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보드게임] 11. (스포있음)꼬여버린 시나리오를 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어사일럼 이스케이프
※ 주의사항
- 모든 플레이어가 초보이며 이들을 입문시키는 저도 초보입니다. 따라서 글 안에 에러플이 자주 등장할 수 있습니다.
- 리뷰 카테고리에 집어넣어 쓰지만 리뷰보단 후일담의 느낌이 강합니다. 규칙설명 없이 게임 얘기를 하기 때문에 다소 이해 안될 수 있습니다.
- 기억의 왜곡이 함유되어있습니다. 이점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
11. (스포있음)꼬여버린 시나리오를 우리는 모르고 있었던, 어사일럼 이스케이프
저는 첫번째 글에서 이야기 했든 격리생활을 기점으로 보드게임 모임을 부대에서 활성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때 보드게임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가져간 coc룰북으로 trpg도 했습니다. 매번 제가 수호자 역할을 해야되는 것 말고는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판단과 플레이가 보기 좋아서 자주 꺼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격리도 끝나고 군생활을 이어가면서 만든 모임은 완전히 보드게임으로만 돌아가게 되버린 바람에 trpg를 꺼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욕망을 해소시키고 싶었습니다. 비슷한 거라도 찾아야겠다 싶어서 찾아보는데, [서스펙트 게임]이 눈에 보이더랍니다. 역할극인데 추리물? 이건 못참는다 하고 지르려 했는데...우체국 배송이 안되서 부대로 배송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고 방탈출류의 게임을 하나 사보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사게 된 게임인 어사일럼 이스케이프였습니다.
어째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지긴 했지만 샀는 걸 어찌합니까ㅋㅋㅋㅋㅋ 그렇게 저희의 첫 방탈출류 보드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이 후 부터는 어사일럼 이스케이프의 스포가 없게 쓰려고 노력은 했지만 있을 수 있습니다(?)
- 첫플레이
플레이 인원은 언제나 같이 모임을 진행했던 선후임 3명과 같이 했습니다. 바로 첫 시나리오로 들어갔습니다. 다 좋은데 이야기가 살짝 묘하게 안 들어맞고, 퍼즐도 굉장히 복잡하다보니 2시간 30분이라는 경이로운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저희는 시나리오 하나당 시간이 이정도 드니 혜자로운 선택이었다며... 다들 만족하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습니다. 머리아프다고 냉동을(?) 먹겠다고 다들 파해버렸습니다.
다음번 모임이 찾아왔습니다. 4인이었던 탈출 팟은 그놈의 부대 pc방 덕분에 후임 한 명이 안 와 3명으로 줄었습니다. 2시나리오를 25분에, 3시나리오를 20분에 끝내면서 우리가 이젠 적응을 했나보구나! 생각하며 시간도 남았으니 다른 보드게임이나 하자는 의견이 모아져서 선임의 카탄을 했습니다.
그 다음 모임에서 4시나리오를 30분에 끝낸 뒤 오늘 1부를 끝내버리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5시나리오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어사일럼 이스케이프(이하 어사일럼)의 시나리오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이 있겠습니다. 왜 갑자기 설명하는지는 이 후에 설명하겠습니다. 어사일럼은 카드로 이루어진 시나리오를 통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뒷면의 번호를 따라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머리를 쥐어짜내는데, 각 부의 모든 시나리오는 한 덱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5개의 시나리오가 섞여있는 상태입니다. 그럼 시나리오가 잘 진행되는지를 어떻게 아느냐, 그건 카드 위에 표시된 도장마크를 확인하면 됩니다. 도장을 확인하면서 플레이어가 문제를 잘 풀었는지 확인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였죠...
저희는 여기서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1시나리오의 개연성이 약간 밥말아먹은 느낌이었습니다. 초장에는 자기를 가둔 동생을 그렇게 욕하더니 중간 부분부터 '난 의사야, 그러니까 저 사람을 살려야되'라는 이야기로 오묘히 흘러간 것을 저희는 그냥 이 게임이 이야기가 부실한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었던 것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아무도 그걸 몰랐을까....저희는 1시나리오 중간에 나오는 서랍장 여는 부분에서 분기점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넘어가서 5시나리오의 인물로 변경되는 대 참사가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처음이니까, 딱 맞는 번호가 있으니까 그대로 진행하고, 웃긴게 개연성이 맛이 간 느낌을 받았고 이상한걸 알았음에도 이중인격을 표현했나보다라 생각하는 합리화를 시켜버리는 참사 덕분에 이런 파멸을 맞게 되었습니다.
결국 5시나리오의 마지막은 1시나리오의 이야기와 5시나리오의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맞춰가는 것으로 1부를 마무리지었습니다.
- 플레이한 용사들의 후기
ㅋㅋㅋㅋㅋㅋㅋ 1부 5시나리오에 멘붕이 온 뒤로 스토리 정리에만 한세월이 되었습니다. 분명 규칙서를 보고 표식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인지도 분명 하고 있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1시나리오 문제가 너무 어렵다싶었습니다. 다들 멘붕이 와서 원래 5시나리오 끝나고 2부 1시나리오까지 찍어 먹어보려고 한 계획을 미루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흥미롭게 플레이되게 상호작용 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 게임이 스토리가 있는 퍼즐게임에 가깝다는 의견들이 대다수였지만 이야기가 감초로서의 역할로 봤을 때 잘 수행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풀어야되는 퍼즐도 한 두개를 제외한다면 충분한 시간으로 풀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스포)
| 다만, 몇가지 퍼즐은 접근방식이 옳았다 해도 답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했고 1시나리오가 오래 걸린 이유 중 하나가 형광빛을 봐야되는데 플레이를 한 장소가 워낙 밝다보니까 형광을 보려고 아무리 어둡게 해봐도 잘 보이지 않아 이건가 저건가 토론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건 접근성이 좋았으면 좋았을거 같은데 말이죠... |
무튼, 플레이 경험은 재미있었습니다. 롤하러간 후임 한 명을 제외하고 파티를 유지한 채 게임을 끝까지 이어나간것을 보면 다른 선후임도 흥미를 가진 것 같습니다. (롤 하러 간 후임은 그 이후로 모임에 오지 않았다는 후문이...)
- 후기
생각해보면 앞서 말했듯 추리물의 게임을 사보려 했지만 못 들여와서 생긴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플레이를 진행했고 평가도 좋았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방탈출 보드게임의 초심자용으로 적당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초보 방탈출러들에게 추천합니다!
+ 망가진 시나리오를 수습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플레이한 카드들은 시나리오 별로 모아놔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일회성인게 아까위서 죄다 처음으로 되돌리고 부대에 남겨놨습니다. 관심있는 아무나가 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