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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 탑텐TV: 딱 하나의 파티게임만 가져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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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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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3 오전 11:37
IP: 121.139.***.***
순위 5698   0.000 점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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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TV

 (2020)
Top Ten
평가: 0 명 팬: 4 명 구독: 5 명 위시리스트: 11 명 플레이: 48 회 보유: 73 명




 

발매년도 : 2020년

게임 타입 : 파티게임

플레이 타임 : 30분

플레이 인원 : 4-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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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가야 하는데 보드게임 5개만 가져갈 수 있다면? 집에 불이 났는데 집에서 3개의 게임만 가져갈 수 있다면?

 

보드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위와 같은 질문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딜레마에 빠뜨린 적이 있을겁니다. 전 이걸 2~3년에 한번씩 몸소 체험합니다. 한국을 방문 할 때마다 괜찮은 보드게임, 책을 다양하게 접한 뒤 그 중 인상 깊었던 작품만 구입하여 캐나다로 돌아가거든요. 

 

올해는 역대 최악입니다. 막 한살이 될 아이의 물건과 아내의 물건을 포함하고 나니 제게 남겨진 칸은 이민가방 절반 분량이 전부. 비좁디 비좁은 공간에 보드게임, 옷, 책, 선물 등 개인물건을 꾸역꾸역 채워가야 합니다. 우봉고 3D보다 어려워요. 여차하면 옷은 다 껴입고 이민가방 공간을 확보하는 전략까지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여름에!!).

 

그렇기에 제게 있어 분야별로 가장 인상 깊은 한 작품만 선정하여 구매하는 작업은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파티게임을 담당하는 탑텐티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해요.

 

 

 

 

평소엔 테마가 어쩌구. 시스템이 어쩌구. 일러스트가 어쩌구하며 각 요소를 먼저 설명합니다. 그리고 설명한 요소를 이리저리 조합하며 게임의 장점을 상세히 리뷰하죠. 이번엔 조금 다르게 하고 싶어요. 게임이 워낙 단순한데다 논리보단 직관이 더 빠르게 와닿기 때문에, 왈가왈부 할 것 없이 재미난 상황만 보여주며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럼 리뷰 시작!




너굴 주) 행복한 바오밥측에 상품설명에 사용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아침에 문의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네요. 그래서 보드게임긱에 있는 사진으로 대체 합니다. 한글판이 나와있으니 언어장벽 걱정은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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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진행되냐면요.

 

 

 

 

 

플레이어들은 1~10까지 적힌 순위 카드를 무작위로 받습니다. 그리고 문제 출제자는 문제 카드 한장을 골라 읽습니다.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

 

 

 

"화장실에서 무사히 일을 마친 당신. 아뿔싸, 휴지가 없네요! 휴지 대신 무엇으로 닦을까요?"

 

1. 깨끗하게 닦을 수 있는 것부터

10. 전혀 닦이지 않을 것 까지.

 

 

 

이제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의 순위에 걸맞는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대답의 기준은 문제지에 나온 것을 따릅니다.

 

1번을 가진 플레이어는 "손수건" 처럼 무난한 것을. 10번을 가진 플레이어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무언가를 정답으로 말하겠죠.

 

이제 출제자는 한명씩 지목하며 정답을 오름차 순으로 맞춰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1부터 10까지 차례대로 맞추진 않아도 괜찮아요.

 

1,4,7,9 등 오름차순이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이전보다 낮은 순위를 골랐다면, 팀 페널티로 생명토큰을 하나 잃고 다시 그 지점부터 오름차 순으로 순위를 찾아갑니다.

 

이렇게 몇 번의 라운드를 걸쳐 게임을 종료했을 때, 생명토큰이 남아있다면 다 함께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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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재밌냐면요.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

 

 

탑테티비를 정의하자면 영역의 게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을 지키려는 자들의 발버둥이기도 하죠. 꽤나 알쏭달쏭하죠? 탑텐티비는 그저 정답의 순서를 맞추는 게임인데 말예요.

 

그런데요. 게임을 하다보면 보이지 않는 영역의 벽을 느끼게 됩니다. 바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요.

 

 

 

 

인원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 미묘하게 다르겠지만 라운드마다 플레이어가 내놓는 답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3에 해당하는 하위권.

4~7에 해당하는 중위권

8~10에 해당하는 상위권이죠.

 

그리고 플레이어들은 순서 카드를 받는 순간 자신이 어느 영역에서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인지합니다.

 

이제 딜레마다 시작됩니다.

 

 

 

 

 

 

A. 하위권의 딜레마


 

 

가능하면 뻔하고 진부한 대답을 던져야 하는 새우(하위권)들의 눈치싸움은 꽤나 볼만 합니다. 1은 누구보다 진부한 대답을. 3은 그나마 참신한 대답을. 2은 진부함과 참신함 사이 어딘가의 대답을 주어야 하거든요. 쉬울거 같죠?

 

1을 들고 있는데 2나 3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던진 너~무나도 뻔한 대답에 장내가 술렁거리며 '1 아냐?' 라는 이야기가 오갈 때의 당황스러움. 3을 들고 있는데 내 대답이 제일 지루하다며 1로 몰릴 때의 당황스러움. 2를 들고 있는데 1과 3번으로 추정되는 답의 경계가 너무나도 흐려 그 빈틈을 찌르기가 난해한 경우. 세계관 최약자들의 흙탕물 싸움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별 볼일 없는 대답으로 1,2,3위를 가르는 옹졸한 싸움이 벌이는 동안 다른 플레이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 싸움이 너무나도 소소하여 다 고만고만하게 보이는 웃긴 상황이 벌어집니다. 셋은 나름대로 자신의 순위를 표현하려 하는데 그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게 영 쉽지 않거든요.

 

이 보잘 것 없는 무언의 심리전이 벌어지는 동안 중위권은 조금 다른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B. 중위권의 딜레마


 

세계관 최약자들이 서로 티격태격 1,2,3위를 가르는 동안 4,5,6, 7위의 중위권 플레이어들은 나름의 고충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사실 하위권보다 중위권이 더 최악이예요. 설명하다 발을 삐끗하면 1,2,3위들의 미미한 싸움에 끼어버릴 것 같고.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답에 힘을 줬다간 8,9,10위의 천상계 싸움에 끼어들며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상황이 발생하죠. 결국 애매~하게 걸친 중위권들은 중도의 길을 걷습니다.

 

하위권과 상위권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게. 4,5,6,7위가 서로 구분 되도록. 모두가 적당히 잘 눈치 챌 수 있게!!

 

당연히 쉬울리가 없습니다.

 

중위권 사람들이 미묘한 답으로 서로 혼란에 빠지는 동안 상위권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C. 상위권의 딜레마

 


 

 

중하위권 사람들이 변변치 않은 답을 가지고 그 와중에 누가 더 자극적인지 다투고 있는 그 때. 천상계 랭커들은 더 큰 그림을 그립니다. 누구도 범접 할 수 없는 힌트. 누가봐도 순위가 높은 답을 생각해야 하죠. 조금이라도 체면을 차리며 애매한 답을 던지는 순간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는 참사가 벌어지며 역적이 되기 때문에 아예 화끈하게 힌트를 던져야 합니다. 후퇴란 없습니다. 전진만 있을 뿐.

 

카드를 받습니다. 10이네요. 주어진 문제에서 가장 극한의 상황을 표현하면 됩니다. 옆 사람 차례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바닥에 드러눕는 그 남자. 등에 거미가 달라 붙은 것처럼 온몸을 버둥대기 시작합니다. 난데없이 펼쳐지는 모노드라마. 시간이 정지한 듯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소리없는 아우성. 저승으로 끌려가길 거부하는 듯한 격한 몸부림.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건가. 벙찐 관객은 잘 안보인다며 테이블 밑 특등석에서 기묘한 행위예술을 목격합니다. 표현의 영역을 넘어선 열정적 설명이 끝나고 착석하는 그 남자. 그제서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조명이 켜진 극장처럼. 영혼의 깊은 곳까지 건드리는 연기력을 두고 박수와 함께 이건 누가봐도 10이라는 의견이 쏟아집니다.

 

웃을 수 없는 두 사람. 아마도 9를 들고 있었을 그는 '망했다. 너무 개오바했어' 라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시선이 마주칩니다. '니가 그러면 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그 사람을 봅니다. 

 

 

그리고 함께 웃습니다.

 

 

 

 



 

 

 

 

 

 

보셨겠지만 위와 같은 진행은 말보다는 행동을 섞기 시작 했을 때 더 과감하고 자극적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플레이어들이 현타가 오는 부작용도 있어요. 하지만 많은 것을 내려놓고 게임에 몸을 던질 수 있다면 너무나도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게 탑텐티비의 매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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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무슨 생각을 했냐면요.

 

 

 

 

탑텐티비가 굉장히 재밌다고 느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

 

전 보드게임 Top 100 를 오랜시간 해온 입장에서 순위를 정할 때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개성을 가진 게임을 한데 묶어 순서를 나열한다는게 쉽지 않거든요. 그러나 순위를 공개 했을떄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오는 의견과 댓글을 읽으며 서로 다른 생각을 엿보는게 즐거워 매년 고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 재미를 탑텐티비에서 모두 함께 압축하여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큰 인상을 받았어요.

 

서로 자신이 가진 기준, 편견, 고정관념으로 최선을 다해 정보를 나눌 때. 나의 생각이 제대로 전달 되지 않아 팀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때. 기막힐 정도로 호흡이 맞아 떨어질 때. 서로의 차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하나하나 라운드를 통과 할 때의 재미는 다른 게임에서 경험하기 힘듭니다. 설명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 뭘 해도 당당한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루기 때문에 때로는 엉망진창으로. 때로는 일사천리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쉽고 어려움의 난도 변주도 즐겁고요.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

 

출제지에 나오는 질문도 현실에서 있을 법한 질문부터 상상을 동원해야 하는 질문까지 범위가 폭넓어 다양한 층의 사람들에게 먹힐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문제의 수위도 적절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점도 훌륭해요. 

 

게임의 휴대성도. 필요한 최소한의 콤포넌트로 최대한의 재미를 끌어내는 솜씨도. 전체적으로 아주 멋집니다.

 

또한 다국적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상황에 놓인 플레이어들에겐 서로 문화/생각의 차이를 배울 수도 있는 독특한 체험도 가능하지요.

 

인원수, 표현의 어려움 같은 사소한 문제점은 간단히 넘어가도 될 정도로 즐거운 파티게임입니다.

 

저는 캐나다로 떠나는 날 탑텐TV를 이민가방에 일단 집어넣고 다른 명작 게임을 살펴보기 시작할 생각이예요.

 

 

 

 

 

<사진출처: 보드게임긱 >

 

자, 여러분은 출제자입니다.

 

전 카드를 받았고 리뷰를 통해 표현을 할만큼 했습니다.

 

이제 맞추시면 돼요.

 

제 앞에 덮여있는 순위카드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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