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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듯 재미있었던" 유로전략 베스트10

5,116 조회

2022.03.31 13:25

제목을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네요.

심심한 것 같으면서도 깊이있는 초급 유로 전략게임?

해보면 분명 밋밋한데 계속 생각나는 그런 게임들...?

유로전략을 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웨이트 높은 게임은 돌리기 어려운 처지의 분들(저 또한ㅠㅠ)이 눈여겨보면 좋을 게임들입니다.

1. 아르낙의 잊혀진 유적

라운드가 짧아 뭘 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는 느낌이어서 첫인상은 굉장히 별로였는데 갈수록 마음에 들었던 게임입니다.

유적지 탐험 테마의 일꾼놓기, 덱빌딩 게임인데 필요한 자원 모아서 내고 점수를 얻는 식의 '계약 수행(contract)'이 주가되는 게임입니다.

근데 계약 수행할 때 점수만 주는게 아니고 자원도 일부 줍니다.

그러다보니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받은 자원으로 또다른 계약을 완료할 수 있는 콤보가 생기죠.

그런 콤보가 재밌고 콤보를 만들어내는게 묘미인 브레인 버닝 퍼즐 게임입니다.

굉장히 짧은 라운드 속에 아주 컴팩트하게 전략을 채워놓은 느낌입니다.

2.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호텔 운영 테마로 구조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생각할거리가 많은 게임이죠.

'주사위 드래프트'와 '계약 수행'이 주가 되는 게임입니다.

주사위 운에 따라 매판 주어지는 자원이 달라지는데 그 속에서 소위 '밥먹이기'처럼 미션도 해야하고, 카드 내려놓아 엔진빌딩도 하면서 점수를 내야 합니다.

필요하지만 적은 자원을 먹을 것이냐, 아니면 필요없지만 많은 자원을 먹을 것이냐의 고민이 재밌습니다.

4인플은 좀 늘어질 수 있다는게 아쉬운 점입니다.

3. 클랜 오브 칼레도니아

'테라 미스티카'나 '가이아 프로젝트'의 하위호환이라고 이야기되는 게임입니다.

테라와 가이아가 워낙 웨이트가 높아서 하기 힘든데, 칼레도니아는 룰이 엄청 쉬운데도 꽤 비슷한 맛도 주고 완성도도 높습니다.

'파워그리드'나 '증기의 시대'와 같은 경제 게임이며, 생산하고 사고 팔고하며 미션(계약) 달성하는 것이 주가 됩니다.

라운드가 짧고 뒤로갈수록 계약타일이 비싸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쥐어짜내며 테크도 올리고 계약도 완수해야하는 바쁘고 계산이 필요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테라, 가이아처럼 땅따먹기 맛도 꽤 있고, 종족(팩션)도 있어서 나름의 테크도 있고 리플레이성도 뛰어납니다.

절판된 게임이지만 묻히기엔 아까운 명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와인 농장 테마의 전형적인 일꾼놓기 게임입니다.

아주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최악의 실망을 줄 수도 있는 게임 같습니다.

실망하는 경우는 2가지인데 첫번째가 테마와 맞지 않은 전략, 두번째는 갑작스런 게임 종료입니다.

패륜아처럼 부모가 물려주신 포도밭 팔아버리고 포도 안심고 와인도 안만들고 복권만 긁어서 이기는게 가능합니다.

그러니 열심히 포도 키워 와인 만들었던 플레이어들은 허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누군가 특정 점수에 도달하면 해당 라운드에 게임이 종료되기에 찝찝하게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운빨, 카드빨을 노리는 식으로 플레이해야합니다.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불공정한 사회인거죠.--;

그것만 제외하면 초급 일꾼놓기로서는 최고의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5. 시즌스 (에버델, 윙스팬)

(시즌스, 에버델, 윙스팬) 카드 엔진빌딩으로 3가지가 비슷한 게임이라 묶었습니다. 셋 다 재밌어요.

카드 엔진빌딩 자체가 카드 내려놓기의 반복이라 생각없이 플레이하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듯 합니다.

텍스트 의존적이기 때문에 추상적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카드게임이라 룰은 쉽고, 카드의 종류가 많아 다양한 조합, 전략이 가능하다는게 큰 장점 같습니다.

고스톱처럼 쉽지만 해도해도 질리지가 않는 그런 게임들이죠.

셋 중에 저의 픽은 시즌스인데 카드 한장 한장의 기능이 강력하고 개성있어서 가장 좋았습니다.

6. 라그랑하

농사 테마, 카드 사용은 아그리콜라 느낌이 있고, 그오호의 주사위드래프트도 들어가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게임의 메카니즘을 가져와 만든 짬뽕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어쨌거나 재밌습니다.

라운드가 짧고 기껏해야 라운드당 할 수 있는 행동이 한정적이어서 운신의 폭이 넓은 게임은 아닌 듯 합니다.

느낌상 미니미니하고 컴팩트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짬뽕답게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을 얻는데 그렇게 조금씩 긁어 모은 자원으로 미션 달성하고 패시브 기능이나 점수를 얻는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다양한 카드가 있지만 전략이 막 달라지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점입니다.

7. 뤄양의 사람들

그렇게 막 재밌진 않는데 한번씩 생각나는 게임입니다.

소꼽놀이하는 것 같아요. 작물 심고 수확해서 납품하고..

컴포 색상도 빨강,노랑,초록 아름답구요.

대부분 자원 모아서 납품하는 게임들이 승패를 떠나서 미션달성이라는 작은 성취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커플 전략게임으로 괜찮을 듯 합니다.

8. 황금의 땅 엘도라도

가장 쉬운 덱빌딩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말 별 것 없고 밋밋합니다. 정말 순한맛인데 덱빌딩의 핵심 재미가 있습니다.

카드 시장이 랜덤하게 깔리는게 아니라 도미니언처럼 대부분 카드를 원하는대로 구매 가능합니다.

즉 원하는 덱 컨셉을 자유롭게 구상해볼 수 있다는거죠.

본판만으로는 카드풀이 좀 적고, 보드판이 커서 테이블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만 빼면 기본에 충실한 덱빌딩 게임이라는 생각입니다.

9. 스카이섬

카르카손 같은 타일 놓기에 경매가 추가된 게임인데 약간 투박한 느낌은 있습니다.

게임방식은 경매로 원하는 타일 사오고 배치하는게 다인데, 롤앤라이트는 아니지만 약간 그런 느낌나는 게임이죠.

돈관리, 타일 맞추기 퍼즐이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장점은 매 게임마다 사용되는 목표 카드에 따라 점수 내는 방식이 매판 달라지기에 리플레이성이 좋다는 점입니다.

언어요소는 없지만 한글판이 왜 안나왔는지 모르겠네요.

10. 천국과 맥주

버건디의 성처럼 메인보드판에서 육각 타일을 획득하고 개인 판에 배치하는 식의 게임입니다.

버건디가 테크트리나 콤보가 중요한 전략 게임이라면 천국과 맥주는 좀더 퍼즐적인 재미가 강합니다.

'꼭 필요한 타일 vs 필요하지 않지만 많은 타일'의 고민이 계속됩니다.

매 게임 목표가 똑같아서 리플레이성은 다소 아쉽습니다.

요약..

요즘은 룰 익히고 판 벌리는 것도 힘들어서... 배우기 쉽지만 오랫동안 그리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이 좋네요.

대부분 고인물도 재밌게 할 수 있고 입문자도 해볼만한 게임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고인물이 하기엔) 심심한듯 하지만 (누구나) 재미있을법한 게임 top 10 골라봤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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