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스 딜레마 리뷰 - 다니스터는 언제나 빚을 갚는다 -
※ 빠르게 읽으실 분들은 빨간 글씨만 읽으시면 됩니다.
※ 이 게임은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내용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 사진에 찍혀있는 메탈 코인은 기본 제공이 아닙니다.
- 테마
게임의 무대가 되는 앵키스트왕국은 다양한 가문이 뭉쳐 탄생했습니다.
왕국은 왕이 다스리고 있지만, 나라의 중대 사항은 의회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되죠.
플레이어들은 가상의 판타지 왕국에서 자신이 대표하게 될 가문을 하나 고르고
나라의 미래와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의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안보, 경제, 민생 등 여러 가지 사항으로 왕국과 국민이 위기에 봉착할 때
여러분은 어떠한 선택으로 나라를 이끌어 갈지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 게임방식
게임은 사건이 적혀있는 카드 더미(딜레마 덱)에서 카드를 하나 공개하여 그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면서 진행됩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대략 군사력 / 국가의 재정 / 민심 / 복지 / 지식이 변하게 되며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의제가 적힌 카드를 공개했더니 다음과 같은 쓰여 있었습니다.
"가뭄으로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국고를 개방하여 식량을 나눠주는 것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플레이어들은 찬성 / 기권 / 반대에 각자의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로 반대가 선택되었습니다.
식량을 나누어주지 않아 국가의 재정은 유지되었지만, 민심과 복지는 하락하게 됩니다.
< 게임 보드에서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계속 바뀌게 되는 나라의 상태 >
그리고 반대로 결정되었을 때 열어보라는 봉투에서 카드를 꺼내서 결과가 적힌 내용을 읽게 되죠.
그곳에는 백성들을 저버린 국가의 행동에 낙심한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탈출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그에 따른 의제의 내용이 적힌 카드들을 카드 더미(딜레마 덱)에 합쳐지고 카드를 섞습니다.
다음번에 이 스토리가 이어지는 카드가 더미에서 뽑힌다면 탈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로 의회가 열리죠.
이것이 게임의 주요 골자로 이 행위를 반복해가면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 스토리
게임은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여 흥미 있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앞으로의 일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처음 했던 날 시간이 없어 마무리를 짓던 때 모두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꼭 더 하자'라고 말했죠.
국가 간의 정세, 축제, 예상치 못하게 벌어지는 비극 등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지며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며 상상하게 만들어요.
흡입력 높은 이야기가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계관 몰입에 큰 도움을 주는 왕국의 지리와 세계의 지리가 그려진 지도 >
- 역할극 및 개인 목표
플레이어들이 세계관에 존재하는 가문 중 하나를 골라서 대표가 되는데 이게 참 재미있습니다.
북쪽 국경선에 위치하여 나라를 수호하느라 전투적이지만 가난한 가문이나
국토 중심부에 자리 잡아 왕가와 친하고 부유한 가문 등
각 가문은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고 설정에 따라 지향하는 바가 다릅니다.
그리고 그런 점들이 반영되어 가문에 따라 다르게 개인의 목표가 비공개로 주어지죠.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왕국의 밝은 미래에 반대가 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저희 모임에서는 남쪽의 깡패 가문이 의회만 열리면 아무리 봐도 국가 전복만 노리는 것 같아요.
선택한 가문의 설정에 심취하여 역할극을 펼치는 것도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 가문마다 다른 목표가 적혀있는 가림판과 비밀 의제 카드 >
- 팀 경매
사건들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흐르면 왕들이 폐위하거나 죽어서 새로운 왕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각자 얻은 점수로 순위를 정하게 되는데요.
나라의 상태에 따라 플레이어마다 받는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하게 될 지 팀이 갈리며 의제마다 안건에 대해 찬성할 지 반대할 지 나뉘게 됩니다.
그럼 찬성과 반대 중 하나의 의견으로 어떻게 정해지느냐
그건 경매 방식을 통해 가장 많은 권력을 사용한 쪽의 의견에 따라 정해지게 되죠.
왕이 즉위하면 각자 일정량의 권력 토큰을 받게 되고 찬성과 반대에 의견을 제시할 때 토큰을 사용하게 됩니다.
돌아가며 권력 토큰을 제시하고 찬성하는 사람들의 권력 토큰 수의 합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권력 토큰 수가 합해져서
더 많은 토큰 수의 의견을 따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팀을 맺어 경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경매에서 이기려면 많은 수의 경매 토큰을 지급해야 할 때가 발생하는 법이고
팀 경매이기 때문에 같은 의견 측의 다른 사람보다 많은 권력 토큰을 내면 손해 보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가장 많은 권력을 지불한 사람에게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기도 해서
같은 의견끼리도 혜택을 놓고 경매 싸움이 벌어지기도 해서 잘 만든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마적으로는 자신의 권력으로 플레이어에게 선택되지 않은 가문들의 투표를
내가 원하는 쪽으로 하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제법 어울리기도 하고요.
< 찬성과 반대 중 하나를 골라 올리는 권력 토큰 >
- 거래
게임 내에 돈이 존재하여 돈을 주고받으면서 행동에 대한 거래가 가능합니다.
돈을 줄 테니 찬성 쪽에 권력 토큰을 몇 개 내달라거나 찬성, 반대 아무것도 선택하지 말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약속을 맺을 수 있죠.
게임 규칙적으로 돈을 받으면 꼭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의가 상할 일도 없습니다.
- 변주
나라에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다 보면 단순히 찬성과 반대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여러 가지로 변주를 줍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특정 상황에 따라 특별한 규칙이 추가되거나
의제가 아닌 다른 일로 투표가 진행되는 등 같은 패턴으로만 진행되던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죠.
다만 게임 중간에 새로운 규칙이 끼어들어서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새로운 사건으로 새 규칙과 함께 게임 보드 위에 올라온 카드들 >
- 규칙
룰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규칙은 어렵지 않고 양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만
룰마는 제법 많은 양의 규칙을 알고 있어야 하며 여러 가지 컴포를 뒤적거리며 게임을 해야 합니다.
더구나 게임 중간에 규칙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을 잘 써줘야 하죠.
- 난이도
긱 웨이트가 2.26인 패밀리 수준으로 책정이 되어있는데요.
룰마를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습니다.
룰마도 이것저것 바쁘고 처음에 알아둬야 할 것은 많아서 그렇지 게임 중에 머리 아플 일은 없구요.
어려울까 봐 시도를 못 해볼 게임은 아니지만 두꺼운 룰북은 조금 무섭습니다.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5189&tb=info_boardgame&id=&num=&pg=&game_id=&start=&b_category=%B0%B3%BA%C0%B1%E2&game_category=
구성품은 한국어판을 제작한 옐로우미플측에서 올린 글을 링크해두었습니다.
미플이나 미니어처가 없는 단순한 구성이라 펼쳐놓았을 때 화려함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카드들에 사건마다 각기 다른 높은 수준의 일러스트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되더군요.
사용되는 종이 토큰 중 추세 마커가 구조상 잘 벌어지는데 이건 집을 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겨 끝 부분이 쉽게 벌어지는 추세 토큰 >
- 장점
· 흥미를 돋우는 다양한 이야기 소재와 세계관
· 역할극 가능
·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이야기
· 썩 괜찮은 선택 방법
· 개인의 목표 및 성장 존재
· 어렵지 않은 규칙
·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는 다양한 일러스터
- 단점
· 챙겨야 할게 많은 룰 마스터
· 최소 3인이 필요하며 4인 이상은 되어야 재미있는 규칙
·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때 다소 난잡해지는 스토리 진행
·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레거시 게임
- 호불호
· 반복 플레이 시 물릴 수는 경매 방식
· 경매 패배로 인해 내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
· 진행하다 보면 등장하는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때로 번거로운 추가 규칙
- 평점
그동안 리뷰를 써오면서 항상 평점을 기재했는데 이번에는 유보하겠습니다.
스토리 중심의 작품은 끝까지 해보고 점수를 주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 스티커가 사용되는 레거시 게임 >
모바일 게임 중에 Reigns라는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에 진한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 보입니다.
레인스는 재미있게 했던 모바일 게임이었는데 비슷한 방식으로 바람직하게 보드게임화가 되었네요.
저희 모임은 오래 사귄 친구의 모임이라 역할극을 하는 것에 부담이 적은 편이라
각자 가문의 기풍대로 행동하면서 진행했는데 그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가문의 엠블럼은 축구클럽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올륜 공작은 아스날, 윌리오 후작은 토트넘 등 그냥 우연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비슷해서 생각이 나더라고요.
스토리가 떡밥을 계속 던지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앞을 궁금하게 만들어
게임을 정리하고 나서도 같이 했던 사람들과 대화를 하게 만들어요.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이 전에 이런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흘러갔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했는데 꽤 꿀잼이라서 놀랐습니다.
다만 단점이나 호불호에 적어둔 것들이 아쉽기도 해서 다음에 새롭게 시작한다면
몇 가지 하우스룰을 도입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싶네요.
개인적으로 하나 추천하고 싶은 하우스룰이 있습니다.
새로운 왕이 등극할 때 이름을 정하게 되어있는데
이때 왕의 이름을 이전 시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정하는 것이죠.
이름에 연속성이 있게 지으면 어떤 가문이 왕국을 좌지우지하면서 역사가 흘러갔는지 기록돼서 좋더군요.
게임 시작 전에 돌아가면서 가림막에 적혀있는 각 가문의 특징을 설명하면 본 게임의 재미가 올라갑니다.
특징들이 기억에 쉽게 남을만한 것들이라서 의제를 논할 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거나 남을 비방하기 좋더라구요.
그리고 거치대를 통해서 지도를 세워놓고 지리에도 신경쓰면서 게임하니 더욱 몰입하기 좋았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직접 필기를 통해 문자 그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이야기의 끝에 여러분의 가문은 어떤 가문으로 평가될지 궁금하다면 해봄 직한 꽤 괜찮은 게임입니다.
P.S 최대 5인까지 가능한 게임이지만 6인이 가능한 하우스룰도 있습니다.
구글에 킹스딜레마 6인치면 검색 결과로 나오며 추가로 빨강 / 파랑 / 흰색 카드가 한 장씩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