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0.5회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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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8 오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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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리장성을 플레이해보고 후기를 씁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5라운드까지 하지는 못하고 3라운드에서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처음에 버벅이는 시간이 있어서 그렇지 익숙해지고 나면 스겜이 가능해서 다른 게임들에 비해 특별히 길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룰북이 정말 거지같아서 12페이지 짜리임에도 불구하고 읽는데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보통 큰 흐름을 먼저 얘기해놓고 자잘한 것들을 얘기하는데, 이 룰북은 반대로 되어있습니다.

처음부터 세부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10페이지까지 이어지고, 그제서야 게임의 흐름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흐름에 대한 설명은 11페이지 중반 즈음에서 끝나고, 나머지 부분은 1인플이나 협력모드에 대한 설명이다보니 다른 룰북들에 비해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거기에 그림 예시도 부족해서 더더욱...

그래서 룰북을 보실 때, 뒤쪽에 있는 게임의 흐름에 대한 부분을 먼저 보시고 나서 세부 개념들을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카드에 언어요소는 꽤 있는 편이라 이걸 한글로 적어놔도 일일이 읽어보다보면 시간이 좀 가겠구나 싶었습니다.
장군카드에 적힌 특능, 군사카드에 적힌 특능, 그리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개인 액션 카드도 계속 읽어봐야하고, 전술카드의 텍스트, 적군 카드에 적힌 특능 등...제법 있습니다.
그러니 사려면 한글판 사세요. 좀 나을 겁니다.

아래 설명은 4인플 기준입니다.

게임은 5라운드로 구성되어있고, 특정 게임 종료조건을 충족하면 그 전에도 게임이 끝날 수 있습니다.

각 라운드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 봄 : 정리 단계
2. 여름 : 수입 단계
3. 가을 : 액션 단계
4. 겨울 : 전투 처리 단계

봄 단계가 되면 이런저런 정리들을 합니다. 카드 새로 추가하기 등..

여름 단계 때는 자신의 감독관이 있는 곳에서 수입을 받습니다. 그리고 chi라는 자원을 2개 써서 shame 토큰을 버릴 수 있습니다.

shame 토큰은 자신이 불명예스런 행동을 했을 때 받게 되는 페널티인데, 게임 종료 후 개당 -5점입니다. 그리고 이 shame 토큰은 세팅 단계에서 플레이어수 *10개만큼 풀이 만들어지는데, 이게 다 떨어져도 게임이 종료됩니다.

가을 단계가 되면 본격적인 액션을 합니다.

각자 손에서 원하는 명령 카드 1장을 비공개로 낸 뒤에 동시에 오픈합니다.

그리고 선부터 순서대로 명령 트랙의 몇번 슬롯에 배치할 지 결정한 후에, 1번 슬롯부터 처리가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명령카드는 푸코 스타일처럼 내가 좀 강한 혜택을 받은 뒤에 다른 사람들도 작은 혜택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보통은 일꾼을 배치하는 것들이죠.

그래서 하나의 명령카드를 다 처리한 후에 활성화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여기가 이 게임의 가장 독특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여타 일꾼 놓기를 많이 해보신 분들은 일꾼을 놓는 즉시 보상을 받는다...라는 방식이 당연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액션칸들은 일반 액션칸과 특수 액션칸이 있습니다.

a. 일반 액션칸 : 하나의 액션에 대해 여러개의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고, 하나의 빨간 동그라미에는 일꾼 한명만 들어갈 수 있다. 단, 빨간 동그라미들이 가득차 있지 않으면 활성화 단계 때 활성화 되지 않는다.
b. 특수 액션칸 : 녹색 동그라미로 되어있고, 몇명이든 들어갈 수 있으며, 최소 1명의 일꾼만 있어도 활성화 단계 때 활성화 된다.

특수 액션칸들은 딱히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만, 일반 액션칸의 가장 맨 뒤의 조건 때문에 이게 골 때리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주로 자원 받는 칸과 관련되어있는데, 예를 들어 금을 얻는 액션 칸은 빨간 동그라미가 7개입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에 일꾼을 3명 넣어두었는데,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여기에 일꾼을 별로 배치하지 않아서 활성화 단계가 되어도 활성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저는 금도 못 받을 뿐만 아니라 그 칸이 활성화 될 때까지는 제 일꾼들이 거기 묶여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고려해야되는 부분이, 액션칸들 중에는 깃발이 찢어진 듯한 모양의 아이콘이 붙어있는 곳들이 몇군데 있습니다.

해당 액션칸이 활성화 될 때, 그 칸에 한 색깔의 일꾼만 있다면 그 플레이어는 shame 토큰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빨간동그라미가 4개 그려져있는 자원칸에 내가 내 일꾼을 모조리 박아서 나 혼자 해당 자원을 독차지 하려는 경우가 있겠네요.

이 세계 사람들은 혼자 저렇게 이득을 취하려는 행동을 경멸합니다.

겨울 단계가 되면 전투를 처리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키는 성벽은 3개이고, 각 성벽마다 적군 카드가 최대 3장씩 깔릴 수 있습니다.

우선 궁병들이 대미지를 주고, 다음에 적군이 공격하는 순서로 되어있고, 창병이나 기병은 가을 단계에서 공격명령을 통해 이미 공격한 뒤이기 때문에 이때는 아무일도 하지 않습니다.

궁병의 공격 이후에 살아남은 적군들의 공격력 총합이 성방어력보다 높으면 패배하게 됩니다.

패배하게 되면 그 구역의 각 적군 카드를 체크해서 해당 카드에 병력을 보내지 않은 사람들은 shame 토큰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성벽 위의 궁병이 전멸합니다.

특별히 성벽이 부서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적군 카드도 계속해서 남아있습니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또 뚫리겠죠.

그리고 가을단계나 겨울단계 때 적군카드에 대미지를 줘서 때려잡았다면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은 2점씩 받고, 그 카드에 가장 많은 대미지를 준 사람이 해당 카드를 얻습니다.

얻은 적군카드는 shame 토큰을 2개까지 면제시킬 수 있어 10점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만약 shame 토큰이 많지 않아 오히려 적군카드가 남는다면 해당적군카드에 적힌 점수를 받습니다.(게임 중에 확인한 것으로는 5~7점 정도는 있습니다. 더 높은게 있을지도)

겨울이 끝나면 게임종료 조건 체크를 하는데

게임 종료 조건은 3가지입니다.

1. 성벽 3개를 모두 3레벨까지 증축

2. shame 토큰 풀이 바닥남

3. 5라운드 경과

지금까지 해본 세미협력게임이 CO2, 존컴퍼니 정도가 떠오르는데..걔네들에 비하면 만리장성이 훨씬 괜찮았습니다. 전자들의 경우에는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만, 이건 그렇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유로게임의 향이 짙게 깔려있는데 shame 토큰과 활성화를 잘 사용해서 협력을 하게 유도를 하고 있습니다.

좀 익숙한 사람들끼리 끝까지 한번 해보고 싶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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