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우려고 쓰는 사진첩 후기(1)
안녕하세요.
폰 사진첩에 쌓이는 사진들을
까먹기 쉬운 오래된 것(작년 꺼)부터 올려볼까 합니다.
평점은 사진찍은 당시를 기준으로 매겼습니다(10점 만점).
(저 비행기가 이클립스 구판에도 들어있다는 거...공산품?)
1. 솔라리어스 미션(8.6)
제가 아끼는 게임입니다.
솔라리'우'스 또는 솔라리'어'스라고 불리우는데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가끔씩 마음 속으로 '지금 나의 top 5를 고르자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하는데 이 게임은 늘
순위권을 벗어나지 않더군요.
게임은 제가 해 본 어떤 다른 전략게임들과도 다릅니다.
공용 주사위(일반 주사위처럼 1~6이 써 있는 게 아니라
이 게임만의 주사위입니다) 4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자신의 턴은 시작됩니다.
고른 주사위의 눈금과 주사위의 색깔에 따라 얻을 혜택을
정해서 받습니다.
그리고 주사위와 별개로 이번 턴에 내 비행기(우주선)를
이동시킬지 말지를 또 골라야 합니다.
이동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또 나뉘거든요
(행성 탐사, 우주정거장 건설, 미션 달성은 이동할 때 되고
추진력 향상, 카드 뽑기, 카드 내리기와 같은 개인정비는
가만히 있을 때 됩니다).
그렇게 자기 턴을 마친 후 주사위 주머니에서 하나를 안 보고
뽑아 굴려서 공용 주사위 고르는 곳에 놓습니다.
즉 누구나 턴 시작에는 4개의 주사위 중 하나를 고르게 되죠.
이런 식으로 턴을 이어나가며 점수를 먹는 게임입니다.
늘 2인플만 하다가 이 날은 처음이자 마지막 3인플이었는데
첫플하시는 분은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도 덩달아 이 날의 평점이 좀 내려갔습니다.
(보라에서 오랜만에 보는 가이아 사진)
2. 가이아 프로젝트(9.1)
몇 년 동안 제 마음속 부동의 1위인 가이아입니다.
장인어른께서 사라고 돈 주셨던 게임이라 더 애착이 큽니다.
늘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저지만 이 날은 처음 하시는
두 분과 했기 때문에 친절하게 설명 후 양학을 즐겼습니다.
저도 먹고 살아야죠.
연방 토큰 여섯 개도 처음으로 한번 먹어 보고요.
(끝나고 복기도 재밌다)
3. 루트(9.5)
루트를 사게 된 계기가 된 날이었습니다.
원래도 귀여운 나무 동물들 때문에 버티기 힘들었는데
이 날은 정말 안 사고는 못 배길 정도로 짜릿하더군요.
왜 루트는 4인플이 진리라고들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연속 2판 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점이 2인플이나 3인플의 경우는
한 명이 점수를 확 치고 나갈 때 나머지 사람들이
합심해서 1등 끌어내리기를 하기가 4인플보다 어렵습니다
(쓰고 보니 2인플은 당연하군요).
또한 플레이어 사이에 벌어지는 화학 작용의 가짓수가
일반 전략 게임이 인원당 +로 늘어난다면
루트는 ×로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거기다가 제가 1점만 더 먹으면 이기는 상황에서
주사위 0, 0이 2번 연속으로 뜨기도 하고요.
하여간 이 날만큼은 지상 최고의 게임이었습니다.
4. 위대한 로렌초(6.5)
확장을 처음 껴서 해 보았는데 본판만 하는 것보단
확실히 나았습니다.
종족이 있는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살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일단 너무 엔진 빌딩 위주인 게임은 취향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순간순간 즉각적인 보상이 있는 게 아니라서
카드를 깔면서도 별 감흥이 없어요.
깡점수를 받아서 바로 점수 트랙을 올리는 것보다 지루해요.
그래서 그런지 엔진 빌딩은 성적도 늘 꼴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주사위 3개를 굴려 다같이 그 눈금에 영향을 받는
시스템이라서 공평하다는 면은 있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눈금이 어떻게 나오든 별 상관없다는 마음이 들면서
주사위 굴림에서 오는 긴장감이 전혀 없어요.
1, 1, 1이 나오든 6, 6, 6이 나오든 말이에요.
실제로 이 날 게임하면서 1, 1, 1이 나왔을 때 느꼈지요.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 때문에 맞은편 주사위가 잘 안 보일
때가 가끔 있는데 그래도 꼭 세워놓고 합니다. 테마는 소중)
5. 테케누(8.6)
테케누와 솔라리어스 미션 모두 7회플을 해 보았는데
솔라리어스 미션이 꾸준히 비슷한 인상을 준다면
테케누는 플레이 횟수를 더해갈수록 인상이 점점 좋아지네요.
할수록 평가가 내려가는 게 제게는 일반적인데 말이죠.
제 보드게임 수명이 보통 10회플이라
아무리 좋아했던 게임도 10번째 플레이할 때 질려서
팔게 될 때가 많았는데 이건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갓케누'라거나 '최근 유로게임의 정수'라고 부르고 싶네요.
지금까지 7연승 중인데
테케누 잘하는 분들과 한번 붙어보고도 싶습니다.
깨지고 나서 복기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요.
생각보다 글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시간 날 때 이어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