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카페가 가야할 길..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카페 창업을 꿈으로 두고있는 평범한 보드게이머 1인입니다.
저는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다시금 보드게임 카페의 부흥기가 오고있는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아무 지식 없이 차렸던 수많은 보드게임 카페들이 싹 무너지고나서, 거의 20년이 지났네요.
요즘 생기는 보드게임 카페들은 나름 마니아분들이 차리셔서, 그때처럼 허무하게 무너지는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
보드게임 카페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시스템은 옛날 그대로죠?
음료값 + 시간당 이용료, 카페에와서 직원의 도움을 받아 게임을 즐기는 방식.
게임 라인업은 예전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습니다만은.. ㅎㅎ
그러던중, 오늘 거의 혁명적인 시스템의 카페를 알게되었습니다.
광고의 의도는 없기 때문에, A 매장으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A 매장은, 전통적인 보드게임 카페의 틀에서 벗어나, 피씨방? 만화카페? 의 시스템을 차용했더군요.
오픈된 공간에 테이블이 있는것에 더해서, 만화카페의 다락방 구조? 를 도입했고,
단순한 음료만 판매하는것이 아닌, 피씨방에서 으레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도 판매합니다.
뭐 이정도는 룸카페 가보면 쉽게 볼 수 있는것들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제가 가장 충격먹은 부분은, 게임 설명에 있었습니다.
룸 마다 아이패드 한대씩이 비치되어있고, 그 패드에서 게임을 선택하면, 동영상 설명이 나와서 그걸 보고 게임을 하는 방식이더군요.
...
저는 동영상 설명으로는 절대 사람이 설명하는걸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응들을 보니 꽤나 장사가 잘 되는것 같더라구요.
손님들도 만족하는것 같아보였구요.
뭐 그게 예쁜 인테리어 + 다양한 먹거리때문일수도있습니다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사실 보드게임 카페에 돈을 벌어다주는 손님들은, 할리갈리 젠가하러오시는 뜨내기 손님들이거든요.
그런 손님들 타깃으로는, 예쁜 인테리어와 먹거리에 투자하고, 게임 설명 부분은 저런 동영상 설명으로 떼우는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그런분들은 무척 어려운 게임을 찾는것이 아니라, 가볍게 한두시간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들을 찾아서 보드게임 카페에 오시는거니까요.
이런 방식의 장점은, 게임 설명에 필요한 인력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므로, 매장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이 엄청나게 되는거죠.
그리고 보드게임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이 있지 않더라도, 동영상 설명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누구나 개업이 가능하다는 점이구요..
단점은, 어느정도 수준있는 보드게임을 즐길수는 없다는점?
근데 이건 단점같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이 그런 게임을 찾지 않을거거든요..
매니아들은 대부분 게임을 직접 구매해서 플레이하시고, 요즘은 아지트들도 활성화 되어있으니, 다들 그런 루트를 통해서 즐기시잖아요?
생각해보니 이게 맞는것같습니다.
이름만 보드게임 카페고, 보드게임보다는 인테리어와 먹거리에 투자해서, 뜨내기 손님들에게 어필하는게 훨씬 돈은 잘벌리겠죠.
손님들한테 아그리콜라 알려주고, 대회도 열고.. 이런건 그냥 망상일 뿐인것같아요.
누구말마따나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또 돈만한것도 없으니까요.
근데 전 이런 매장을 열만한 재력이 없네요..
시작도못해보고 고꾸라졌습니다.
연초부터 우울하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