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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탈출 게임북 ‘쌍둥이섬에서 탈출’ 간단 리뷰: 또 하나의 수작

3,346 조회

2022.04.0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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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섬에서 탈출’의 책표지. 사진 출처: 아이콕스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그동안 한글판으로 출시된 방 탈출 게임들을 꽤 많이 리뷰해 왔는데요...

드디어 다음 주로 종지부를 찍을 거 같습니다. 그동안 방 탈출 리뷰를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번 글에서는 방 탈출 게임북 ‘쌍둥이섬에서 탈출’(이하 쌍둥이섬)에

대해 이야기해 볼 텐데요... 이 게임은 예전에 리뷰한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

(이하 늑대인간)과 같은 시리즈의 2편이지만 스토리 상으로 전혀 관계없어,

이전에 늑대인간을 플레이하지 않았어도 단독으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의 책표지. 사진 출처: 아이콕스

사실 저는 1편인 늑대인간의 동화 같은 스토리와 플레이하기에 쾌적한 시스템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작 방 탈출 문제가 좀 별로라 2편인 쌍둥이섬을

플레이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늑대인간 리뷰에

칼쑤마님, 아더님, 양철나무꾼님이 쌍둥이섬을 댓글로 추천해 주셔서

어쩔 수 없이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ㅋ

게임북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 간단 리뷰

근데, 플레이 안 했으면 진짜 후회할 뻔 했습니다! 쌍둥이섬은 늑대인간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단점이었던 방 탈출 문제는 괜찮아져서, 스토리가 강조된

방 탈출 게임 중 또 하나의 수작이었기 때문이죠. (제가 이쪽 장르에서 갓겜으로 꼽는)

‘웜우드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게임이 더 나은 게임인지 고민해야 될 정도였거든요;

이스케이프 테일즈: 웜우드의 아이들 리뷰

이스케이프 테일즈: 웜우드의 아이들 다회플 리뷰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늑대인간 리뷰와 마찬가지로

게임북, 방 탈출 문제, 스토리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 풀어 보겠습니다.

1. 게임북으로서

지난 늑대인간 리뷰에서, 게임북의 시스템 덕분에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방문할 필요 없는 등) 플레이하기에 무척 쾌적하다고 얘기했는데,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쌍둥이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예전에 추리 방 탈출 게임북인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을

리뷰하며

“게임북이라는 매체가 원래 추리나 방 탈출을 하기에 적절치 않은 매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추리 vs 방 탈출: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 리뷰

라고 적었지만, 훨씬 예전 게임인 늑대인간과 쌍둥이섬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한편, 이 두 게임은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도를 잘 활용하고 있어서,

더더욱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데, 두 게임이 지도를 활용하는 방법은 조금

달랐습니다. 모든 사건이 한 마을에서 벌어져서 지도 한 장으로 충분했던 늑대인간과

달리, 주인공들이 모험을 떠나는 쌍둥이섬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지도를

하나씩 펼치게 되는데, (좀 과장해서) 흡사 레거시 게임에서 봉투를 여는 느낌을

살짝 받을 수 있더군요.

하지만, 쌍둥이섬의 지도 활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 리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건물 내부에는 지도가 없는 겁니다.

저는 이 점이 너무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라고 적었는데,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에 비해 6년 전 게임인) 쌍둥이섬은

이걸 비웃기라도 하듯 실내공간에 대한 지도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거든요.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이 두 게임이 게임북으로서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갖고 있는지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2. 방 탈출 문제

늑대인간 리뷰에서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는 좋지 않은 방법들을 많이 사용했더라구요. ...

완전 별로였습니다.”

라고 적었는데, 비슷한 지적을 많이 받았던 걸까요? 쌍둥이섬의 문제는 난이도가

좀 낮아진 동시에 개연성은 아주 좋아졌습니다. 특히, 초반의 문제들은 난이도를

너무 낮춘 나머지 성취감을 느끼기에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는데, 다행히

게임 중후반으로 가니 문제의 볼륨도 커지고 난이도도 살짝 올라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막판에 등장하는 문제들은 꽤나 풀기 어렵더군요;

(그래도 결국엔 재밌게 풀었습니다 ^^) 단, 웹사이트에 답을 입력하는 최종 문제는

결국 못 풀어서, 이 책을 빌려 주신 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 문제는 좀

예외적인 문제라, 결과적으로 이 게임의 난이도와 개연성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었습니다.

- 이 게임은 제가 혼자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다른 분이 플레이하신다면

난이도가 살짝 낮아서 아쉬움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한편, 방 탈출 문제 개수가 좀 적어서 플레이하면서 좀 허전한 감은 있었는데,

다 끝내고 되돌아보니 문제가 더 많았다면, 스토리의 흐름이 끊겨서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갉아먹었을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3. 스토리

환타지와 동화가 어우러진 두 게임의 스토리는 진짜 괜찮았습니다. 특히 쌍둥이섬은

두 주인공이 따로 모험을 하면서 두 사람의 스토리가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엮이게 되는데, 이 점 때문에 플레이 도중 종종 미소짓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동화적인 느낌이 강했던 늑대인간에 비해 쌍둥이섬의 스토리는 연령대가

살짝 올라갔는데, 애틋함도 좀 느낄 정도로 분위기가 좀 바꼈더군요.

한편, 이 게임에선 주인공들이 모험을 떠나기 때문에, 탐험하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롤플레잉 게임에서 퀘스트를 해결하는 느낌도 살짝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몰입감 좋은 스토리 덕에, 10시간 가까운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네요.

- 스토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쓰고 싶은데, 이쪽으론 문외한이어서 다른 분이

한 번 리뷰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제 머릿속엔 목성의독서가님이 먼저 떠오르네요 ^^

4. 결론

쌍둥이섬은 (게임북으로서의) 시스템, 방 탈출 문제, 스토리 이렇게 세 가지

모두에서 완성도 높은 수작이었습니다. 저는 이 셋 중에서 특히 스토리가 좋았는데...

플레이를 끝낸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읽어 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북이나 방 탈출을 떠나 그냥 가벼운 소설책으로

생각해도 큰 손색이 없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 게임은 플레이하다 여기저기에 쓸 게 많아

(어떤 걸 쓸지 다 알려 줍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에도 좋았다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네요. (따로 A4 몇 장을 준비하시면 리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스토리가 강조된 방 탈출 게임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꼭 플레이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 드리며, 저는 부푼 기대를 안고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 ‘10인의 우울한 용의자’를 플레이하러 가겠습니다 ^^

- ‘10인의 우울한 용의자’의 책표지. 사진 출처: 아이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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