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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보드게임 후기: 애들은 게임을 길게 하고 싶어한다 (4)

1,708 조회

2022.05.04 11:16

세븐원더스 듀얼입니다.

초록색 타일을 뭘로 배치할지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입니다.

랜덤? 그런거 없어요, 지 놓고 싶은 거 놓습니다.

아직 카드 가져오는 비용 계산도 잘 할 줄 모르고 제가 알려줘야 되는 수준입니다.

나에게 없는 자원은 상대방 상관없이 그냥 2원으로 하다가, 얼마 전부터 제대로 된 룰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공짜로 가져 올 수 있는건 이제 조금 보이기 시작하는 듯 하네요.

제일 잘 하는 건 시대별로 카드 배치하는 겁니다.

랜덤? 그런거 없어요, 무조건 군사 한개는 맨 앞줄에 바로 가져갈 수 있게 놓습니다.

아무래도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다 보니 효과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대표적으로 군사죠.

처음에 제가 군사를 하나 가져갔더니 어찌나 울면서 서러워하던지.

녀석이 군사 승리를 이룩한 이 무지막지한 결과를 좀 보십쇼.

저는 견제 이런거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가져가면 안되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군사승리로 끝나면 게임이 일찍 끝나고 원더도 많이 못 세우는 걸 배우더니,

여전히 군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자기가 이길 위험이 생기면,

아빠 이거 해! 하면서 저에게 군사카드를 권합니다.

제가 뭐 힘이 있나요, 해야지.

군사승리는 게임이 일찍 끝난다는 걸 알게 된 후로 군사승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래하고 원더도 만들고 이리저리 하고 싶은가 봐요.

얼마 전에 게임 하다가 제가 문화 승리를 목전에 두었습니다.

본판으로는 어렵다는 문화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고,

녀석은 당연히 전혀 모르고 있었죠.

평화를 위해 이기지 않으려고 했으나,

엄마가 이제 밥 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3시대 시작하자마자 3번째 턴인가에서 문화승리로 승부를 결정 내 버렸습니다.

또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그래도 승부는 승부이니 그대로 밥을 먹으러 갔죠.

아들아, 빨리 안 가면 아빠가 혼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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