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간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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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1 00:58

게임 인원: 2인

게임 날짜: 2022.04.30

게임 종류: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Grand Austria Hotel)

게임 결과: 97점 VS 172점 (남편 승리)

핸드폰 게임에서도 여관, 음식점, 농장 등을 운영하는 걸 즐겨 하던 나에게, 보드게임에서도 호텔을 운영한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이하, 그.오.호) 게임을 구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고 끝내 중고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컴포 업글과 오거나이저 까지 다 구비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너무 해보고 싶어서 덥석 구매했고 남편이랑 게임을 했고, 실패했다 ∏∏

한글판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카드 및 타일에 표기된 아이콘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게임하는 내내 설명서를 찾아봐야 해서 너무 불편했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그런 과정들이 너무 번거롭고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며 다신 안 하고 싶다고 그냥 중고로 다시 팔라고 했다.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한번 남편을 꼬시기 위해서 한글판 게임에 한글화 작업을 시도했다.

일일이 아이콘 설명을 잘라서 붙인 뒤, 한글판 게임을 한글화하는 것을 완성했다.

퇴근하고 와서 밤늦도록 몇 날 며칠을 고생하는 나의 노력 때문인지 다시 한번 게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게임을 했고, 성공했다 :D

성공하고 나니, 나만의 스타일로 게임을 꾸미고 싶어서 중고로 구매할 당시의 컴포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은 관계로 나의 스타일에 맞춰서 재구매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있어서 인지,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은 나에게 엄청 특별한 게임이다.

그런 특별한 게임을, 나는 매번 진다.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데..

그동안의 플레이할 때는 항상 남편에게 좋은 직원카드 (손님한테 무료로 서빙하는) 가 있었고, 직원카드 밸런스 붕괴라서 당연히 진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나에게 그 직원이 있길래 아주 큰소리를 빵빵 쳤다. 그동안 너가 이 직원 덕분에 이긴 거니깐 내가 오늘 딱 이겨줄 거라고..

하지만, 완전히 차이 많이 나게 졌고 엄청나게 큰 실력 차이 앞에서는 직원카드 밸런스 붕괴 따윈 없다는 걸 느꼈다.

그.오.호 는 엄청나게 게임 순서가 중요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남편은 그 순서를 엄청나게 적절하게 잘 사용한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잘 안 나와서, 생각할 수도 없는 순서들을 적용한다. 그만큼 장고하긴 하지만.. ㅋ

직원의 혜택도 엄청나게 잘 챙기고 할인받으면서 직원 고용도 잘하고, 손님도 호텔방으로 엄청 잘 보낸다.

게임이 종료되었을 때 남편은 남은 손님이 없어서 감점되는 일도 없다. 난 오늘도 1명 손님 남아서 감점되었는데 ∏

게임 중반쯤 되었을 때, " 이 직원 때문에 자기가 이긴 게 아니었구나~ 그냥 자기가 게임을 잘하는 거구나. "라고 풀이 죽은 소리로 말했는데..

너무 풀이 죽었나? ㅋㅋ

남편은 못 들었는지 게임이 끝나갈 때쯤 엄청 나를 비웃으면서, " 그 직원 있으면 이긴다매 뭐 하냐? "라고 했다.

와.. 재수 없.. ㅋㅋ

오늘의 패배를 잊지 않겠다.

내가 다음에 할 때는 꼭 한 직원의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뛰어난 플레이로 이겨주겠다.

아, 게임에서도 무계획으로 돈 써대서 정작 필요할 때 돈이 없는 나의 재정상태란..

항상 무계획으로 돈 써대서 정작 사고 싶은 게임 있을 때 남편 찬스를 이용하는 나는, 게임을 통해 다시 한번 반성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