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Rebellion] 접근성, 깊이, 재미 모두 갖춘 훌륭한 2인 워게임, 1775 리벨리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게임 후기를 남겨봅니다.
사실 제가 후기를 작성하는 게임들은 '후기를 쓰고싶을만큼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나서인 경우가 많은데요, 예전부터 워게임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또 막상 접근하려니 장벽이 높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례로, 1) 세키가하라는 게임의 완성도는 좋았으나, 테마가 제 취향이 아니었고 게임 방식은 간단한 편에 속하지만 은근히 숙지해야할 룰이 많은 편에 속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고정된 맵과 전투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후기를 쓰고싶을 정도의 게임은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팔아버린 비운의 게임입니다..
2) 황혼의 투쟁은 BGG 워게임 랭킹1위 답게 몇 번 더 해보고싶은 욕심은 들지만 긴 플레이타임 (카드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으로 인해 후기를 쓸만큼 이 게임을 충분히 알았다는 판단이 안섰기 때문입니다.
황투를 좋아하는 친구랑 나중에 몇 번 더 올려보고 워게임 보린이 시점으로 다시 후기를 남겨보고 싶네요. 친구게임을 빌려와 열심히 카드 숙지 중에 있습니다.
*세키가하라 첫플레이 당시 사진.
무튼 서론이 길었는데요, 오늘의 게임은 [1775: 리벨리언] 입니다.
카드와 주사위를 적절히 사용하는 입문용 워게임이라고 합니다. 게임을 구매하기 전 유튜브나 BGG에서 호평이 자자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여 오늘 플레이하자마자 바로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네요 ㅎㅎ
<좋았던 점>
- 5분이면 설명 가능한 룰
게임 진행방식이 굉장히 간단합니다. 병력증원, 이동 및 전투, 손패 3장 채우기. 네, 이게 끝입니다. 병종은 보병만 있습니다.
기본 시나리오 기준 1팩션당 보유카드는 12장입니다(이동8장, 이벤트4장). 황투와 달리 모든 카드를 숙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특별히 설명해야할 잔룰도 없습니다.
- 금방금방 돌아오는 턴, 빠른 흐름
최대 8라운드까지 진행하는 동안, 이동->전투 +이벤트카드 효과적용이 전부라 흐름이 빠릅니다. 전투 또한 승/패 처리가 빠른 편입니다. 다만 바로 앞 플레이어의 선택 및 전투 결과에 따라 내가 생각해둔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장고 가능성도 조금 있습니다.
- 생각할것이 많은 플레이 (주사위빨망겜 보완장치)
룰이 쉽다고 생각할 거리가 없는 게임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1.이벤트 및 이동카드 활용, 2.점령지역 군대분배(주사위 운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를 통한 힘의 균형 맞추기, 3.병력구성(병종은 하나지만, 정규군+민병대+중립 원주민 의 적절한 구성을 통해 주사위 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분), 4.랜덤 턴순서에 따른 전략세우기 등 스스로 제어가능한 장치가 여러군데 녹아있었습니다.
참, 그리고 도망간 병사(후퇴병)시스템도 깨알같지만 큰 재미요소였습니다. 민병대는 도망갈 확률이 정규군에 비해 조금 더 큰 점은 현실반영이 잘 되어있다고 보입니다 ㅋㅋ.(영국 정규군은 도망가지 않습니다.다. 적에 죽을지언정 도망가지 않는다는 자세.. 멋집니다 ㅎ)
또한, 1775를 2판 연속하면서 느낀 것은 A&A와 비교했을 때, 본대(제일 큰 병력) 뿐만 아니라, 국지전 (1~3개 큐브의 소규모 병력싸움)도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가 큰무리로만 우루루 몰려가 한타싸움 픽하고 끝난다고하면, 20년째 여전히 사랑하는 스타1은 난타전이 주는 묘미가 있죠 ㅎㅎ
- 정해져 있지 않은 종료조건이 만드는 긴장감.
점령지역이 16개이며, 한 진영에서 2장의 휴전카드가 사용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마치 고지전처럼, 점령깃발이 빈번히 뒤집히는데 이것이 주는 긴장감이 정말 큽니다. 일찍 끝나면 5,6라운드에도 끝날 수도 있는데 점령지역 차이가 1개라면 종료 트리거를 계속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 1대1(2인)뿐만 아니라 2대2(팀전)도 지원하는 점.
이번에는 1대1만 진행하였지만, 2대2로 하면 또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팀원과 상호 논의하며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부분은 큰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 리플레이성 및 밸런스
기본 시나리오 외 2가지 추가시나리오 (초기세팅 및 승리조건)가 존재 합니다. 물론 기본 시나리오만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또한, 게임 시작 증원단계에서 변주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밸런스는 제가 플레이를 못했던 것 + 주사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영국군으로 내리 2연패를 했습니다 ㅠ. 근데 지고나서도 무언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초기 점령 지역 및 세팅이 얽힌 실타래처럼 혼재되어 있습니다. 초기 손패 및 상대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얼마든지 매판 다른 양상으로 게임의 흐름이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쉬웠던 점>
- 그럼에도 결국 주사위
사실 이 부분이 유일한 단점이라고 꼽을 정도면, 얼마나 이 게임이 마음에 들었는지 느끼셨을 겁니다. 워게임에 주사위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죠.. 전투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승부가 갈리는 것을 주사위로 단순히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납득이 갑니다. (사실 소규모 병력으로 중요 점령마커를 날렸을 때 쉽게 승복하기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 하지만 받아들여야죠)
한 줄 총평을 하자면...
'전략게이머들이 한 번 꼭 해봤으면 하는 가벼운 워게임'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짜임새 있고 큰 재미를 주는 워게임을 1시간 반정도만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이득'일지 유로게이머 분들은 잘 따져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