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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리스 윈터 솔플 10번 한 소감

2,859 조회

2022.08.31 20:02

안타깝게도 다인플을 아직 못해봤습니다. 다인플은 좀 다를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확장은 <선조들> 까지만 해봤습니다.(나머지는 공간이;;)

이 게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요 긱에서도 평점을 낮게 준 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게 잡탕찌개인데 각 메커니즘이 따로 논다는거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반면 9~10점 주는 분들은 내가 좋아하는게 다 있다고 하죠.

저는 후자이기 때문에 매우 재밌게 했습니다.

이 게임을 구매할때는 아르낙의 복잡해진 버전을 기대했습니다. 덱빌딩+일꾼놓기를 전면에 내세웠기에...
(아르낙 재밌지만 좀 단순하다보니 여러번 할수록 식상해지더라구요. )

하지만 엔들리스 윈터를 처음 해봤을때 아르낙은 잘 떠오르지 않고 T시리즈(테케누, 테오티우아칸, 타완틴수유, 타반누시)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T시리즈와 완전히 다른데 자세한건 뒤에 언급하겠습니다.

일단 메커니즘별로 감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일꾼놓기>
라운드(총4라운드) 당 일꾼을 3개씩 쓰는데요. 아르낙과 비교하자면 일꾼도 더 많고 아르낙은 일꾼놓기가 여러 액션중 하나지만 이 게임은 일꾼놓는게 액션의 전부이기 때문에 일꾼놓기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꾼의 선점효과가 적어서(처음 들어간 사람만 보너스 약간 줌) [일꾼놓기 메커니즘이 주는 전략적 재미]는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총 4가지 메인액션(부족민카드 덱빌딩, 문명카드 덱빌딩, 영향력 보드에 거주지 올리기, 사냥으로 동물카드 셋콜렉션) 중 3가지를 고르거나 휴식행동을 할수 있는데 일꾼을 놓고 액션을 [원하는만큼 실시]하고 이때 기본자원(음식, 도구)과 노동력(부족민카드)을 써서 액션을 합니다.

일꾼 선점효과가 soft cap이고 액션을 자원이 허락하는한 무한하게 할수 있기 때문에 [액션 선택의 자유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 부분이 앞서 언급한 T시리즈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T시리즈는 액션선택에 론델(테티칸)이나 주사위 색깔(테케누), 일꾼색깔(타완틴) 등으로 퍼즐같은 제약을 걸어놔서 이걸 풀어나가는게 핵심적인 재미를 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완전히 다르죠.

<덱빌딩>
흔히 덱빌딩을 형태별로 분류하면, 먼저 카드 시장의 형태에 따라 [고정시장형]과 [랜덤시장형]으로 구분하는데요. 고정시장은 도미니언이나 엘도라도처럼 고정된 시장에서 정해진 카드를 사는거고 랜덤시장은 몇장씩 랜덤하게 깔리는 식으로 메나나 아르낙이 떠오르네요.(안해봤지만 어센션이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고정시장은 큰그림을 그리기 좋고 랜덤시장은 전략의 고착화를 방지해 주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습니다.

카드가 들어오는 형태에 따라서는 [버린더미나 덱으로 들어와서 나중에 받는 방식]과 [핸드로 바로 와서 쓸수 있는 방식]으로 구분 할수 있는데요. 전자는 도미니언이나 엘도라도, 메나, 그웨트 등등 대다수가 쓰는 전통적인 방식이고 후자는 로코코, 루이스앤클라크 등등 일부게임에서 쓰는 방식입니다.

엔들리스 윈터는 덱빌딩 방식에 있어서도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를 보여줍니다.

부족민카드는 [고정시장]으로 깔리고 문명카드는 [랜덤시장]으로 깔립니다.
어떤 액션은 [카드를 손으로] 바로 가져오고 어떤 액션은 [버린더미]로 보냅니다.

카드사용방식도 다양합니다. 부족민카드는 일꾼액션에 자원으로 사용되는게 기본인데 이걸 일식행동때도 쓸수 있습니다. 문명카드는 프리액션에 써서 자원을 획득하거나 추가액션을 하게 해줍니다. 대부분의 카드는 끝나고 점수가 되기 때문에 덱빌딩 테크의 효율도 괜찮습니다.

핸드제한이 없고 이번 라운드에 남긴 카드는 다음 라운드에 쓸수 있으며 [라운드 시작할때 카드를 5장까지 뽑는게 아니라 5장을 뽑기] 때문에 핸드순환이 굉장히 빠릅니다. 게다가 타블로 빌딩이나 각종 보너스로 핸드가 계속 늘어납니다.

* 집을 3개 다 지으면 카드를 3장더 핸드로 가져옵니다.

그래서 카드를 사용하는 액션의 자유도가 매우 높습니다. 매우 풍족하게 쓸수 있어요.

호불호가 좀 있을수 있는게 덱빌딩이 대단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카드순환이 빨라 시원시원하다고 느낄수도 있고 너무 시시하다고 느낄수도 있을겁니다.

<보조액션, 점수획득>

이 부분이 T시리즈를 크게 닮았습니다. 또한 아르낙과 극명하게 다른 부분이기도 하구요. 아르낙은 점수획득이 자원 바꿔먹기로 조사트랙 올리는것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에 이 게임은 여기저기서 다양하게 점수를 따먹어야 합니다.

라운드 종료시마다 일식단계를 통해 중간점수를 받는데 이게 테티칸의 일식단계, 테케누의 마앗단계와 같구요.(이름도 같네요)

고인돌 쌓기는 테티칸 피라미드를 축소해놓은 느낌이고

명예트랙 올리기는 테티칸의 죽은자의거리 트랙과 테마 마저도 비슷합니다.

거주지 이동을 통한 영향력 다툼은 테케누의 작업장과 비슷한 느낌이구요.

동물카드모으기에서 사용된 셋콜렉션도 T시리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죠.

물론 이러한 메커니즘이 대부분 T시리즈가 원조가 아니고 다른게임들도 많이 쓰는거지만 비슷한것들이 똑같이 모여있고 테마도 비슷하니 T시리즈 할때랑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테마, 디테일>
평가가 갈리는 게임이지만 아트워크나 컴포퀄리티에 있어서는 이견의 여지 없이 칭찬일색입니다.

작가의 전작인 [류리크:키에프의 여명]처럼 트레이도 아주 좋구요.(insert designer가 같은 사람이네요).

미코작가의 그림이 테마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이 부분은 대만족입니다.

테마구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T시리즈의 경우 문명에 대한 테마를 아주 디테일하게 잘 살린 반면 롤플레잉에 대한 테마는 너무 느끼기 힘든데요.

이 게임은 부족장으로서 부족민을 모으고 문명을 발전시키고 사냥을 하고 거주지를 찾아다니고 하는 테마를 나름 메커니즘에 잘 녹여서 느껴지도록 해줍니다.

물론 이것도 유로게임 치고 그렇다는거고 사실 게임중엔 테마 생각할 겨를이 없는건 마찬가지죠.

잡탕찌개라는 악평도 있지만 저는 여러 메커니즘이 나름 테마에 맞고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세팅 할것이 많고 공간차지가 많은게 큰 감점요인이네요.

<오토마>
오토마가 아주 좋습니다. 차례마다 카드를 겹쳐서 놓는 방식인데요. [가이아 프로젝트]와 [타반누시]에서 봤던 방식이네요.

오토마 액션이 간결하면서 난이도 밸런스도 적당합니다. 다인플이랑 점수계산 규칙도 차이가 없구요.

가장 맘에 들었던게 영향력 싸움에서 오토마 운영 방식인데요. 사실 영향력 게임이 오토마 만들기 가장 힘들거든요. [사이드]나 [가이아 프로젝트], [류리크:키에프의 여명]이 오토마를 잘만들었다는 평가가 많음에도 조작이 어렵고 에러플이 많거든요.

* 요런 카드를 써서 오토마의 움막을 배치합니다.

근데 이걸 매우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길어질거 같아서 생략하겠습니다.

<총평>
독창적인 것은 별로 없지만 다양한 메커니즘을 어렵지 않게 엮어낸 종합선물세트 같은 게임입니다. 유려한 아트와 컴포는 덤이구요. 재밌습니다. 추천합니다.

제가 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아서(64가지 정도 해봤네요) 변별력은 별로 없지만 제 최애 탑10에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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