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서 즐기는 커피 트레이더스(feat. 앙드레) 체험회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내와 친구들과 열심히 보드게임 생활을 즐기고 있는 보드게이머입니다. 반갑습니다.
운이 닿아 '커피 트레이더스 체험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고 떨리고 그랬습니다.^^
MTS Games 직원분들의 친절하고도 깔끔한 규칙 설명과 도움 덕분에 커피의 향에 폭 안겼다가 돌아왔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처음 해보는 커피 트레이더스를 잘 느껴보기 위해서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먼저 다른 분들이 올리신 리뷰나 후기 등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고요.
긱 사이트에서 평점과 복잡도 점수, 주요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공식 사이트의 소개 정도를 읽어보고 체험회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보통 게임을 구입 할 때 주요 테마, 상품의 상세 페이지나 게임의 구성품 사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많이 영향을 받는 편입니다.
그리고 2명이서 게임을 진행할 때 해당 게임의 내용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가를 주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커피 트레이더스’에 대해 알게 되었고요, 우리말 버전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알게 된 후로는 정말 많이 기대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저는 하루하루 일을 마치면 집에서 아내와 게임을 즐기는 편이어서(요즘은 거의 지도제작자들이에요^^)
두명이서 즐기는 다인용 게임인 커피 트레이더스의 느낌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커피 트레이더스 2인 플레이는 자신의 모든 패를 공개하는 친절한 ‘앙드레’(디자이너의 분신이라고 하던데요)가
함께하면서 2인이면서도 마치 한명이 더 있어 3인 게임을 함께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래 글에서도 또 말씀드리겠지만, 앙드레의 존재는 2명의 플레이어 사이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또 앙드레와 게임을 하고 싶네요.
그럼 제가 느꼈던 '커피 트레이더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어서 미리 사과 드립니다. 사진을 잘 못찍어요….)
<게임 보드 - 왼쪽부터 여러 도시의 커피 전문점, 커피 농장 지역들, 농장 발전 단계를 나타내는 아라비카 트랙(저 오른쪽 구석..)>
커피 트레이더스는 다양한 부분에서 승점을 얻는 게임이었습니다.
크게 보자면, 모두의 게임 보드와 플레이어의 개인 보드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래 1-2-3 은 게임 보드에서, 4-5 는 개인 보드에서 확인 가능했습니다.
1. 게임 보드에 그려진 다섯 지역의 커피 농장을 크게 키웠는가(새로운 농장을 얼마나 개발하였나)
2. 세계 여러 지역의 커피 전문점에 다양한 원두를 얼마큼 제공하였는가(계약한 원두를 얼마큼 판매했는가)
3. 각 지역의 커피 농장이 얼마나 발전했는가(커피 농부와 농장에 투자는 했나)
4. 커피 산업에 얼마나 기여하였는가(건설 가능한 건축물)
5. 커피 원두 사업의 확장은 하였는가(사업 계약은 두루 잘하였는가)
<개인 보드 - 왼쪽부터 액션 큐브(검정)와 그 아래 행동 선택지, 옆으로 농장들과 진행 자원들(당나귀, 동전, 사향 고양이)
이어서 직원(상인/건설업자), 원두 창고, 사업 계약서, 추가 승점 토큰 트랙>
여기에 더해서 사업 계약의 횟수나, 지역 발전도에 따른 토큰 획득, 우수한 원두 판매에 따른 추가 점수, 커피 농장의 특별한 자원(당나귀나 트럭 등)과 같은
게임 진행 상황의 진척도에 따른 잔잔한 추가 점수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규모의 게임을 처음 접하면 넓게 생각하기 보단 어느 한 방향을 정해서 주욱 진행하는 편입니다.
그래야 규칙을 익히기가 좋아서요. 저는 이 첫 플레이에서 원두 판매와 건물 건축에 집중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얻는 토큰 등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진행 구조는 턴-페이즈-라운드 입니다.
각자 턴 행동을 수행하고(큐브로 하는 액션 포인트), 함께 각 페이즈를 진행하며 라운드를 마칩니다.
6번의 페이즈를 진행하면 1라운드가 끝나며, 총 3 라운드를 진행하면 게임 종료입니다.
턴은 번갈아가며 진행하지만 ‘피기백’ 이라 불리는 규칙을 통해 특정 페이즈에서는 자신의 턴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피기백은 선행 플레이어의 완료된 행동을 따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규칙입니다.
(피기백 규칙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어요. 특히 눈여겨 보지 않은 어떤 진행 상황을 상대나 앙드레가 환기 시켜주어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늘어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정식 턴을 소비하지 않고 살짝 무임승차는 느낌? 빡빡한 부분이 살살 풀리는 느낌이랄까요?)
보라색과 노란색 그리고 초록색의 앙드레가 게임을 시작합니다.
초기 커피 농장 세팅을 거쳐서 각 지역에 커피 농장이 하나둘 생겨납니다. 이를 바탕으로 커피 원두 생산 지역의 영향력 겨루기가 이뤄집니다.
시작 후 바로 눈에 들어 온것은 커피 농장 지역들 이었습니다. 저는 아직 허허벌판인 각 지역들을 보며 첫 페이즈의 행동을 대부분을 농장 건설과 농부 배치에 사용했습니다.
게임 보드 위 빈칸은 꼭 채우고 싶은 그런 본능으로 인해 농장과 농부 자원 과소비를 하였습니다.
언뜻 개발/건설 할 수 있는 농장이 많을 것 같지만,
1 부터 3까지 정해진 밭 레벨(밭의 위치를 정하는 기준이자, 영향력 점수)에 따라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 더 있어야 했습니다.
이 자원은 당나귀와 트럭으로 대표되는데, 모두 게임에서 직접 얻기 보단 특정 단계를 넘어서서 보너스로 획득하는 방법으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참 바보 같았죠. 당나귀도 다 쓰고, 나의 농부들도 모두 새로운 밭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농장 지역의 낮은 곳에 편하게 지을 수 있는 1 레벨의 밭이 참 귀했습니다.
게임 진행 중 어느 정도 단계가 진행되면 추가적으로 지원되는 자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도 모두 플레이 계획에 참고하는 것이 좋은 승점을 얻는 비결이 되겠더군요. 저는 너무 한쪽으로 깊게 들어가 다른 방향의 추가 자원을 얻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일 할 사람이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3 레벨 밭… 페널티나 받고, 비싼 당나귀 자원을 허비하였어요.>
두 번째 페이즈에서 농장에 사용할 수 있는 농부들을 배치하게 되고, 농부가 일 하는 밭은 커피 원두를 생산할 준비가 끝납니다.
세 번째 페이즈에서 직원을(상인/건설업자) 농장 지역으로 보내어 생산할 원두를 미리 맡아놓거나,
직원을 개인 보드의 건물 건설에 사용하여 원하는 농장 지역의 건설 예정지에 건물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세 번째 페이즈에서 피기백 행동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내가 원하는 원두를 생산하는 곳에 다른 플레이어가 먼저 원두를 가지러 간다면~ 피기백으로 뒤따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원두 생산량이 저조하다면 뒤따라 들어간 직원은 적은 양을 받게 되지만 직원 배치에 필요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저는 원두를 계약하러 들어갈 때 선행 플레이어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여섯번째 페이즈인 정리 단계에서 창고의 위치 선정이 전략적으로 다가옵니다.>
네 번째 페이즈가 되면 각 지역의 농장들이 커피 원두를 생산하게 되고, 이전 페이즈에 배치된 직원들에게 배분됩니다.
당연히 가장 먼저 들어간 직원이 추가적으로 원두를 우선 배분을 받고(1개), 농장 지역에 건물을 가진 회사에게도 우선 배분(1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남은 원두는 지역에 놓인 직원들의 순서에 따라 한 개씩 배분됩니다.
사향 고양이가 놓인 수마트라 지역은 '조커'처럼 사용되는 루왁 커피가 생산되며, 지역에 배치된 자신의 사향 고양이 수만큼 원두를 받게 됩니다.
2 라운드와 3 라운드에서 저는 직원들의 절반 이상을 건설에 사용하였고, 커피 원두 배분은 건물에 우선 배분 하는 양만 받았습니다.
건물을 건설하려니(건설하면 해당 지역 영향력에 추가점도 주고, 추가 승점을 받게 되다보니 열심히 건설하였습니다.) 돈이 필요했고,
돈을 벌기 위해 모은 원두를 커피 전문점에 팔았습니다. 다행히도 피기백을 통해 2라운드까지 원두를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선 차례가 되었던 앙드레를 열심히 따라가니 그나마 승점을 어느 정도 벌어 주었습니다.
어느 곳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미리 알 수 있는 앙드레의 행동 규칙이 플레이어들에게 승점 획득의 힌트가 된다고 보면,
경쟁자이자 같은 산업 속 동반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당나귀와 트럭 없이 높은 산의 밭을 무섭게 개간하며 지역 영향력을 손쉽게 차지하는 앙드레는 중반까지 쫒아가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 위의 쓸모없는 밭은 다 앙드레를 따라가다가 망쳐진 결과물입니다.)
다섯 번째 페이즈는 개인 보드 위의 사업 계약서를 완료하거나 원두 판매를 하는 단계입니다.
특히 이 단계에서 계약서 조건을 완료하면 추가로 받게 되는 자원이나 승점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저는 상대 플레이어분의 계약서 완료가 늘어감에 따라 각 농장 지역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되도록 직접 사용하게 되는 돈 보다 지역에서 힘을 발휘하는 자원에 좀더 집중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가만 보니 트럭이나 당나귀 모두 3 라운드에는 정말 필요한 자원이더군요.
영향력 점수를 챙기기 위해서는 높은 레벨의 밭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밭은 산 높은 곳으로 가야하고 그러려면 당나귀와 트럭이 무조건 필요했습니다.
건설에 집중해보자는 방향에 따라 저는 획득한 원두를 모두 전세계로 수출하였습니다.
수출은 단기간에 많은 돈을 많이 얻도록 하였고, 해당하는 지역에서 제공하는 발전 토큰도 받게 해주었습니다. 이 토큰을 사용해 그나마 아라비카 트랙을 발전시켜 승점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돈과 승점과 보너스 토큰을 받을 수 있는 점은 좋지만 들이는 품에 비해 점수는 좀 적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에 해본다면 토큰이나 돈을 버는 목적으로만 해보고 싶네요.
건물 건설과 보너스 토큰을 사용해 어느 정도 발전을 시킨 모습입니다. 승점과 돈, 자원 등을 단계별로 배치해두어서 목표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게임 진행 중 이러한 요소들이 눈에 들어오자 더욱 열심히 건설과 토큰 모으기에 매진했습니다. 순간순간의 목표가 되어주니 다음 행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섯번째 페이즈. 정리 단계가 됩니다.
개인 보드에서 움직였던 행동 큐브나 직원들을 제자리에 돌리고 다음 라운드를 준비합니다. 이때 개인 보드의 원두 창고를 확인하고 남은 원두의 양을 가진 창고의 수 만큼 재조정을 하는데,
창고는 가로로 두면 전체 원두의 제한을 정하게 되고, 세로로 두면 특정 원두의 보관양을 최대한 보장합니다. 이 창고의 위치는 정리 단계에서 바꿀 수 있는데, 가로나 세로 어느 쪽이던지
원하는대로 배치가 가능합니다. 계약서 완료 등의 계획을 가진 플레이어라면 이 행동을 통해 다음 원두의 보관량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6번의 페이즈를 거치면 1라운드가 종료, 전체 3라운드를 진행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농장 지역의 영향력, 계약서 완료 점수, 원두 판매 점수, 건물 점수, 아라비카 트랙 보너스 점수 등을 계산하여 최고 등점자가 승리합니다.
게임은 균형감 없이 열심히 달린 저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상대 플레이어분은 지역 영향력이나 계약서 완료 등에서 월등히 앞서 나가셨어요.
다양한 길을 열어놓고 자원 관리를 열심히 하면서 발전을 도모하면 큰점수를 받게 됩니다. 하하하하! ㅜㅜ
게임이 끝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라운드가 1번 더 돌았으면 좋겠다.' 입니다.
여지없이 조금만 더~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점수를 얻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살짝 비틀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반까지 플레이어에게 압박을 주기 보단 '이것도 해봐!' 라고 말하는 게임이라 생각했어요.
적은 인원으로 진행되어서 그런지 여러 승점 트랙에서 빈 공간도 많이 보였고, 특히 농장 지역은 언제든지 따라 잡을 수 있겠다 싶었구요,
피기백 규칙과 개인 보드에 마련된 보너스 서플라이(행동 큐브, 직원, 돈 3원)는 뭔가 굉장히 넉넉한 게임이네~ 싶었어요.
이정표처럼 존재하는 획득 자원과 자잘한 승점은 내가 좀더 발전할 수 있겠다! 좀더 해보자. 라는 마음을 먹게 해주었구요.
하지만 어느 순간에 스르륵 종료되고 나니 그제서야 게임 보드가 눈에 들어오면서 상대분과 앙드레와 열심히 싸운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개인 보드 위에서 열심히 승점 소꿉놀이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절대 그런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1-2 라운드에 선택한 행동들이 3 라운드에 열매를 맺으며 아라비카 트랙의 보너스들과 농장 지역 영향력 점수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앙드레는 농장 지역의 승점 획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마음 한쪽에서 앙드레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나봅니다.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하는 앙드레가 매번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습니다. 앙드레를 이용한 피기백 규칙도 마찬가지고요.
2명이서 게임을 하더라도 충분히 긴장감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에 직접 보이는 견제라기 보단 스믈스믈 젖어드는 함정 같은 견제가 존재합니다.
함께 참여하신 상대분도 4인플로 했던 경험과 2인플의 경험이 상당히 다른 형태의 견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긱에서 본 복잡도 점수는 '규칙을 이해한다-규칙이 어려운 게임이다' 라고 보기 보단 규칙을 익히고 난 뒤가 어렵다 라는 뜻으로 풀이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각 페이즈마다 소소한 규칙이 존재하고 충분히 이해를 해야만 자잘한 보너스 승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규칙을 충분히 숙지하라~ 입니다.
디자이너의 분신인 앙드레는 다른 게임에서 봤던 '오토마'의 느낌과 좀 달랐는데요,
저는 2인 규칙이라고 부르기 보단 '앙드레'라는 게임지기가 함께하는 3인 규칙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진행을 하더라고 게임의 모든 면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것은 이 앙드레 덕분인 것 같습니다.
글 처음에 저는 주로 아내와 2인 게임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체험회 후 아내도 충분히 함께 즐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밤이 늦었지만, 내일 아침에는 MTS GAMES 가 보드엠에서 진행하고 있는 선주문 이벤트에 함께 할 생각입니다.
저와 같이 2명이서 주로 게임을 하고 계시고, 근래에 아름다운 아트웍을 가진 100분 이내(아마도 2명 모두 룰 숙지가 되었다면)의 게임을 찾으신다면 좋은 선택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커피를 테마로 삼은 게임 중 '커피 트레이더스'를 가장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어서 어쩌면 너무 단순무식한 후기임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