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vs 추리: 용의자들 본판 첫인상 후기

무이

2,300

2021-12-5 오전 9:28

IP: 124.28.***.***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8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최근에 쓴 용의자들 체험판 후기에 이어,

수사 vs 추리: 용의자들 체험판 후기

용의자들 본판의 사건 세 개 중에 두 개를 아내와 플레이한 후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체험판이 약~간 쉬운 정도여서 본판은 무난한 난이도겠거니 했는데, 훨~씬 어렵더군요;

(수사 vs 추리 시리즈의 다른 글들은 수사 vs 추리: Top 3’s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두세 명의 용의자

체험판에서도 그랬는데, 이 게임은 용의자를 두(세) 명으로 빨리 좁혀 주더군요.

그래서, 이들로부터 시작해 주변으로 뻗어 가며 사건을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체험판은 좀 쉬웠는데, 본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 넘치는 가짜 단서

그 이유는 플레이어를 현혹하는 가짜 단서들에 있었습니다. 체험판 후기에, 제가

“어그로만 끄는 가짜(?) 단서들을 잘 피해”

라고 썼듯이 체험판에서는 가짜 단서들을 잘 피했는데, 본판에서는 두 사건 모두

여지없이 당하고 말았네요; 해답을 읽으면서 진짜 헉(!!!)했습니다.

여타 추리게임에서는 작가가 신경써서 심어 놓은 단서를 하나 찾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사건의 진실에 바짝 다가갈 수 있으며 가짜 단서는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제가 생각하기에) 가짜 단서가 너무 정교하고 집요하게

심어져 있어서, 가짜 단서를 한 번 물면

“아~ 이게 이런 뜻이구나!”

라며 단서를 발견한 나 자신에 뿌듯해하며 확신에 차 추리 방향을 정하게 되고,

이후로도 이 확신을 강화하는 가짜 단서들이 줄줄이 등장해 결국 헉하게 되는 거죠.

이 게임에서 가장 돋보이면서, 동시에 작가가 가장 신경쓴 부분이 바로 이 가짜 단서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여타 추리게임은 내가 탐정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이 게임은 낚으려는 작가와 이를 피하려는 플레이어 사이의 게임이라는 느낌도

꽤 강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아, 이거 또 낚이는 거 아냐?”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될 정도로 말이죠.

체험판에서 0점을 받았다는 후기를 두 분이 쓰셨던데, 가짜 단서에 당하신 게

아닌가 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고 말이죠.

3. 개연성

저는 저희의 점수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사건 1은 25점 만점에 18점, 사건 2는 30점 만점에 17점;)

작가가 가짜 단서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스토리를 다소 억지스럽게 꼬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개연성을 문제 삼을 순 없었습니다.

저희의 추리 대로라면 살~짝 이상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었지만, 해답 대로라면

모든 디테일이 잘 맞아 들어갔기 때문에 말이죠. 인정하긴 싫지만, 그냥 저희가

틀린 거죠 ㅠ 규칙 설명서에

“당신의 추리가 정확한 단서나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자신 있게 적어 놓은 이유가 있더군요 ㄷㄷ

4. 사건의 볼륨

이상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었지만, 이걸 해결하지 않고 그냥 해답을 본 데에는

사건의 볼륨이 좀 컸던 탓도 있었습니다. 등장인물도 많지만 카드가 50장이 넘으니

좀 지치더라구요. 그래서 끝까지 이상한 점을 물고 늘어지질 못하고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 답 보자.”

라고 말하게 된 거죠. 가짜 단서 때문에, 이상한 게 약~간 있긴 하지만 저희 답이

맞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너무 지치고, 낮은 점수에 멘붕이 오기도 해서, 게임이 끝난 뒤 복기도 못 해 봤네요;

5. 난이도

사건의 볼륨이나 정교한 가짜 단서들을 보면, 이 게임의 난이도가 꽤 높은 게

아닌가 합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봐야겠지만, 추리게임을 웬만큼 잘하는 분이

아니면 고득점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보드게임긱의 커멘트에는 특별히 어렵다는 얘기가 안 보이던데, 저희한테만

이렇게 어려웠던 걸까요?ㅠ

체험판 후기에

“숙련자와 초심자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

이라고 적었는데, 본판은

‘초심자에겐 무리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한테도 살짝 무리ㅠ)

6. 마무리

이 게임은 제가 경험한 여타 게임과 달리 플레이어를 현혹하는 가짜 단서가 정교하게

심어져 있어, 아주 치밀한 추리를 요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일러를 봤을 땐

그렇게 어려울 거 같지 않았는데, 너무 힘들었네요. 개연성이 높아서, 낮은 점수를

허술한 시나리오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것도 너무 분하고 말이죠.

마지막 사건을 어떻게 플레이할지 벌써부터 좀 막막한데, 아내와 플레이를 마치고 나서,

저 혼자 처음부터 복기를 한 뒤 해답을 보려구요;

추리게임에 자신 있는 분은 꼭 한 번 플레이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 드리며,

고득점 받은 분은 자랑 부탁드립니다 ^^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무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