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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드게임 모임 방문기 - 2편

3,626 조회

2022.05.28 07:44

모임 방문기 2편이긴 하지만 JYP(지니 & 유정"s 플레이스) 모임 방문기 (상) 의 재방문 편이기도 합니다. (이제보니 하편을 쓰기로 해놓고 까먹고 있었네요 -_- 다음 주 중에 올리는 것으로...)

게임 하나를 제외하곤 대체로 호평이 가득 할 예정이니 잘 걸러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여담 하나.

전 살생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말이 살(殺)일 뿐 게임에서 이기려는 대상이 나열된 명단 같은 것인데요.

처음 게임을 접할 때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궁금한걸 해소 하려는 성격 때문에 승리는 맨 뒷전으로 생각하다보니 처참하게 깨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강캐와 약캐 중에 약캐를 골라 이기려는 언더독 성향도 있고요.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누적 패배 수가 많아지며 패배의 아이콘이 되었죠.

친분 관계가 쌓이면 자연스레 캐릭터를 이용하여 서로 장난도 치고 놀리기도 하며 더욱 가까워지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하신 당신.

이 기믹을 가지고 저를 도발한 적이 있다면 살생부에 적혔을 확률이 높습니다 ㅋㅋㅋㅋ

살생부를 몰래 써두냐고요? 에이, 치사하게 그러진 않아요.

지인: (극딜극딜)

너굴: "축하드립니다. 살생부에 11번째 대상으로 등록 되셨습니다."

라고 대놓고 알려주거든요 ㅋㅋ

물론 살생부에서 이름을 지울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살생부에 쓰이는 먹은 어둠보다 짙습니다. 제게 한번 패배해야(져줘야) 이름의 농도가 조금 옅어질 뿐. 제가 게임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판단할 때까지 이겨야 하죠 ㅋㅋㅋㅋ

말은 이렇게 해도 전 승부욕이 있는 편은 아니기에 일종의 친구목록 같은 개념이라 보셔도 됩니다.

아, 살생부 이야기를 언급한 김에 여담 두 개를 더 풀어놓고 가자면...

1. 가장 최근에 등록된 건 '유정'님입니다 ㅋㅋ

2. 저랑 게임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등록 된 유일한 분은 '엄마'님 입니다 ㅋㅋ

자, 그럼 후기를 시작해 봅시다!

첫 게임은 듄 + 확장.

수 많은 종류의 덱빌딩 게임이 있지만 듄은 재미로만 쳐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습니다.

덱 관리, 카드 운영, 빠듯한 자원 관리,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투, 절묘한 일꾼 놓기, 상황을 반전시키는 책략까지.

덱 빌딩 게임은 어느정도 완성형이 나온데다 시스템이 정형화 되지 않았나 싶었는데,

아직도 재미를 짜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예요.

테마를 모르는 게 발목을 잡진 않을까 싶었지만 기우였습니다. 테마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더군요.

가장 말이 많은 부분이 전투시 사용되는 책략 카드에서 오는 호불호로 알고 있습니다.

책략 카드가 전투에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다 승패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타인에 의한 변수/무작위성이 굉장히 힘들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다만 저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습니다. 이러한 변수가 없다면 언제나 상대방 보다 +1 만큼 전투 유닛을 보내거나 질게 뻔한 전투는 아예 버리는 등 예측이 너무 쉬울 것 같아요.

전 책략카드 덕분에 소규모의 군사가 대규모 군사에게 덤빌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소규모 군사와 다수의 책략카드로 허풍을 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을 할 수 있어서 게임에 더 변화가 생기는 것 같아 좋았어요.

살짝 쓰루가 생각나기도 했고요.

전체적으로 모난 데 없이 두루두루 시스템끼리 잘 연계가 되는데다 흐름도 간결한 재밌는 작품이더군요.

추천 드립니다.

두번 째 게임은 마그네이트. 부동산 폭락을 잘 그려내는 재미난 경매 게임입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이 날 알러지 약을 복용하는 바람에 설명에 집중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저도 모르게 고개가 기우뚱 할 정도로 잠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래도 게임이 시작되니 정신이 들긴 하더군요 ㅋㅋ

혹시라도 제가 설명때 멍 때리는걸 보고 '쟤 뭐임;' 싶으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평소엔 똘망똘망하게 설명을 듣는데 이 날만큼은 약>>>정신력이더라고요 ㅠ__ㅠ

어쨌든! 땅뽑기 -> 주민 입주 시키고 월세 받기 -> 돌아가면서 액션 1개씩 3번 -> 진행상황에 따라 시장 조절의 흐름을 반복하며, 타이머가 다 되어 시세가 폭락할 때까지 돈을 최대한 벌어들이는 게임이예요.

여러가지 특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요.

1, 지역 조건에 따라 서로 버프/디버프를 주고 받으며 주민 입주를 위해 주사위를 왕창(많게는 무려 20개 언저리까지) 굴린다던가,

2. 금액이 백만 달러 단위를 뛰어넘다보니 금액에 익숙치 않아 가끔 혼란이 찾아온다는 점과,

3. 도시 여기저기로 퍼지는 압도적인 위용의 건물 콤포넌트,

4. 그리고 그 옆에 쌓여있는 수북한 입주민 토큰,

5. 마지막으로 건물에 타일을 꽂아서 자신의 건물을 나타낼 수 있는 등

게임 시스템은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요소가 굉장히 많았어요.

마지막 라운드에 벌어지는 가격 대폭락이 게임의 꽃이라 할 수 있는데요.

타이밍을 제대로 재지 못한 사람들만 막대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테이블 열기가 과열되지만 않는다면 모두가 함께 폭락을 경험하며 울고 웃는 일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로 캐쥬얼한 경매게임 위주로 해본 입장에서 이렇게 까지 힘을 준 경매게임을 해본건 꽤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로꼬라마였나? 돌아가며 숫자카드를 내다가 합이 50이 넘어가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가 점수를 받는 베스킨라빈스 류의 게임이예요.

순서역전, 카드복사, 음수 카드 등 상황을 재미나게 만들 수 있는 카드도 많지만 정확히 50에서 깃털카드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역으로 점수를 혼자 먹는 재밌는 규칙도 있습니다.

50에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이 높아지고, 음수카드 덕분에 50에서 멀어질수록 긴장감이 내려가는 등 물결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완급을 통해 다른 게임에선 겪기 힘든 즐거운 경험을 주기도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필러게임으로 활약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이예요.

왜 이 게임 사진을 안찍었는지 모르겠군요 -_-;

이 날 했던 게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입니다. 주제를 정하고 1~10 사이의 숫자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습니다.

출제자는 문제를 읽는데요. "지금까지 먹었던 것 중 가장 더러운 음식은? 1 - 못 먹을 정도로 더러움 10 - 먹을만 함" 같은 문제가 많아요.

이제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의 숫자만큼에 해당되는 답안을 주어야 해요. 이 과정이 끝나면 출제자는 답안을 비교하며 오름차순으로 답을 맞춰야 하지요.

제가 따로 리뷰를 쓰고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도 쉽고 인상 또한 강하게 남았습니다.

여기에서 주절주절 생각을 늘어놓기보단 잘 정리하여 한 편의 글로 올리도록 할게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 좋겠습니다.

전 평소에 행복한 바오밥이 가족 및 캐쥬얼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 선구안이 대단히 좋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탑텐 티비 덕분에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페이퍼 던전이라는 이름의 롤앤라이츠 게임 입니다. 이 날 해본 게임 중 가장 평범한 작품이었어요.

주사위를 굴려 나온 눈으로 캐릭터의 레벨업, 이동, 아이템 획득, 포션 획득 같은 다채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좋긴 하지만...

판타지를 테마로 한 던전 크롤과 로그라이크 류의 게임을 많이 해본 입장에선 그 던전탐험의 긴장감을 풍성하게 살렸다는 느낌을 받긴 어려웠어요.

특히 잡몹과의 전투는 단순한 레벨 비교로. 보스 몹은 파티의 전체레벨을 비교하되 특정 클래스가 x2 혜택을 받아 비교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요.

특정 타이밍에 특정 클래스에게 힘을 줘야 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한 것은 알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재미난 전투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진행하면 롤앤라이츠가 너무 복잡해지는 단점도 있을 것 같네요. 흠, 어디를 손보면 더 좋은 게임이 될까 싶은 고민이 계속 생겨요.

전반적으로 무난한 롤앤라이츠 게임입니다.

이런 테마와 롤앤라이츠를 정말 좋아하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실제로 몇 차례 해보시고 구입하시는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가능하다면요.)

코코펠리! 이 게임은 예전부터 주의 깊게 보던 게임인데 이번 기회에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자신의 앞에 4장의 카드를 모으면 득점을 하는식으로 이뤄지는 게임인데요.

앞에 깔린 카드에 따라 능력에 변화가 생기기 떄문에 언제, 어떤 조합의 카드를, 어떤 타이밍에 내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좌우에 앉은 사람(이웃)과 일부 보드를 공유하는데요. 이웃이 설치한 카드는 내 앞에 깔 수 없는데다 강제로 이웃의 보드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딜레마가 생깁니다.

1. ~~상대방에게 카드를 깔아주면 상대의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에게 카드를 깔아주면 상대의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 다만 마지막 의식 종료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중앙에 있는 점수 토큰을 차례대로 획득하고, 그 의식이 상대의 의식일 경우 상대는 부분점수(1점)을 획득한다.

2. 상대방을 돕지 않으면 나는 한참동안 내 앞에 설치 할 수 없다.

3. 상대방을 돕지 않기엔 상대방 카드의 능력이 너무 좋다

4. 상대방을 차라리 빨리 도와서 능력을 없애는 것도 좋다

5. ~~카드를 다 털면 새로 5장을 받고 점수도 받으니 일석이조!~~

카드를 다 털면 덱에서 카드 3장을 즉시 받고(보너스 액션임) 점수 1점을 획득한다.

5. 하지만 상대방을 도우면 #1 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고민 속에서 핸드를 운영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그럼 나 혼자 4장 모아서 점수를 따는 존버 전략을 쓰면 되지 않냐고요? 그게 쉽지 않아요.

게임 디자이너(슈테판 펠드)가 반드시 어느정도 공생관계를 이루도록 플레이어마다 3장의 동일한 카드만 줍니다.

세트 완성에 필요한 나머지 한장은 이웃에게서 공수해야 하죠 >:)

쓴 맛의 공생은 필수 입니다. 그 점이 매력적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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