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카이보는 이런 게임..
마라카이보
인원 : 1~4인
플탐 : 30분~120분 (인원당 30분)
긱웨이트 : 3.89
긱 순위 : 전체 36위
어떤 게임인지 엄청 궁금했는데 해보니 생각과는 많이 다른 게임이더군요.
저처럼 궁금하셨던 분들이 있을까봐 리뷰를 남겨봅니다.
테플 수준이라 개인 소감보다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지는지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춰볼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웨트 작가의 게임이라 그웨트와 비교가 많이 되던데요.
제 생각엔 이 게임은 그웨트가 아니라 테포마나 에버델에 가까워요. (리뷰어 중 한분이 이미 테포마를 언급해주셨더군요.)
즉 마라카이보는 카드를 이용한 엔진빌딩 게임입니다. 다만 다른 요소가 이것저것 섞여있을 뿐이죠.
에버델이 일꾼놓기+카드 엔진빌딩이라면 마라카이보는 크게 봤을때 론델+카드 엔진빌딩 입니다.
테포마는 자기 턴 때 비용 지불하고 카드내려놓는게 전부지만 에버델은 자기 턴에 1)일꾼 놓고 액션하거나 2)카드내려놓거나 하잖아요.
마라카이보는 자신의 턴이 되면 자신의 말(배)을 원하는 만큼 이동시킨 후 1)거기 적힌 액션을 하거나 2)카드내려놓거나 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족:카드내려놓기를 포기하는 대신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에버델과 구조가 비슷하죠?
(위쪽에 카드 비용, 아래쪽에 카드 기능이 적혀있습니다. 이 게임은 카드게임이나 다름없습니다. 카드 종류가 엄청 많아요.)
정리하자면...
1. 배 1~7칸 이동
2. 액션
1) 도착한 곳에 액션이 적혀있으면(도시) 해당 액션 수행
2) 도착한 곳이 빈 칸(마을)이라면 '카드 내려놓기' 수행
3.핸드 4장까지 채우기(카드 받기)
이렇게 됩니다. 이게 게임 끝까지 반복됩니다.
(화살표따라 배가 이동합니다. 동그라미가 크고 액션이 그려진 곳이 도시, 동그라미가 작고 그냥 빈 곳은 마을)
론데 방식이기 때문에 배는 시계 방향으로 계속 전진하면서 액션을 수행하게 되며 4바퀴 돌면(4라운드) 게임이 끝납니다.
테포마나 에버델처럼 열심히 돈 모아서 카드를 내려놓으면 되는 게임입니다. (카드에 점수 적혀있음)
여러분은 어떠세요? 게임이 예상과 많이 다르신가요? 전 그랬습니다.
보드판이 넓어서 막 돌아다니는게 중요한가 했는데 실상은 카드가 중요하더군요.
암튼 여기까지가 기본 뼈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그외 양념 같은 요소들이 꽤 있는데 알아야 할 것이 대충 3-4개 정도입니다.
1) 개인 보드판
이건 업글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
도시 칸에서 할 수 있는 액션 중에 카드 1장을 버리면 개인판의 기능을 해금하는게 있습니다. 즉시 자원을 주거나 패시브 기능을 얻습니다.
핸드 제한 늘려주기도 하고, 돈이나 점수를 주기도 하고, 액션칸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해당 자원이 적힌 카드를 하나 버리고 개인판의 갈색토큰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 같은 칸의 갈색토큰 2개를 제거하면 해당 기능이 해금된다.)
2) 탐험트랙
주로 도시 칸이나 카드 액션을 통해 전진할 수 있습니다. 그냥 거기 적힌 자원 받으면 됩니다. 단순하죠?
점수나 돈 같은거 줍줍하는겁니다.
(탐험 액션으로 탐험가를 몇칸 이동시키고 적힌 자원을 받는다.)
1)개인 보드판이나 2)탐험트랙은 결국 카드 기능을 보조하는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카드를 내려놓아서 어떤 기능을 얻을 수도 있지만 도시칸에서 카드를 버려서 개인판의 기능을 얻을 수도 있는 셈이죠.
3) 영향력 트랙
요건 테라 미스티카 신앙트랙처럼 올리면 점수를 받는 트랙입니다.
점수 얻는 가장 주된 루트라고 보면 됩니다.
3개의 트랙(프랑스, 스페인, 영국)이 있는데 게임 끝날때 해당 국가 국력 × 트랙위치에 따라 점수 받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국가 국력이 3인데 내가 트랙4까지 올렸다 그러면 3×4=12점을 받는거죠.
역시 도시액션 등을 통해 트랙도 올릴 수 있고 해당국가 국력도 올릴 수 있습니다.
(큐브는 해당 국가의 국력을 의미합니다. 우측의 트랙은 각 플레이어의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x1, x2, x3 등으로 점수가 늘어나는 것이 표시되어있습니다.)
4) 그 외
그 외 퀘스트 수행하면 점수나 자원 받고 그런 것도 있습니다.
카드에 보면 카드 기능 외에 자원이 그려져있거든요. 해당 자원을 내고 혜택받는겁니다.
그외에도 개인 미션, 공동 미션 등 조건 만족하면 점수 같은거 주는게 있는데 다들 아실듯한 게임의 흔한 레파토리라 설명은 생략합니다.
(카드는 하단의 기능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좌측의 상품으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어떤 게임인지 감이 오시나요?
자기 차례에 카드 내려놓거나 개인보드판 업글하면서 엔진빌딩하고...
그리고 액션 칸에 들어가서 국가 영향력, 미션 수행, 탐험 트랙 등 다양한 곳에서 포인트샐러드로 점수 얻는 게임입니다.
자 여기까지 열심히 설명드렸는데 이해가 잘 되시나요?
전 처음에 룰북봐도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도대체 게임 목표가 뭐야? 그래서 이 게임은 뭘 하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게임 목표가 분명해야 룰 이해도 쉬운데 그게 없었거든요.
테포마는 화성을 개척하고 에버델은 마을을 건설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라카이보는 그게 없어요. 포인트 샐러드 마냥 이것저것 점수는 주는데 목표가 명확하지않아요.
그러다보니 테마 이해도 어럽고 어떻게 플레이할지 감잡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그만큼 리플레이성은 좋을지 모르겠지만요. 암튼 긱웨이트 높은 게임인건 맞구나 싶었습니다.)
하소연을 하자면...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었는데 전 카리브해를 돌아다니며 해적을 물리치고 무역해서 돈 벌고 패권 승리하는 그런걸 기대했거든요.
근데 이 게임 목표는...
선원 많이 모으고(카드내려놓기), 배 업글하고(개인판), 탐험 많이 하고(탐험트랙), 몇몇 국가와 친분 쌓고(영향력 트랙 올리기), 미션카드 수행하고...
네. 그만하겠습니다.
내가 기껏 선원 모아 배 수리하려고 이 고생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 수 있지만...
우리 유로게이머들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잖아요? 테마는 거들뿐!
암튼 시스템과 테마가 겉돌다보니 후기를 읽거나 룰북을 봐도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만 헷갈린거일 수도 있습니다.ㅋ)
(특히 전투 액션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친목다지기라는 >.< )
게임을 뜯어보면 부분부분 쉽지만 쉬운걸 엮을때 테마적으로 납득이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워진 게임 같습니다.
룰은 쉬운데 설명하기 어려워 웨이트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 말하고 싶네요.
(이건 긱에서 퍼온 사진)
그 외 느낀점(장점 위주)입니다. 플레이 횟수가 적어 참고 정도만 해주세요.
1. 전형적인 유로게임 흥행공식을 따르는 게임
다양한 카드풀 + 엔진 빌딩 요소는 실패하기 쉽지 않죠. 리플레이성도 꽤 보장됩니다.
이 게임 작가는 덱빌딩, 엔진빌딩 요소를 잘 설계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 테포마, 에버델, 시즌스, 윙스팬 같은 카드 엔진 빌딩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이 게임도 잘 맞으실 듯 합니다.
2. 적절한 인터액션
엔진빌딩 게임들이 흔히 인터액션이 너무 없어서 단점으로 지적받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론델인데 한명이 한바퀴돌면 해당 라운드가 끝나버립니다.
앞에서 설명 안했는데 배 1~3칸 움직인 후 마을액션하면 1액션만 할 수 있고 4~6칸 움직인 후엔 2액션, 7칸 움직인 후엔 3액션 할 수 있거든요.
나는 1칸씩 움직이며 1액션씩 하고 있는데 옆사람은 7칸씩 움직이며 3액션씩 하다가 라운드 종료시켜버리면 난 남은 칸들 쓰지도 못하고 끝나버리는거죠.
그외 도시액션은 선점 요소가 있고, 탐험트랙도 앞서가면 이득이 있고, 국가 영향력 트랙에서도 경쟁을 하게 됩니다.
3. 그리고 여러가지 옵션들
1) 오토마 통한 1인플 지원!
2) 시나리오(레거시) 카드를 통한 스토리 텔링과 매번 달라지는 세팅!
3) 넉넉한 카드풀! (한게임에서 모든 카드를 다 쓰는게 아닙니다.)
확장으로 따로 내도 될 법한 것들이 본판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론...
1. 그웨트가 아닌 테포마, 에버델 같은 카드 엔진빌딩 게임
2. 테마는 거들 뿐. (무역, 전투 테마 X -> 선박회사 키우기 테마 O)
3. 적절한 인터액션, 다양한 재미거리
4. 포인트 샐러드 게임
5. 웨이트 3.89? 어려운 게임은 아닌데 룰 설명이 쉽진 않은 듯
이상입니다. 조금이나마 게임선택에 도움되면 좋겠네요. 모두 즐겜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