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안즐긴 타이니 에픽 던전 간단 후기
안녕하세요.
와이프와 2인플만 주구장창 돌리는 보린이입니다.
지난번에는 와이프와 함께하는 제국의 투쟁과 브라스 버밍엄 간단 후기를 올렸는데요,
오늘은 와이프와 '안'즐긴 타이니 에픽 던전 간단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기존에 올렸던 리뷰들과 제목을 좀 맞추려다보니 안즐긴 = 즐기지 못한 = 재미없는 약간 이런 뉘앙스가 드는것 같지만 그건 아니고.. 솔플을 했다는 의미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이프는... 안하겠대요 이건..ㅎㅎㅎㅎㅎ
지난번 글에 밝혔던 저의 보겜 성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와 와이프 성향]
- 강한 인터렉션 극호
- 아름다운 이미지 / 일러스트 극호
- 웨이트 높은 게임 선호
- 장고 호 (플레이타임에 대한 제약 없음)
- 협력 비선호 : 특히 펜데믹, 글룸헤이븐 등 알파 플레이어가 생길 수 있는 게임 비선호. (이런 이유로 아컴호러 카드게임 및 글룸헤이븐 사자의턱은 1회플 후 필요하신분께 양도)
- 액션에 '이유'가 명확한 시스템 선호 (대표적으로 갤러리스트나 제국의 투쟁 등)
보시다시피 전 브레인버닝을 좋아하고, 협력게임도 별로 안좋아해서 이게임과 안맞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TTS로 두어판 돌려보고 난 후 정신을 차려보니 직구를 한 뒤더라구요..? 어어억?
(한글판은 못들어가기도 했고, 룰만 알면 언어요소가 적은편, 디럭스 버전으로 포션 앤 페릴 및 스골 포함이기도 했고... 라는 핑계를 대봅니ㄷ..)
타이니 시리즈답게 박스는 매우 컴팩트합니다. 사는김에 스토리즈도 사긴 했지만, 본판만 깨기도 굉장히 버겁습니다. (박스는 tiny 인데 난이도는 huge.. ㅠㅠ)
던전 크롤링 장르답게 박스사이즈와는 다르게 펼쳐두기 시작하면 거대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지르는김에) 같이 구매한 플레이매트는 세팅하기 편하도록 가이드를 제공해주고, 카드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만 굳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빛반사때문에 카드하나가 허옇게 나왔네요ㅠ)
게임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본판 기준)
승리 조건 : 보스 때려잡기
패배 조건 : 횃불이 꺼질경우 (시간초과), 필드에 잡몹 (고블린) 이 4마리 초과될 경우 (던전 방치), 보스방을 못찾은채 더이상 다른 방으로 이동 불가시 (미아)
그런데 이 세가지 패배 조건, 특히 처음 두가지가 게임의 매운맛을 제공하며 리플레이성을 높여줍니다.
[종합]
- 나 테마게임 좋아하나?? 싶을정도로 1일 2판씩은 꼬박꼬박 플레이합니다.
[장점]
- 박스 크기 대비 꽉찬 구성과 내용물, 컨텐츠와 시스템 : 던전 크롤링 요소 하면 떠오르는 거의 모든것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등장해서 괴롭히는 잡몹 (고블린들..) 부터 중간보스를 잡아야만 최종보스를 만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보스를 방에서 끌어내서 끌고와야만 일정 이하의 체력을 깎을 수 있는 시스템, 특징이 뚜렷한 여러개의 캐릭터와 보스들.. 그리고 턴이 지날수록 한단계씩 불이 꺼져 끝까지 깨지 못하면 시간초과로 패배하는 횃불 시스템. 이것들이 자칫 단순해보이는 게임을 집요하고 전략적으로 플레이하지 않으면 깨기 어렵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 높은 리플레이성 :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다양한 캐릭터 / 다양한 중간 최종 보스 / 매운 난이도 이 세가지가 높은 리플레이성을 보장합니다. 본판에 추가로 스토리에서 제공하는 'Epic mode'를 적용하면, 상당히 매워지고 플레이타임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 1인플에 너무도 최적화 : 삼국지 조조전입니다. 던전크롤링을 빙자한 SRPG입니다 이거....
[단점]
- 은근히 어려운 초반 룰숙지와 잔룰 : 놀랍게도 은근히 잔룰이 있습니다. 잔룰 대마왕 메나나 중간보스급인 아컴호러카드게임 정도는 아니지만, 박스크기와 게임의 스케일에 비해 룰 또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꼬리꼬리 합니다.
- 잡몹 (고블린) 의 강력함 : 와.. 얘네가 한두마리 있을땐 괜찮은데 뭉치면 엄청나게 아픕니다. 데미지가 고블린 숫자에 비례해서 들어가거든요. 고블린은 소중한 아이템 획득처이기도 하지만, 매번 액션을 소모해 처리해 나아가야하는 점은 은근히 귀찮습니다.
[누군가에겐 장점, 누군가에겐 단점]
- 주사위빨 : 클래스 특징이나 장착 아이템에 따라 굴리는 주사위 개수가 다르다는점음 엘더베일의 거처를 떠올리게 합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주사위를 이용해서 진행되지만, 스킬이나 아이템을 통해 보정해줌으로써 100프로 주사위빨만 받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잘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손댈 수 없는 주사위 숫자가 떴을때 느껴지는 허무함도 전 이게임의 재미 중 하나라고 느꼈습니다. 다만 이부분은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할지도 모르겠네요.
(최종보스를 방에서 끌고나왔지만 결국 횃불이 다되어 게임 오버..ㅠ)
청양고추같이 작지만 매운 게임입니다. 그래서 더 계속 도전하고 싶구요.
지금까지 Epic mode는 한번도 못깨봤고, 본판만 해도 4번중 3번은 멸망잼 이네요..
글쓰다보니 또 하고싶어져서 매트를 꺼내야 겠습니다.
곧 한글판도 생산완료 된다고 하니, 선주문 들어가신 분들은 빨리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언어요소도 적어 저처럼 기다리는거 못참으시는 분들, 한글판엔 포함 안되고 영문 디럭스판에만 포함된 포션앤프릴까지 갖고 싶으신 분들은 직구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테마게임들은 하나도 안맞았는데, 유일하게 재미를 느낀 타이니 에픽 던전 간단 후기였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