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칼라 시스템 게임 9종 리뷰
# 서론
다섯부족 출시 기념으로 보드게임의 여러 시스템 중에 만칼라와 이를 이용한 게임들 9종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끄적끄적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시스템을 좋아하는데 그 중 하나가 만칼라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칼라 시스템은 운적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턴의 행동이 이후의 턴에도 영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위 나비효과가 있기 때문에 깊은 사고를 요합니다.
마치 큐빅 퍼즐 같다고 할까요? 큐빅 퍼즐은 한면 맞추려고 돌리면 다른 면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렵거든요.
(큐빅 3x3 퍼즐)
비슷한 시스템으로 론델이 있는데 비슷하지만 많이 다릅니다.
론델은 단순히 '해당 위치에서 몇칸 범위 안의 액션을 선택할 수 있다.'의 개념인 것과 달리...
만칼라는 소위 '돌'을 떨어뜨리면 지나가기 때문에 다른 칸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먼저 가장 기본인 '만칼라' 게임에 대한 소개를 해봅니다.
1. 만칼라 게임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 '만칼라 게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만칼라 시스템의 기원인 '만칼라'라는 게임인데 중동, 아프리카, 혹은 고대 이집트에서 기원한걸로 알려져있는 게임입니다.
뭐 그냥 '만칼 시스템의 기원' 정도로만 생각하기엔 게임이 어마어마하게 재밌습니다. 안해보셨으면 꼭 해보세요.
다른 요소 없이 이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고 깊이가 있어 뜻밖의 묘수들에 감탄할 일도 많이 생깁니다.
룰 자체도 너무 쉬워서 명절에 가져가면 가족들끼리 하루종일 만칼라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칼라 게임에 대해서는 룰 설명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소위 접시 12개 각각에 돌4개씩 올려놓으면 세팅 끝입니다.
아래쪽 6개의 접시는 나의 접시, 위쪽 6개의 접시는 상대방의 접시입니다.
그리고 왼쪽 공간(사각형)은 상대편 득점 공간, 오른쪽은 나의 득점 공간입니다.
자신의 턴에는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합니다.
(1) 내 접시 6곳 중 한곳의 돌을 모두 쥡니다.
(2) 바로 다음 접시부터 돌 하나씩을 떨어뜨립니다. 만약 나의 득점 공간도 지나간다면 마찬가지로 돌 하나 떨어뜨립니다.
그래도 돌이 남으면 상대방의 접시에도 하나씩 떨어뜨립니다.(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손에 쥔 돌이 없을 때까지 합니다. (단 상대방의 득점 공간은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즉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손의 돌이 다 없어질 때까지 하나씩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번갈아가며 턴을 진행하며 접시에 돌이 하나도 없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자신의 득점 공간에 돌이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3) 추가 보너스 첫번째! 마지막 돌이 정확히 득점 공간에서 끝나면 자신의 턴을 한번 더 진행합니다. 잘 활용하면 엄청 유리하겠죠?
(4) 추가 보너스 두번째! 마지막 돌이 정확히 나의 빈 접시에서 끝나면 그 돌 + 반대쪽 접시의 돌을 몽땅 나의 득점 공간으로 옮깁니다. (상대방의 접시에 돌이 없었다면 보너스 없이 넘어갑니다.)
간단하죠? 실제로 해보고 싶으면 아레나에서도 해볼 수 있고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플래시 게임(고수를 이기면 당신은 천재!)으로 해볼 수 있습니다.
https://flashgamemall.tistory.com/373
그리고 아레나에는 몇가지 옵션룰도 있는데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 해보세요.
만칼라 게임에서는 돌의 색상은 의미가 없고, 자신의 마지막 돌을 어디에 떨어뜨리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잘 하면 보너스로 여러 턴 진행하거나 콤보로 고득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니돌 내돌 개념 없이 계속 돌이 돌고 돌기 때문에 상대방이 준비해놓은 수를 방해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외통수에 걸려 상대에게 도움되는 수를 둬야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만칼라 게임 자체가 워낙 재미있으니 이를 활용한 다른 게임들도 재미없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다른 게임들에선 이 만칼라 시스템을 여러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변형시켜 놓았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2. 트라야누스
만칼라 게임 중 가장 대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느 스테판 펠트의 게임들처럼 타일들을 줍줍하며 점수를 얻는 그런 게임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액션 선택을 만칼라로 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만칼라가 그려진 개인판을 하나씩 가지고 게임을 합니다.
한 접시의 돌을 시계 방향으로 하나씩 떨어뜨리는데 마지막 돌 떨어뜨린 칸의 액션을 하게 됩니다. (접시가 6개이며 액션 종류도 6개. 접시 안쪽에 표시되어있습니다.)
하고 싶은 액션이 있다면 미리 돌 갯수를 조절해둬야겠죠? (당장의 액션도 하면서 다음 액션할 것 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각자 자신의 만칼라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건 전혀 없고 액션 선택은 혼자만의 퍼즐인거죠.
여기에 추가적인 고민을 더 안겨줍니다.
위 사진에서 접시 바깥쪽으로 타일이 놓여진게 보입니다. 타일에는 2개의 돌색상이 그려져있는데 해당 접시에 그 색상의 돌을 모으면 보너스를 얻습니다.
즉 필요한 액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도 해야하고 돌 색상도 신경써야하는 트라야누스만의 매력적인 만칼라 시스템이라 볼 수 있죠.
3. 다섯 부족
만칼라 게임하면 항상 언급되는 두번째 게임. '다섯 부족'입니다.
트라야누스는 만칼라가 액션선택 정도에만 사용된다면, 다섯 부족은 게임 자체가 만칼라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 사진은 게임 세팅 모습입니다.
자신의 차례에 한 타일의 미플을 모두 쥐고 타일에 하나씩 떨어뜨리며 이동하게 되고(만칼라 시스템) 마지막에 떨어뜨린 미플 색상 모두 획득 + 그 타일에 적힌 액션을 하는게 기본입니다.
(미플 색상마다 독특한 기능을 가지며, 타일에도 여러 액션이 적혀있습니다.)
근데 퍼즐을 어마어마하게 꼬아놓았습니다.
(1) 독특한 점은 만칼라 게임이나 트라야누스처럼 1차원적으로 정해진 길을 도는게 아니라 2차원적으로 가고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경우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죠?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 '장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색상도 신경써야 합니다. 도착 지점에 떨어뜨린 색상의 미플과 같은 색상의 미플이 많을 수록 이득을 얻습니다.
(3) 도착 지점 타일에 떨어뜨린 색상 미플 획득 후 그 땅이 비어있으면 그 땅의 소유권을 가지게 됩니다.
내가 얻고 싶은 미플 색상이 뭔지도 생각해야하고, 어떻게 그걸 많이 먹을지도 생각해야하고, 땅 소유권 얻을 방법도 고민해야하고... 장고는 있지만 브레인 버닝의 빅재미를 선사해줍니다.
4. 크루세이더
기본적으로 트라야누스의 만칼라 활용과 아주 비슷합니다.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이라고 보면 되는데 플레이어끼리 싸우는건 아니고 선점하기 게임입니다.
보드판에서 자신의 말을 이동시키는 액션하고 거기에 있는 적을 제거하는 액션하고 빈땅에 건물짓는 액션하고 그런 게임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마다 패시브 기능 같은게 더 생깁니다. 갈수록 강력해지죠.
트라야누스 처럼 각자 자기만의 만칼라 개인판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각 칸에는 액션이 적혀있습니다.
차이점은 트라야누스는 도착지점의 액션을 수행한다면 크루세이더는 시작 지점의 액션을 수행합니다. 훨씬 쉽고 직관적입니다.
그리고 각 칸에서 할 수 있는 액션이 원래 하나인데 업그레이드 하면 액션 2가지 중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훨씬 쉬워지죠.
그래서 장점은 쉽다는 점, 단점은 고민거리가 없다는 점 정도가 되겠습니다. 순한맛 만칼라?
게임 생김새와 달리 입문자용 전략 게임에 가깝습니다. 재미는 있으니 한번은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5. 과일섬 타이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입문용 만칼라 게임입니다.
단점도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역시 각자 개인 만칼라 판을 가지고 게임을 합니다.
중간에 놓여진 과일 타일을 많이 모으면(세트로 모으면 적게 모아도 됨)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만칼라 특징은 (1) 첫번째로 돌 갯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느 만칼라처럼 돌을 마지막에 놓은 칸의 액션을 하게 되는데 과일을 얻을 수도 있지만 대신 거기 적힌 과일 수 만큼 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운데 저장 창고에서 가져와서 놓으면 됩니다.)
(2) 두번째로 특이한 점은 만칼라 칸 중에서 12시 방향에는 과일이 아니라 집이 그려져있습니다. 여기 놓여진 돌들은 과일 구매할 때 돈으로 지불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3원짜리 파인애플을 구매하려면 마지막 돌을 파인애플 칸에 도착하도록 해야하면서 + 집에 돌3개가 놓여있어서 금액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는거죠.
과일 구매는 선점이고 가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꽤 긴장감이 있습니다.
장점은 간단해도 만칼라의 묘미가 잘 살아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상호작용없이 혼자만의 퍼즐이라는 점 정도가 되겠네요. 그래도 꽤 할만합니다.
6. 플레인스
역시 간단하면서 만칼라가 중심인 게임입니다.
역시 만칼라 게임답게 뱅글뱅글 돌아가는 칸들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자기 색상의 승객을 해당하는 목적지로 이동시키는게 목표입니다.
목적지는 타야할 비행기가 되기도 하고 카드에 적힌 미션을 수행하는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 게임에서 만칼라 시스템은 아주 독창적인 부분은 없어보입니다.
다만 테마가 너무 와닿습니다.
가족들이 여행가기 위해서 공황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많다보니 휩쓸려서 흩어지기도 합니다.
또 (미션 카드에 적힌대로) 누군 화장실 가야하고 누군 식당 가야하고 그런 미션을 수행하는게 재밌습니다. 간단하게 해볼만 합니다.
7. 플레이 제주
또 다른 만칼라 게임 플레이 제주 입니다.
이 게임은 직접 플레이해본게 아니라서 소개 정도만 해드립니다.;
게임 목적은 목표 카드에 적힌 타일을 모으는 것입니다.
여느 만칼라처럼 돌아가며 돌을 떨어뜨리는 점은 같지만 독특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시계방향, 반시계방향 양쪽으로 돌릴 수 있구요.
돌이 아니라 칩(?)을 떨어뜨리게 되고 칩은 차곡차곡 쌓여진 순서대로 떨어뜨린다는 점입니다.
턴 진행 때 마지막으로 칩을 떨어뜨린 곳 뿐만 아니라 전체 칸 중에 맨 위에 자신의 칩이 있는 장소의 타일을 획득하게 됩니다.
돌하르방이 있는 곳에서 끝내면 보너스도 있구요.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8. 노마드
플레이 제주의 리테마 게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게임도 직접 플레이해본게 아니라서 소개 정도만 해드립니다.;
칩을 이용한 기본 틀은 플레이제주와 비슷합니다.
일러 변화 외에도 캐릭터 마다 특수능력이 추가되는 등 소소한 변화들이 있어 보입니다.
후속작이니 시스템적으로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9. 골드 웨스트
만칼라 게임이라고 하기엔 반쪽짜리(?) 만칼라 게임입니다.
암튼 긱에는 만칼라로 분류되어있네요.
보드판 위 자원이 그려진 타일을 고르고 적혀있는 자원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개인판 4개의 칸 중에 한 곳에 놓습니다. (적혀있는 숫자만큼 점수를 줍니다.)
웃긴건 위 4개의 칸이 바로 만칼라입니다. 가장 단순한 만칼라인 듯 합니다.
4개 칸 중 한 칸을 고르고 위로 올라가며 돌 하나씩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손에 남아있는 돌 타일로 액션을 합니다.
위와 같이 목표 카드의 자원을 내고 점수를 먹기도 하고, 또 다른 자원을 먹는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기도 합니다.
어떤 돌을 얼마나 나오게 만칼라를 돌릴 것인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죠. 원하는 돌이 딱 나오게 만들기가 꽤 어렵습니다.
아레나에서 찍먹해봤는데 뭐라고 평가하기엔 이른듯 해서 코멘트는 생략합니다.
# 정리
같은 만칼라라도 개인판이냐 공용보드판이냐에 따라 다르고, 상호작용의 정도도 다양합니다.
색상을 고려하냐 안하냐 등에 따라 퍼즐의 난이도 차이도 있구요.
입맛대로 골라서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인 추상 전략 게임 : 만칼라
게이머 전략 게임 : 트라야누스, 다섯 부족
입문 전략 게임 : 크루세이더, 골드 웨스트
패밀리 게임 : 플레인스, 플레이 제주, 노마드
아동도 같이 할 수 있는 패밀리 게임 : 과일섬 타이쿤
그 외에도 '아름다운 게임:탁' 이나 '핀카' 같은 게임도 있지만 약간 만칼라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생략했습니다. 관심있으시면 찾아보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