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즐긴 보드게임

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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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오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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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랑입니다

어느세 입대한지도 7개월 가까이 되어 아직 짬이 낮지만 짬이 찬거 같은 그런 입장이 되었습니다. 군대 나쁜데 나쁘지 않네요.

저는 공군 최악의 특기(...)인 조리병으로 왔다 보니 요즘 삶이 많이 고달픈 편인데요 보드게임을 낙으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다들 폰이 있어서 폰을 내기 전까지는 보드게임에 크게 관심이없는데, 휴대폰을 낸 후에 심심해할때 바로 보드게임을 떠먹여서 영업에어느정도 성과를 냈습니다.

후임들한테도 많이 떠먹여봤는데 한 명 빼곤 다 실패했네요.. 더 하다가는 부조리로 1303에 찔릴것 같아서...

(선임이 자꾸 하기 싫은데 보드게임 하자 해요)

거기다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진 선임 두 명은 부대에서 워낙 유명한 폐급이라 거리두기가 시급해서.. 우여곡절 끝에 정상적인 선임 두 명을 영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 할 때 사진 찍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군대라서 보안 스티커 탓에 찍을 수가 없군요... 사진 없이 글만 싸보겠습니다 뉴뉴

1. 스파이시

얼마전에 한국어판이 나왔더군요. 저는 영어판을 아마존에서 구입하고 보드라이프에 규칙서도 대충 번역해서 올렸었습니다. (더 좋은 자료가 올라왔던데다가 이제 한글판도 나왔으니 글을 내려야겠어요)

게임 룰은 구라를 뿅뿅 잘 쳐서 카드를 빨리 털거나 거짓말 하는 나쁜 호랑이을 잘 잡아내서 챔피언이 되는 게임인데요. 약간 바퀴벌레 포커 느낌도 나는 그런 게임입니다. 바퀴벌레 포커의 벌레 일러스트가 징그럽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네요.

아트워크가 굉장히 예뻐서 샀는데 게임도 재밌던 성공적인 게임!! 입대 전에 제가 다니는 보드게임 모임에서도 영업했는데 한분이 푹 빠져서 저보다 더 열심히 영업하고 계시더군요..

군대에 제일 처음 가져와서 한 게임인데 선임의 거짓말에 그저무너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기수 선임: 아들 아빠 믿지??

2.요트 다이스

선임뿐만 아니라 하사님들도 홀린 마성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덕분에 다른 보드게임까지 손쉽게 영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닌텐도 스위치에 51가지 게임인가? 하는 게임에 이 게임이 포함되어 있어서 유명하더군요.

게임 룰은 주사위를 굴려서 포커 족보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처음 5개를 굴리고 2번 다시 굴릴 수 있는데 이 때 원하는 주사위는 보관하고 나머지만 굴릴 수 있고, 세 번 다 굴리면 어떤 조합이든 만들어야 하죠.

선임 한 분과 하사 한 분과 처음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보드게임이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컴포넌트를가지고 있다고 해도, 역시 간단하고 직관적인게 잘 먹히는 법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선임는 주사위를 너무 잘 굴려서 원하는 족보를 다 뽑아내더군요.. 마지막에는 4등, 3등이 1등 2등에게 커피 사주기 내기를 했는데 (병사 2 하사 2) 다행히 2등을 해서 커피 사주긴 피했습니다 ㅋㅋㅋ

나중에 생활관에서 선임들과도 했는데 한 명이 요트 광인이 되버렸습니다. 음.. 게임자체 말고 진짜 요트(같은 주사위 눈 5개) 노리는 사람이요.

이 게임만 하면 매크로처럼 "아니? 어차피 요트가 뜰거기 때문에" 라고 말하십니다. 역시 요트는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

3.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

훈련소에서 썩어가는 동안 한글화 발표가 난 후루요니..

진짜 한글판이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왜색이 짙어서 안나올줄 알았는데요. 아무래도 일러스트가 씹덕이라 저는 극호지만 다른 사람에게 영업할 때는 장벽이 너무 심했습니다.

다행히 후임 한 명이 관심을 가져서 같이 했는데 완전히 푹 빠져서 이제는 매 주말마다 세판 정도 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네요. 비슷한 실력끼리 해야 재미있는 게임이라 오히려 군대에서 하는게 더 좋은거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계속 만나서 이 게임만 할 여건이 되어서...

하면 할수록 다양한 조합도 나오고 재미있다고 느끼게 되네요.

올해 했던 게임중 역시 탑인거 같습니다. 요즘 중고장터에 주소이전도 많이 나오던데 기회가 되면 꼭 구매하길 추천드립니다. 후임도 결국 중고장터에서 주소이전을 구했다는 이야기..

저는 하가네에게 푹 빠졌습니다.

결혼해주세요..

엇 크흠 죄송합니다

4. 캔트스탑

요트 다이스가 성공한 후에 선임들의 취향을 적중할 게임을 고민하다 고른 첫 타자는 캔트스탑이었습니다.

간단하게 2-12 까지 등산로가 있고 주사위 4개를 굴려서 2개씩 조합해서 나온 숫자의 등산로를 등반하는 게임이죠. 등산 말은 총 3개고 3개의 등산로에 등산말을 올린 후 부터는 주사위를 굴려서 3개의 등산로 숫자가 나오면 한 칸씩 올라갈 수 있고, 3개 중 어떤 숫자도 안되면 다 추락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게임입니다.

요트를 좋아했는데 이 게임을 싫어할리가 없다! 라는 다소 주관적인 판단으로 반입했는데, 역시나 엄청 좋아했습니다.

5. 라스베가스

한동안 품귀였다가 이번에 풀렸었죠.. 저는 SSG에서 샀습니다. 이 게임도 마찬가지로 요트를 좋아했는데 라스베가스를 싫어할리가 없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반입했습니다.

원래도 재밌는 게임이라 요트랑 상관 없이 성공할 게임이기도 하죠. 선임들이 푹 빠져서 요즘은 매일 저녁에 하자고 하십니다. 주로 저 포함 3인이라 항상 중립주사위를 추가해서 하는데이게 또 재미가 있습니다 ㅎㅎ

그런데 이 게임만 하면 발리네요... 선임이 기적같은 주사위 롤링으로 저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면 도박은 평생 손 때야겠다는다짐을 하게 됩니다.

6. 석기시대

사실 석기시대는 좀 실험적이었습니다. 주사위를 굴리긴 하는데 이제까지 했던 게임에 비하면 어느정도 무게감이 있는 게임이어서요.. 룰 설명부터 좀 길어지니 선임 한 분은 그냥 일단 해보자고 하더군요. (일단 다 들어보라 하고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꽤 재밌어 했습니다. 시스템도 다들 금방 파악하고 자기만의 전략(?)을 짜서 플레이 하더군요.

한명은 가족이 많아야 부족이 부흥한다면서 아기만 낳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밥 캐느라 고생하시더군요..

나름 전략적으로 고민하면서 한 선임이 꼴찌를 하고 아기 전략의 선임이 2등을 했습니다. 꼴찌를 한 선임은 설욕하고 싶어서 어제도 "우가 우가" 하자고 하시더군요 ㅋㅋㅋㅋ

오늘 저녁에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기대가 되네요.

사진을 포함 못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다음 휴가를 나가면 신나게 모임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네요.

전 백신을 맞아서 투명인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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