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은 과연 어디까지? <인트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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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18:03

1. 빵빵 터지는 장르? 푸시 유어 럭에 대해서
-보드게임할 때 빵 터지는 순간이 어떤 순간일까요? 정보가 비대칭인 순간에 상대방이 헛발질 할 때?
어느 순간 나 빼고 모두 즐거워할 때? 아니면 나'만' 즐거워할 때? 다 같이 보드게임 끝나고 정리하기 귀찮아서 몰래 화장실 간다고 거짓말 할 때?
좀비눈깔님 만화를 볼 때?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총에 맞았을 때?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 아닙니다.

모두가 '기대한 결과에 통수를 맞았는데, 웃을 수 있을 때' 아닐까요? 유쾌한 통수를 맞고 깔깔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전 너무 즐겁습니다.
통수라는게 당연히 기분나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 자체가 웃길 때, 그때가 보드게임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 현재 최고 권위자는 <크베틀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 아닐까 싶네요. 확장 빨리 내주세요. 코보게)

기대와 결과? 통수? 하니까 저의 이과 본성이 꿈틀거립니다.
저 건축학과 졸업생이라서 공간지각력이 뛰어나서 우봉고 3d 잘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못합니다.
공대생이 우삼디를 못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갑자기 여기서 확률 이야기를 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2. 확률과 일상

가장 저희와 밀접하게 연관된 확률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보드게이머니까 주사위가 가장 친근하지 않을까요?
선입견이긴 하지만 원하는 숫자가 나올 확률 6 분의 1입니다. 이건 확률일까요, 선입견일까요?
제가 캔트스탑을 할 때마다 6 6 6 6이 나오는 이유는 거대한 우주의 의지일까요, 확률일 뿐일까요?

도박사의 오류란 게 있잖아요? 동전던지기 10회를 했는데 9회 동전이 앞면이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뒷면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확률은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앞면이 나올 수 있습니다.
우연은 기억도 양심도 없기 때문에 동전은 앞에서 던져진 결과를 기억하지 않는 거죠?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했지? (복선일 수도 있습니다.)

도박사가 어쨌건 저쨌건, 우리가 관심 있어 할 확률 이야기는 바로 복권이죠. 로또는 1/8,145,060 약 815만 분의 1입니다?
참 얼마 전에 광복절이었죠. 호국영령들께 묵념 후 복날이라 닭도 먹었습니다.
애국지사분들이 몸 바쳐 일본 압재로부터 해방하여 이런 시대에 평화롭게 닭을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로또 하니까 생각난 건데, 대한민국 인구수 5,162만여 명 * 대한민국 인터넷 이용률 93% * 저의 글 평균 조회수 2,000 (통계청 발췌)
제 글을 인터넷하는 이용자가 읽을 확률은 얼렁뚱땅 약 2만 4천 분의 1입니다.

제가 글을 올릴 때마다 꾸준히 보신다고 가정했을 때, 약 408회 정도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시면 로또에 당첨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댓글 꼭 부탁드립니다. 대박이죠? 제 글에 좋아요만 눌러도 로또 된 거라니까요?

3. 근데 어쩌라고?
갑자기 왜 또 입이 터져서 혼자 나불대느냐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시작카드 10장씩 2벌, 중립카드 22장, 참조카드 2장. 총 44장의 카드로 푸시유어럭의 재미를 극도로 뽑아낸
이 게임을 마침 구매하고 플레이 해보게되서 이 긴 넋두리를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바로<인트루드> 입니다. 저는 이분들이 이전에 무슨 게임을 만들었는지, 앞으로 뭘 만들껀지는 관심 없습니다.
사실 아예 없지는 않고 모종의 이유때문에 새 게임 펀딩에 참여는 했습니다만, 이 게임 소개와는 하등 관련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오로지 인트루드 이 게임에만 집중해주세요.
아니 사실 안그러셔도 되긴 합니다. 저도 집중이 잘 안되네요. 퇴근시간이 다가옵니다. 아 이거쓰느라 좀 늦게 퇴근했네요. 똥게임입니다...

이 인트루드는 전 못들어본 영어단어였습니다. 네이버 검색해보니 침범하다, 방해하다 라는군요.
그렇습니다. 작가분이 상당히 영리하게 게임 제목을 지었어요.
제목만 검색해봐도 느껴지는 이 '상대방을 방해하는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죠?

4. 게임의 진행
아, 제가 리뷰 하면서 제일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게임의 진행을 내가 왜 설명해야하지? 근데 리뷰하면서 그렇다고 안할 수 도 없잖아요?
최대한 간결하게 말해보겠습니다.

1 카드를 삽만큼 뽑아요 2 박쥐랑 횃불은 바로내려요 3 뽑은 카드를 곡괭이만큼 내려놔요 4 보석세공 5 카드구매 끝!
언뜻 스텝이 복잡한데, 덱빌딩의 매커니즘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1 카드를 일정량 뽑는다! 2 박쥐랑 횃불을 내린다?? -> 여기서 푸시유어럭 요소가 나옵니다.

박쥐가 등장해서 횃불 수를 초과하면 즉시 그 턴은 날아가게 됩니다.
이게 근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오기도하고, 끝까지 안나오기도 하면서 빵 터지는 요소가 됩니다. 너무 즐거워요.

또 3 뽑은 카드를 모두 사용하는게 아니다 -> 이게 또 특이한 점인데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서 일부 제한된 수량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선플레이어가 그럼 유리한거 아닌가? 싶은데 시작 카드 구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선플레이어는 금화 4장/보석 2장 으로 시작하고 후플레이어는 금화 5장/보석 1장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확률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죠. 자세한 계산식은 제가 댓글로 남겨두겠습니다. 여러분 참고해주세요. 본문에는 여백이 모잘라서 남길수가 없네요.

하지만 이 글에 좋아요와 추천을 해주신 분이 로또에 당첨되는 것 처럼 선플레이어가 또 이길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위의 1~5행위가 반복되며 먼저 보석을 5개 세공하는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구조입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룰 북을 참고해주세요.

5. 단저감첨
단저감첨은 요즘 애들이 쓰는 유행어입니다. '단점 말하고 저까짓게 감히 첨언을 드린다'라는 뜻의 줄임말입니다.
이 글을 읽은 분들도 저한테 쓴소리 하기전에 '단저감첨인데요.. 한 말씀만 드릴게요.. 너무 재미없어요 앞으로 글 쓰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 쓰시면 됩니다.
생각해 보니까 열받네요. 저런 댓글은 쓰지 마세요. 사실 유행어도아니고 방금 만들어낸 말이에요

상대방 카드를 제외한 카드 최대 사용 기대 장수는 19장입니다. 카드게임 19장 가지고 하는데 재미있을 수가 있나?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너무 아쉬워요.
저였다면 C 덱 D 덱을 확장으로 내서 4인까지 할 수 있도록 했을 겁니다. 근데 그러면 이 신선한 메커니즘이 지루해질 수는 있겠군요.

또 상대방을 방해하는 박쥐 코스트가 너무 낮아서 게임이 터질 수 있습니다. 아 이게임에 또 특이한 매커니즘 중 하나인 박쥐의 존재가 있는데요.
도미니언의 저주같은 카드입니다. 이걸 내 돈으로 사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어요. 응~ 너 박쥐먹어~

6. 마무리

푸시유어럭 게임에 대한 리뷰를 했기 때문에 마무리도 푸시나의럭 해봤습니다. 운 좋게도 그냥 끝내기가 걸렸네요!
인트루드는 여러 경로로 판매중이고 가격도 저렴하니 구매해서 찍먹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네요! 신선한 게임입니다 ㄹㅇ
그래도 진짜 그냥 끝내기 아쉬우니까 개발자 분들의 글을 퍼오며 대신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