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 vs 울루루 비교 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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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2 오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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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디멘션과 울루루는 같은 디자이너가 만든 순발력 퍼즐 게임으로, 이 중에

울루루는 코보게에서 한국어판을 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꽤 알려져 있고,

지도사분들이 종종 애용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스 일러. 왼쪽이 디멘션, 오른쪽이 울루루.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두 게임은 같은 퍼즐을 보드게임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뭐 이런 겁니다.

씽크펀의 퍼즐 ‘캣 크라임’. 사진 출처: 다이브다이스

고양이 여섯 마리를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히되,

“A는 B 옆에 앉지 않고, C는 D의 맞은 편에 앉으며, E는 F 바로 옆에 앉는다. ...”

와 같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거죠. 이런 류의 퍼즐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seating arrangement puzzle’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좌석 배치 퍼즐’ 정도

될까요? 이런 좌석 배치 퍼즐은 위에서 예로 든 씽크펀의 ‘캣 크라임’ 말고도

다양한 상품으로 팔리고 있는데, 이 퍼즐을 순발력 퍼즐 보드게임으로 만든 것이

‘울루루’고, 같은 디자이너가 울루루를 변형해서 구슬 쌓는 게임으로 만든 것이

디멘션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는 울루루의 게임성에 자신이 없어서 가족들과만 플레이해 보고 모임에

들고 가진 못 했는데, 디멘션의 경우는 너무 좋아하는 게임이라 모임에도

여러 번 들고 가서 플레이했습니다.

이야기를 더 이어 가기 전에 두 게임을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초간단 소개

두 게임 모두 각자 개인판과 여기에 배치할 구성물들을 가지고 시작하며,

왼쪽이 디멘션, 오른쪽이 울루루.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개인판에 구성물을 배치할 조건을 나타내는 카드가 깔리면 (디멘션은 6장, 울루루는 8장),

개인판에 배치할 조건을 나타내는 카드. 왼쪽이 디멘션, 오른쪽이 울루루.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모래시계를 뒤집고, 아래의 사진처럼 카드의 조건을 가능한한 많이 만족하도록

개인판에 구성물을 (디멘션은 구슬, 울루루는 환상의 새) 배치합니다.

디멘션은 개인판에 구슬을 3층으로 쌓고, 울루루는 환상의 새를 개인판의

빨간 동그라미 위에 배치한 모습.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모래가 다 떨어지면, 개인판에 놓은 구성물의 개수와 카드의 조건을 얼마나

만족시켰느냐에 따라 점수를 받고, 다음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2. 카드의 아이콘

두 게임을 비교하기 위해, 먼저 카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위 사진은 울루루의 카드에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콘들인데, 왼쪽부터

1) 개인판의 어디어디에 놓을지

2) 어떤 색깔 옆에 놓을지

3) 어떤 색깔의 맞은 편에 놓을지

를 나타냅니다. 이 아이콘들이 나타내는 조건은 앞에서 본 ‘캣 크라임’과

매우 흡사해, 좌석 배치 퍼즐을 보드게임으로 옮겼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울루루의 아이콘은 앞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를 제외하곤 그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어, 게임을 할 때마다 규칙 설명서를 보고 다시 확인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두 카드가 뭘 의미하는지 아시겠나요?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그에 반해, 디멘션의 카드는 아이콘을 한 번만 익혀 두면, 그 의미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카드는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왼쪽부터

1) 주황색 구슬이 검은색 구슬보다 많다

2) 파란색과 초록색 공은 합해서 네 개다

3) 주황색 구슬은 항상 초록색 구슬과 맞닿고,

초록색 구슬도 항상 주황생 구슬과 맞닿는다

로 아이콘이 굉장히 직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중심이 되는 조건

두 게임엔 카드 아이콘 외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

좌석 배치 퍼즐의 풀이 과정에 대해 잠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좌석 배치 퍼즐을 풀다 보면, 보통 처음에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면 저 조건이

안 맞고, 저 조건을 만족시키면 이번엔 또 다른 조건이 안 맞는 시행착오를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떤 조건이 중요한지 혹은 어떤 조건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 서서히 파악하게 되는 거죠.

좌석 배치 퍼즐을 풀 때에는, 이런 식으로 중심이 되는 조건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 되는데, 이런 특징은 특히 좌석 배치 퍼즐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초콜릿 픽스’의 문제를 풀 때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초콜릿 픽스. 사진 출처: 다이브다이스

3x3 모양 개인판에 모양과 색깔이 서로 다른 구성물 아홉 개를 배치하는

이 퍼즐은 여러 조건들 중에 무엇이 중심이 되는 조건인지 찾아내는 재미가

아주 일품입니다.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아님, 추리를 하는 거

같다고나 할까요?

왼쪽부터 그리드 웍스, 클루 마스터, 마인크래프트 자석 퍼즐.

사진 출처: 그리드 웍스는 아마존, 나머지는 다이브다이스

위의 사진에 있는 것은 모두 초콜릿 픽스와 비슷한 (씽크펀의) 퍼즐인데,

저는 1인용 퍼즐 중에 탑으로 꼽는 만큼, 퍼즐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디멘션, 울루루를 얘기하다 이야기가 너무 샜네요; 다시 돌아가면요...

디멘션은 카드 아이콘이 직관적이기도 하지만, 카드의 조건 자체도 구슬의 개수,

맞닿아 있는지 여부 등 워낙에 직관적인 것들인 탓에, 구성물을 배치하는데 있어

중심이 되는 조건이 무엇인지 순간적으로 파악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고,

이 과정이 재밌기까지 합니다. (잘 될 때에는 조건에 맞게 3층으로 쌓은 모습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울루루의 경우는,

조건에 맞게 환상의 새를 배치한 모습이 머릿속에 전혀 떠오르지 않을뿐더러

중심이 되는 조건을 찾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4. 45초 vs 1분

게다가 제가 측정해 보니, 울루루의 모래시계는 45초짜리라 중심이 되는 조건이

뭔지 생각하고 있을 시간도 부족해, 일단 되는대로 환상의 새를 개인판에

빨리 배치하고, 안 되는 건 그냥 포기하는 식으로 게임이 흘러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순발력 퍼즐인데, 퍼즐적인 재미는 못 느끼고 빨리

서두르게만 된다는 거죠. (뭐, 물론 게임에 숙련되면 다르긴 하겠죠. 세트도

할리갈리 플레이하듯 하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세트. 사진 출처: 다이브다이스

저만 이렇게 느낀 건 아닌 거 같은 게, NeoMaki님도 후기에서

6월 25일 보드게임 방과후 수업 후기입니다

“자리배치 논리 게임입니다? 만... 실제 게임을 하게 되면, 스피드 게임입니다 ㅋㅋ”

라고 적으셨는데, 비슷한 걸 지적하신 거 같습니다.

그에 비해, 디멘션은 원래도 카드의 조건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좋은데다,

심지어 중심이 되는 조건도 파악하기 쉽고, 모래시계도 45초가 아닌 1분이라

생각하면서 구슬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을 때는 시간이

조금 남을 때도 있더라구요. (그럴 때는 카드를 여섯 장이 아니라 일곱 장을 깔아

난이도를 높이면 됩니다.)

5. 마무리

이렇게

1) 카드의 아이콘,

2) 직관적인 조건,

3) 중심이 되는 조건을 찾는 재미,

4) 문제를 풀기에 적절한 시간

등 네 가지를 통해, 디멘션이 울루루에 비해 훨씬 좋은 순발력 퍼즐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디멘션을 해 보시면 경쾌하게 머리를 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실 거구요.

구슬을 입체로 쌓지만, 공간감각을 그다지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제는 울루루 대신에 디멘션을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디멘션과 울루루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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