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테마가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rgm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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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8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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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은 참 다양한 테마를 다룹니다. 정치나 전쟁과 같은 거창한것부터 쓰레기 수거나 요리같은 소소한 일상까지 말이죠. 개중에는 많은 인기를 얻어 한 해에도 여러개의 게임이 나오는 테마들도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의외인 것이 크툴루 신화가 아닌가 싶네요. 보통 인기있는 테마들은 밝다,귀엽다, 친근하다와같은 긍정적인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크툴루는 정반대입니다. 괴상한 촉수괴믈들이 나오고 멸망이니 어쩌니 하는 암울한 분위기에 난이도도 만만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렇게만 보면 일부 매니아들에게만 먹힐만한 테마인데 이상하게 인기가 많죠. 엘드리치 호러 초판 매진 건 처럼 말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하이 판타지와 로우 판타지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전자는 작가가 창조한 또다른 세계가 배경인 작품을 말합니다. 후자는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에 작가가 판타지적 요소를 부여한 작품을 말하죠. (전자의 사례로 반지의 제왕을 후자의 사례로 해리포터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둘은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이 판타지 작품들은 작가의 창의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으나 적응하는데 시간이 들죠. 반면에 로우 판타지 작품들은 하이 판타지 만큼 창조적이진 못하나 실제 세계를 기반으로 하기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즉 하이 판타지는 창의력있는 세계관, 로우 판타지는 몰입력에 장점이 있다고 봐야겠죠. 이는 두 장르가 기반에 두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하이 판타지는 신화, 로우 판타지는 괴담이나 민담이라고 보거든요. (반지의 제왕이 미들어스라는 세계에 대한 신화라면 해리포터는 실은 존재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신화에 비해 괴담/민담은 훨씬 대중적이죠.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나온 내용인데,우리가 에일리언 시리즈의 괴물들이 인간을 숙주로 번식을 하는 행동을 악하다고 느끼는건 인간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알 수 없는 에일리언 보다는 우리와 같은 영화속 인간들의 처지에 공감하기 쉽다는 거죠. 괴담/민담이 대중적인 이유도 배경이 친숙하기에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더 공감하기 쉽기 때문인거죠. 크툴루 신화는 (이름은 신화지만)로우 판타지라 봅니다. 원작자인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부터가 대부분 3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하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비슷한 편이죠. 사실 그의 작품들의 괴물을 귀신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게 친숙한 '귀신 본 썰'로 바뀌게 되죠. 작품에 등장하는 조사자들은 우리와 별반 다를거 없는 인간1,2들이구요. 그렇기에 내가 직접 크툴루 테마 게임들의 상황속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느끼기 쉬운게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모르죠. 이 글이 실은 니알라토텝의 사주를 받은 광신자가 그레이트 올드원들이 얼마나 우리에게 가까운 분들인지 설파하려는 목적에서 쓰여진 걸지도. 이야 이야 크툴루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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