보다 훨씬 재밌어요!"
"이거 진짜 재밌네요. 그리고 게임도 정말 이쁜거 같아요. 크라켄 피규어 봐.."
"확실히 6인하니 밸런스 맞고 좋네요. 바로 리플레이 가시죠~!"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고 강렬해서 이후 바로 리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이어진 다음 게임에서 크라켄에게 누군가 한명을 제물로 바쳐야하는 지역으로 배가 들어가고, 선장인 강씨는 크라켄 뒷다리를 줄(제물로 바칠) 사람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이때 추종자가 크라켄 뒷다리를 받으면 바로 추종자들 팀이 승리하고 게임이 끝납니다.

"크흡... 하아... 이야 진짜 잘 만들었다..."
"잘 선택해야 해요. 여기서 추종자가 뒷다리 받으면 바로 추종자 승리로 끝나요~."

추종자에게 크라켄 뒷다리를 주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강씨... 인줄 알았으나, 게임 종료 후 알고보니 본인이 추종자라 스스로에게 크라켄 뒷다리를 주지 못해 한탄하던 것이었습니다. ㅋㅋ

결국 마지막에 항해사를 맡은 해적 의씨가 해적 소굴로 배를 몰며 저(해적)와 의씨의 승리로 끝났네요.

이후로 주문한 식사가 올때까지 한판 더 진행했습니다.

Feed the kraken은 시크릿 히틀러에 이어 너무나 잘 만들어진 마피아 게임입니다. 플레이때마다 킥스에 들어간 걸 잘했다는 생각이 몇번이나 들게 하네요. 올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꺼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같이 식사를 마치고 다음으로 위너스 서클과 같은 작가인 라이너 크니치아님의 '모던아트'를 꺼냈습니다.

"이번 게임은 미술품 그림 경매 게임입니다."
"우와 이거 서양화 그림 공부도 될거 같아요. 근데 작가들 이름이 좀 어렵다.."
"예, 하지만 걱정마세요. 우리는 이걸 쓸 겁니다. 신사임당, 김홍도, 정선.. 한국화가입니다."
"어머! 갑자기 한글이야!! 친숙한 이름들 나오니까 너무 웃기네요. ㅋㅋㅋ"

이번에는 초플인 분들에게 좀 더 친숙하고, 진풍명품 느낌이 나도록 한국화가판을 사용했습니다.

모던아트는 얼마전 보드피아에서 재판했다가 다시 품절난 고전 경매게임입니다. 다양한 경매방식을 통해 서로 그림을 사고팔다가 같은 화가 그림이 5번째로 올라오면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이후 경매를 통해 가장 많이 팔린 작가 그림부터 30원, 20원, 10원. 가치를 가지며 은행에 팔리는데 2라운드부터는 이전 라운드의 화가 시세가 누적되어 더큰 가치를 가집니다. 이렇게 4라운드 후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정말 쉬운데, 문제는 그림의 가치를 정하는 것이 플레이어들이 되다 보니 그림의 경매 상한가나 경매가 이루어졌을때 실제로 누구한테 이득이 가장 많이 생기는지 등 호갱이 되지 않기 위한 개념을 잡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자 일단 룰은 간단한데, 1라운드만 테스트 플레이를 먼저 하고 다시 1라운드부터 정식게임 갈게요."
"좋습니다~!"

가볍게 1라운드 하며 경매 방식등을 익히고, 라운드 마지막에 은행에 그림이 팔릴때 그림의 가치가 어느정도 될지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작된 본 게임. 1~2 라운드를 진행하며 '정선'화가의 작품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2라운드때는 무려 1등 화가가 되기까지 했으니까요. 3라운드가 시작되고 현씨가 이젤에 '정선'화가 그림을 경매에 올립니다.

"자! 지난 시즌 우승 화가 정선작품입니다. 얼마에 사시겠습니까!"
"쓰읍.. 정선요? 아직도 그 화가 그림이 나오나요? 그림이 얼마 남지 않았을텐데.. 저는 안삽니다. ㅋㅋ"
"엇.. 맞네! 호갱될뻔했는데 강씨덕에 정신 차렸습니다. ㅋㅋ"

이후 현씨는 독이 올랐는지 매 턴마다 정선 그림만 경매에 올리더군요.

"여러분! 이번에도 영끌 정선입니다!"
"뭐야 아직도 그림이 나오고 있어!.. 저.. 사.. 살게요!"

결국 현씨의 열정으로? 정선은 3라운드에 2등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 제 차례에서 저는 꾸준히 순위안에 들고 있는 '신사임당' 그림을 비공개 경매로 올려놨습니다.

결정이 빠른 현씨는 누구보다 빠르게 주먹을 테이블 중앙으로 뻗었습니다.

"자 하나 둘 셋! 주먹 펴세요."
"27원요.."
"32원요.."
"? 70원요.."
"오케이 현씨! 쿨거래 당첨입니다~!"

너무 호갱처럼 높은 가격에 샀나 갸우뚱하며 돈을 건내주는 현씨의 손이 미세하게 떨립니다.ㅋ 문득 어떠한 짤 하나가 머리를 스쳐가더군요.

'모던아트'는 엄청난 웃음 분위기 속에서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우승은 다씨가 가져갔는데, 복기해 보면.. 그림을 한점이라도 잘 팔아치우고 순위권 화가 그림들 쿨거래에 성공한 안목이 좋았던거 같습니다.

이후 나중에 의씨를 통해 들었는데, 모던아트가 현씨의 취향저격이라 하네요. 연말즘 보드피아에서 재판한다고 하니 기대해 봅니다.

이날 모임의 마지막은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입니다.

돌팔이 약장수는 가벼운 백빌딩 메커니즘 게임입니다. 검정색 개인 주머니에 매 라운드마다 다양한 약재를 사서 넣으며,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내 약재 주머니가 성장?하여 솥이 폭발하기 전에 더 멀리까지 전진을 할 수 있게되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확장에서 호박6짜리와 쥐꼬리+1 만큰 전진시켜주는 약재만 추가하여 5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자 다들 이제 약재들 뽑아주시고 전진해 보시죠."
"꽝꽝나무 열매.. 이름한번 잘 지었네요."
"아싸 노란 약재! 꽝꽝 열매는 다시 주머니로 들어가시고~."

점차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각자 능숙하게 개인들 방식으로 약재를 사들이며 주머니를 성장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잔돈이 남더라도 호박6짜리를 사들여서 모았는데, 이게 효과가 좋더군요.

"이씨가 선두네요. 나도 호박6 사야겠어요!"
"따라잡아 보겠습니다. 저는 민트색 약재 삽니다."
"이야~ 이거 쇼핑하는 재미가 상당하네요.ㅎㅎ"

'돌팔이 약장수'는 선두와 격차가 벌어질수록 따라 잡을 수 있도록 쥐꼬리 등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어서 격차가 금방 좁혀지더군요.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뒤늦게 호박6 뽕맛을 본 다씨가 따라 붙으며 게임은 저와 다씨의 동점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타이브레이커 룰로 승리는 마지막 라운드 가장 멀리 전진한 제가 가져갔네요.

마지막 우승자를 기념하는 의미로? 마지막 터진 솥의 제 개인판도 올려봅니다. ㅋ

"우와 시계 이거 맞아요? 시간 너무 빨리가요!"
"와 오늘 너무 재밌었습니다!!! 보드게임 매번 좀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너무 신세계네요!"
"저도 호스트로서 너무 재밌었습니다~. 보통 모임후에 후기 쓰는데, 이번 모임건도 조만간 보드라이프에 올릴게요~. ^^"

9시에 시작된 모임은 정확히 저녁5시에 끝났습니다. 모두들 훈훈한 분위기에서 마무리 되었고 의씨 언니 부부네도 같이 즐거워 해주니 더욱 뿌듯하더군요.

요새는 제가 와이프와 함께 평일 저녁 시간에 테니스를 배우는데요. 10월에는 테니스 코치님과 함께 같이 레슨받는 분들까지 모여 보드게임을 모임 날짜까지 잡은 상황입니다. 어쩌다 보니 테니스 소모임에 다시 보드게임 소모임이 되버렸네요 ^^;

9월말이 되면서 날씨가 급 추워졌는데,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보드라이프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오늘 밤에도 TTS 벚꽃결투에서 고씨를 혼내주러 가야겠네요.

또 얼마간 모임이 진행되면 후기 남기러 돌아오겠습니다.

매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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