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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지디 루퍼 : 각본가로 살아남기 (2)

1,210 조회

2022.09.27 21:03

※ 이하 내용들은 매우 주관적인 팁을 담았습니다.

다른 각본가분들의 생각이 다르실 수 있고, 의견 개진을 환영합니다만

너무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자제해주세요.

Ⅱ. 각본가로 살아남기 : 입문자팟

1. 멤버 구성

1) 최적인원 준수하기

트레지디 루퍼 의 최적인원은 4인, 즉 주인공이 3명이어야 합니다.

루프 중간에 주인공끼리 서로 논의를 하지 못하는 가운데, 다른 주인공의 카드를 유추해가면서

이심전심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3명 미만으로 구성되는 경우 재미가 매우 반감됩니다.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덱을 다루게 되는 순간, 앞사람이 무슨 카드를 썼는지 몰라

바들바들 떨면서 카드를 놓는 그 긴장감은 느낄수 없게 되어버리니까요.

실제로 4명 모으기가 힘드니 일단 룰이라도 익히게 하겠다고 2명, 3명으로 진행해본 적도 있었는데,

게임이 너무 단순해져버려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가급적 4명으로 팟을 구성해서 진행하도록 하는게 좋겠습니다.

2) 불호 요소 강조하기

경험상 트레지디 루퍼 는 호불호가 매우 강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풍 일러스트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이 부분은 캐릭터 카드 뒷면을 활용하면 실루엣만 있어서 어느정도 커버가 되긴 합니다)

나름 추리게임 좋아하는 사람도, 맨땅에 헤딩하면서 정보를 찾아가야 하는,

정보에 인색한 이 게임에 매우 혼란해하며 사고가 정지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주인공 중 한 명이라도 파업을 선언하게 되면, 게임이 그냥 터지게 되기 때문에

입문자팟을 구성하기 전에 불호 요소를 충분히 전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불친절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선택지를 하나씩 배제해가면서 진상을 찾아가는 재미,

토의가 금지되는 답답함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침묵 속의 합의가 성사될 때의 쾌감,

트레지디 루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런 재미들도,

결국 그걸 매력으로 느끼는 사람에게나 재미있는 것이기 때문에

불호가 될 요소를 적절히 알려서, 이런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잘 피해가실 수 있도록

미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불호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본 애니메이션풍 일러스트 : 카드 뒷면으로 진행하면 어느정도 커버됨

- 루프 중 토의 금지 규칙 : 사람에 따라 매우 답답해함

- 불친절한 정보제공, 빼곡한 참조표 : 결국 주인공 스스로 참조표를 뒤져가며 진상을 찾아가야 하는데, 지쳐서 퍼지기 시작하면 진전이 없게 됨

그외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사항을 미리 잘 알린 후 멤버를 구성하여

중도포기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 룰 설명하기

솔직히 트레지디 루퍼 는 참조표 보면서 찾아가는게 복잡해서 그렇지,

게임 진행 자체는 단순한 편입니다.

각본가랑 주인공이랑 카드 3장씩 쓰고, 효과 처리하고, 몇가지 추가 능력 사용하고,

사건 발생 여부 확인하고 나면 한 라운드가 끝나니, 진행 자체는 간단하죠.

결국 주인공들이 스스로 참조표를 확인할 때, 이상한 곳에서 헤매지 않도록

초반에 설명을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중점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게임의 테마 설명 : 타임루프 라는 소재 자체가 갖는 매력이 있습니다. 잘 살려서 도입부에 소개하면 의외로 많이들 좋아합니다.

- 주인공의 승리조건 강조 : ① 모든 패배조건을 회피한다. ② 최종 루프 패배시에도, 역할을 모두 맞춰내면 역전할 수 있다.

- 시나리오 구성 설명 : 룰Y 및 룰X에 따라 배당되는 역할이 달라지는 점을 인지시켜주세요.

- 용어 정리 : 주인공 / 캐릭터 / 역할 / 범인 이 모두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매우 강조해두어야 합니다. 이걸 게임 중간에 헷갈려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기 때문에, 미리 아래 규칙들을 잘 설명해줍니다.

① <주인공>은 여러분 플레이어들을 지칭하며, 게임판에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② <캐릭터>는 각각의 캐릭터 카드로 표시되며, 각종 정보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③ <역할>은 시나리오 조합에 따라 달라지며, 각 캐릭터는 한 가지씩 역할을 비밀리에 배당받게 됩니다 / 시나리오 상 반드시 등장하는 역할이 있고, 그 외에는 모두 엑스트라 역할이 배당됩니다

④ <범인>은 각 날짜별로 예고되어 있는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이며, 사건 당 범인은 1명이고, 특별한 조건이 없다면 한 캐릭터가 2개 이상 사건의 범인인 경우는 없습니다

<역할>이 '연쇄살인마' 혹은 '살인청부업자' 인 캐릭터가 [살인사건]의 <범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제 용어는 어느정도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우호 / 불안 / 음모 카운터에 대한 설명 : 특히 음모 카운터를 많이들 헷갈려합니다. 음모 카운터만 캐릭터와 장소 모두에 놓을 수 있으며, 온갖 효과를 일으키는데 쓰이는 성가신 존재임을 주지시켜주세요.

- 우호무시 / 절대우호무시 / 불사 / 강제 / 선택 에 대한 설명 : 역할을 추리해내는데 중요한 힌트가 되는 규칙이므로, 잘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 우호능력을 잘 쓰도록 권장 : 우호능력을 적극 활용하는 파티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잘 조합해서 쓰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 점을 강조해주세요.

- 특정 장소에 가지 못하는 캐릭터가 있음 : 의외로 숙련자팟에서도 실수가 자주 발생합니다. 꼭 강조해주세요.

- '음모금지'카드 2장 이상 같이 나오면 무효 : 이심전심의 끝판왕 규칙이죠. 반드시 설명해주어야 하는 규칙입니다.

3. 게임 진행 : 졌지만 잘 싸웠다

숙련자와 하는 게임에서야 진검승부를 해도 되겠지만

입문자팟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다음번에도 이 게임을 하러 오게 하는 것이죠.

최고의 재미를 선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본가가 졌잘싸 하는 결말에서

주인공이 가장 큰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통계적으로다가..

그러기 위해 각본가가 생각해야 하는 점들을 정리해봅니다.

1) 패배조건 숙지하기

MTS 펀딩판으로 게임을 진행하신다고 가정할때,

각본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 필요는.. 현재로서는 별로 없습니다.

펀딩판에서 제공하는 시나리오가 정말 너무너무 많아서,

직접 시나리오까지 짜는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 대부분은 시나리오 경연대회 등을 거치면서

작가 및 다수의 플레이어들에게 검증된 것들이기 때문에 짜임새도 좋습니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들로 게임을 진행하실 경우, 우리 각본가들은

패배조건만 잘 숙지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각본가가 패배조건을 숙지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패배조건 달성을 못해서 1, 2루프만에 주인공에게 허무한 승리를 안기는 것이 케이스가 최악이죠.

이번 시나리오에서 주인공들을 패배로 끌고가는 경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을 해두셔야 합니다. 그래서

(A)라는 패배조건을 달성시키려고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경우

바로 (B)라는 패배조건으로 유연하게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루프마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되, 거짓정보를 섞어서 주기

입문자와 첫 게임을 하시면 대개 입문세트로 게임을 진행하실텐데

대부분 3~4루프 정도로 설계돼있습니다.

제가 초보 각본가(?)일때 자주 하던 실수가 2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일단 패배조건 미충족으로 지는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주인공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을 망각하고 패배조건 달성에 힘썼습니다.

텐션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주인공들을 볼 수 있었구요..

두번째는 정보를 푸는 완급 조절을 실패했던 것입니다.

아 이 게임은 이것저것 힌트를 줘야 하는구나 생각을 한 것은 좋았는데

초반에 너무 온갖 정보를 한꺼번에 다 줘버리는 실수를 한 것이죠.

첫 루프에 핵심인물과 연쇄살인마, 흑막이 누군지까지 다 알려줘버리니

패배조건 피하는 수싸움만 남는데, 남은 2~3루프가 그렇게 진행되면

재미가 많이 떨어집니다.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아 이녀석이 연쇄살인마구나. 어? 우호능력이 무시됐어? 그럼 정체가 뭐지?

추리해가는 재미를 반감시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적당히 거짓정보를 섞어가면서 정보를 통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룰Y가 살인계획일 때

일부러 학교에 음모카운터를 2개 쌓아놓는 방식을 자주 활용했습니다.

(물론 살인청부업자 나 흑막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를 전제합니다.)

이때 핵심인물을 죽여도 좋고, 병원사건이 있는 경우 이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친구 가 등장하는 시나리오인 경우도 친구를 이용해 패배시켜도 좋구요.

어떤 방식이든 패배선언이 나오고 나면,

주인공들은 학교의 음모카운터때문에 혼란스러워할 것입니다.

'A가 죽자마자 우리가 졌으니 A는 핵심인물이구나. 근데 학교에 음모는 왜 쌓았지?

룰Y가 [살인계획] 인지 [지켜야 할 장소] 인지 확정이 안되네..'

'B가 친구라고? 그럼 룰X는 [최악의 시나리오] 겠구나.

학교에 음모가 2개 쌓인거 보면 룰Y는 [지켜야 할 장소] 일 가능성이 높겠네.'

이런 식으로 혼란을 주고, 다음 루프때는 다른 정보를 푸는거죠.

각본가능력을 써서 흑막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슬쩍 내비친다든지

아니면 살인청부업자의 능력을 활용해, 핵심인물에 음모 2개를 쌓아서 패배를 유도한다든지.

그러면 주인공들은 룰Y가 [살인계획] 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패배조건에 아무 쓸모도 없는 학교에 음모카운터를 쌓은

각본가의 악랄함에 치를 떨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정보를 적절히 통제해가면서

주인공들이 잘 따라오게끔 해야 합니다.

3) 난이도를 유연하게 조절하기

입문자팟은 룰 자체에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었습니다.

새로 입문하기에 장벽이 있다는 것을 작가도 알기 때문인 것 같은데

주인공 하는 플레이어 분들의 평소 게임성향에 따라서,

그리고 게임이 진행되는 중간에 각 주인공이 얼마나 잘 따라오고 있는지에 따라서

적당히 난이도를 조절해가면서 진행하는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너무 못따라온다 싶으면, 다음 루프때 풀려고 했던 정보를 좀더 빨리 푼다든지.

원래 루프 중간에는 토의가 금지되지만, 연습차 특별히 허용한다든지.

(토의만 허용해도 주인공들이 숨통 트여합니다.)

4) 아슬아슬하게 지기

* 결론을 '지는 것'으로 끝맺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것은 정말 주관적인 생각이라,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그냥 그런 결말일 때 가장 재밌었다는 감상을 많이 들었기에

제안을 하는 것뿐입니다. 동의하지 않으시면 그냥 지나가셔도 됩니다. *

게임이 이상적으로 진행되었을 경우,

마지막 루프에서 주인공들은 한두 캐릭터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의

역할이 무엇인지 유추한 상태이고, 주요 패배조건은 다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패배조건을 달성시키는 주된 노림수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두면 좋습니다.

대표적인게 연쇄살인마 / 병원사건 / 원격살인 / 자살 / 살인청부업자 등이 있죠.

라운드마다 2개 정도 조건 달성을 동시에 노리는 그림이 좋습니다.

병원에 음모카운터를 쌓으려 하는 동시에 '핵심인물'과 '연쇄살인마'를 단둘이 두려고 한다든지.

[자살] 사건의 범인인 '핵심인물'에게 불안카운터를 쌓으려는 동시에 '친구'의 죽음을 노린다든지.

각본가가 먼저 카드를 쓰기 때문에, 대체로 노림수가 뻔히 보입니다.

최종루프 내내 각본가가 서너개 이상씩 노림수를 두고 플레이하면,

솔직히 주인공끼리 한두번만 삐끗해서 합이 안맞으면 파고들어서 각본가가 승리를 따내기가 쉽습니다.

그렇다고 1개 조건만 노리는 식의 플레이는 너무 봐주는 느낌이 들죠.

2개 정도씩만 노려도 충분히 정신이 없습니다.

이를 주인공이 정신없이 피해가다가, 아슬아슬하게 패배조건을 모두 회피하는 구도를 완성하면

꽤 기억에 남는 마무리가 되고, '한번 더!' 를 외치게 되는 것입니다.

4. 기타사항 : 시각적 참고자료 활용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8287&tb=info_files

제가 사용하는 참조표, 진행카드 등의 자료들이 있는데, 얼마전에 자료실에 올려두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참조표 등에서 좀더 기록하면서 하기 용이하게 만들어본 자료인데

은근히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참조표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참조표를 복사한 것과, 제가 작성한 참조표를 같이 제공하고

각자 보기 편한 것을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특히 각본가 카드는 각본가 스스로 게임 진행할때 도움이 많이 되고

마지막에 진상을 밝힐때, 요약된 카드를 보여주는 것도 효과가 괜찮습니다.

기본 각본가 룰북 뒤쪽에도 포맷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좀더 접근하기 편하게끔 참고자료들을 활용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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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숙련자들과 게임할 때에 대해서 적어보려 하는데, 언제 완성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경험 자체는 기본세트까지만 해봤고, 숙련자로만 구성된 팟을 만나는것도 쉽지 않은지라

좀더 경험을 쌓고 나서야 써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시기 편하게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텍스트만 가득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ㅠ

그래도 새로운 주인공과 게임을 하시는 각본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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