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뒤적뒤적 간단후기6
요즘들어 향수에 관심이 많아져서 틈만 나면 시향하러 다니기도 하고, 샘플들도 직구하고, 본품도 들이고, 선물도 받고
향 맡는 재미에 빠져서 살고있습니다ㅋㅋ 그런데 향수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보드게임이랑 참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껴지더라구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향기로운 향이 누군가에게는 머리 아프고 역겨운 향이 되기도 하고,
어느날엔 좋았던 향이 또 다른 날에는 별로입니다. 향을 맡는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또 날씨나 계절에 따라
향에 대한 감상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게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보드게임도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게임이 어느 날부터 재밌어져서 푹 빠지기도 하고, 너무 좋아했던 게임이 어느 하루의 플레이 경험으로 싫어하는 게임이 되기도 하죠.
또 같은게임을 어떤 멤버와 언제 어느 컨디션으로 하냐에 따라서도 감흥이 달라지기도 하구요.
무튼 후기에 앞서 잡소리지만 요새 느꼈던 점을 적어보았습니다ㅋㅋㅋㅋ
보드게임카페에서 일하면서 한 두번 제가 쓰는 향수에 대해 물어보신 분들이 계셨는데 그 때는 향수에 별 관심이 없었던 때라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갔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오늘 한 손님이 나가려고 계산하시면서 향수 어떤거 사용하시냐고 물어보셨는데 뭔가 기분이 좋더라구요ㅋㅋㅋ 그래서 보겜후기를 적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 보라보라 8.8
고통스럽지만 즐거워..!! 해야할건 많지만 액션은 모자라고 또 주사위도 맘에안들고 이래저래 고통받는 게임이지만 그 과정이 참 재밌습니다.
펠트게임 중 버건디 트라얀과함께 TOP3라고 생각하는 겜입니다ㅋㅋ 멀린도 재밌는데 본판 기준으로는 보라보라가 더 재밌지 않나 싶네요. 멀린 확장을 얼른 해보고싶습니다 허허
이 날은 정말 오랜만에 보라보라를 하는거라 룰설명도 대충 다시 듣고 했는데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욕심부리다가 폭망했습니다ㅋㅋㅋ
주황신 확장 없이 게임했는데 그냥 버건디 일꾼 같은거 아무데서나 빼와서 주황신 컴포를 대체해서라도 주황신 확장은 있는게 좋은 것 같다 싶었습니다.
애초에 확장이 아니라 본 게임에 있었어야 할 요소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2. 새벽의 뱀파이어 7.5
제가 기억력 게임을 혐오함에도 불구하고 7.5점이라는 것은 겜이 생각보다 재밌었다는 의미입니다ㅋㅋ 저 뿐만 아니라 이 고정팟 멤버들이 전부 보드게임카페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이런 류의 게임들에 치가 떨리도록 질려버린 사람들이다 보니 겜 시작도 전부터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기억력이라니.. 기억력이라니!!! 그래도 쨌든 안해본 게임이니까 호기심을 갖고 해봤는데
기대가 너무 없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재밌게 했습니다. 특히 킬포는 룰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설치한 함정의 위치를 내가 기억못해서 오픈하게 되는 경우에 받는 패널티가 있었는데 '이걸 기억 못해서 당하는 사람이 있다고??'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걸 당하는게 바로 저였습니다ㅋㅋㅋㅋㅋ 뭐랄까 다른 기억력 게임은 정말 기억력을 사용하는 것 외에 별다른 재미요소가 없었다면, 이 게임은 기억을 못하는 경우에 여러가지 재밌는 상황들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억력 겜들보다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드게임카페에서 치킨차차나 메모아르 이딴 게임은 이제 그만 보내주고 새벽의 뱀파이어같은 신문물을 받아들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3. 피에스타 - 3.0
초성 제약을 안걸고하면 너무 쉬울 것 같아서 끝까지 초성 제약을 걸고 했는데, 결국 5~6판해서 한 번도 성공 못했습니다ㅋㅋ
텔레, 픽토매니아, 컨셉트, 저스트원 뭐 이런 게임들을 두고 굳이 이 게임을 해야 될만한 메리트를 1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기로 여러 판을 하긴 했지만 또 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4. 프레스코 - 7.0
좀 궁금했고 기대를 했던 게임인데, 생각보다는 아쉬웠습니다. 빅박스라서 확장을 두어개 정도 넣고 했는데 확장 규칙이 이게 맞나 싶은 부분이 있어서 게임 하는 내내, 그리고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이게 맞게 게임을 한건가 싶더라구요. 근데 룰마가 룰북 확인해봤을 때는 맞는 것 같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이게 맞는 룰이라면 더더욱 평가가 내려갈 것 같네요. 추가된 확장의 이름이 기억은 안나는데 무슨 추가 카드가 라운드마다 두 장씩 깔리는데 이걸 액션으로 선택하면 선부터 구매를 할 수 있는데 선이 혼자 두 개를 다 사갈 수 있는데다가 효율이 좋아서 그냥 선잡은 사람은 무조건 여기다가 투 액션 박아놓고 사가는 식으로 게임이 흘러가더라구요;; 그냥 본판만 봤을 때는 테마만 조금 특이한 흔한 일꾼놓기 게임이었습니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좀 재밌는 확장들을 제대로 넣어서 해보고싶긴 합니다.
5. 크리드 7.0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는데 카페에 궁금했던 크리드가 있길래 다같이 룰설명영상을 보고 플레이했습니다. 저는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생각보다는 재밌게 했습니다. 근데 룰영상을 호로록 보고 하다보니 조금 에러플이 있었어서 아쉽습니다. 에러플 잡고 다시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데 나머지 멤버들이 절대 안해줄 것 같네요ㅋㅋ 뭔가 전략성을 내세우고 있긴한데 실제 게임에서는 한 명당 액션포인트를 10~13포인트씩 사용하는데다가 액션 종류나 유닛 종류가 많다보니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수를 하나씩 다 예측하고 대응하는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흘러가는대로 그때그때 액션 막 하다가 경우의 수 몇 개 안남았을 때쯤부터 수싸움이 시작되는 그런느낌이 좀 아쉬웠습니다. 어쩌면 제가 아직 이 게임의 깊이를 다 파악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구요ㅋㅋ
6. 뉴턴 + 확장 - 7.3
지난번 플레이 이후 이 게임은 더 이상 할 일이 없겠다 싶었던 게임인데 생각보다 빠른 쿨타임으로 강제적으로 하게되었습니다.
그냥 본판만 하는거면 안했을텐데 확장을 끼고하는거라서, 제가 생각했던 단점들이 확장으로 보완된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걸 믿고 함 더 해봤습니다.
근데 결론만 말하면 그냥 확장요소 아예 안쓰고 원래 하던 승리플랜 그대~~로 플레이해서 똑같이 1등했습니다. 이제 진짜 영원히 할 일 없을 것 같네요ㅋㅋ
7. 더 라이즈 오브 퀸즈데일 - ???
제 첫 레거시 게임인 경쟁레거시겜 퀸즈데일입니다. 혹시나 스포될까봐 그냥 사진은 아예 안올리려고 합니다ㅋㅋ
최근 두 달여간을 1주일에 한 번 1~2시간씩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끝내진 못했습니다. 다들 그만 죽여줘를 외치고 있는 상황..
첨에는 이게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단순한 시스템 때문에 당황스러웠는데, 또 진행하다보니 여러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이것이 레거시의 재미인가?? 하며 잠시 재밌었다가 결국 플레이 내용은 자원모으고 자원점수로바꾸기 이걸 반복하는 것이다보니
슬슬 다들 이거 언제끝나냐고 지쳐가더라구요.. 그래도 평가는 끝까지 해보고 내리려고 합니다...
8. 푸드체인거물 - 8.5
매우매우매우 기대치가 높았던 게임입니다. 룰도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고 재밌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들의 부류가 딱 첫 판을 하고 나서 '아 다음 번에는 이렇게 플레이 해봐야 겠다' 이런식으로 더 발전된 다음 플레이를 기대하고 기다려지게하는 게임들이었습니다. 쉽게말하면 파고들 여지가 있고 리플레이성이 높은게임들이죠. 그 최고봉이 가이아라고 생각하구요. 푸체도 처음이라 눈에 보이는대로 어버버버했는데 끝나고 나니 다음번엔 이 직원을 고용해봐야겠다, 이 마일스톤을 노려봐야겠다 등등 다음 플레이가 기대되더라구요. 갠적으론 자주돌리고 싶은 겜인데 지금 멤버에서는 한 명이 이 겜을 별로 안좋아해서 어려울 것 같네요 아쉽습니다.. 쩝
9. 레드라이징 - 6.8
평점이 낮은건 이 날의 경험이 유독 별로일 수도 있고, 다시 해보면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남아있긴 합니다만, 이 날은 확실히 정말 별로인 게임이었습니다. 서로 견제하는 카드가 돌고돌다보니 쓸데없이 종료조건 충족이 계속 딜레이 되면서, 이미 30분쯤 다 끝난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게임을 1시간 동안 플레이를 하다보니 아주 지긋지긋 하더라구요;; 그냥 아싸리 가볍게 필러게임으로 판타지왕국을 하고말지 애매하게 이 게임을 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가벼운 게임인데 텍스트는 엄청 많고, 선택의 딜레마가 존재는 한다지만 그게 대단한 전략성을 보장하는 느낌도 아니어서 참 애매했습니다.
10. 타케노코 - 6.5
그냥 예쁜게임이라고만 알고 해본 적은 없었던 게임인데, 일하다가 한가할 때 룰북읽고 돌려봤습니다. 입문전략겜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한 것 보다도 훨씬 더 가볍고 단순한 게임이더라구요. 확장끼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컴포넌트로 영업하기 좋은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11. 에버델 - 6.5
카드로 시작해서 카드로 끝나는 게임. 이렇게 룰적 난이도는 낮으면서 텍스트가 잔뜩있는 게임들을 불호하는 편입니다. 또 카드간의 시너지를 잘 활용해야 승리할 수 있음에도 카드를 얻는 방식에서 랜덤성에 의존하는게 너무 커서 별로더군요. 그나마 게임의 길이가 늘어지지 않고 적당하게 빨리 끝나서 다행이었지, 플탐마저 길었다면 최악이었을 것 같네요. 비슷한 느낌을 크리스탈팰리스 하면서 받았었는데, 그나마 크리스탈팰리스는 카드시너지로 얻는 점수 외에도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단점이 덜 부각되었다면, 에버델은 완벽하게 단점이 부각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시너지인데 겜 끝날 때까지 남편이란 카드는 눈으로 보지도 못했던 게임이라는 것 하나로 이 게임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네요ㅋㅋ
12. 트라야누스 - 9.0
정말 오랜만에 트라야누스를 했습니다. 한글판 나온다고 해서 퀸드마스터즈에디션을 팔아치운게 벌써 1년이 넘은 것 같네요.. 한글판 주세요 피아.. 현기증난단말이에요..
정말 잘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칼라의 퍼즐요소와 게임보드의 점수테크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배분하며 내가 세운 계획대로 액션이 착착 맞아 떨어질 때의 그 쾌감이 엄청납니다.
원래는 선적? 그 카드를 모아서 내려놓는 테크를 선호하지 않았는데, 이번 판은 열심히 카드를 모아봤습니다. 근데 다른사람들도 카드를 많이 모은데다가 내려놓는 액션 타이밍이 늦어져서 손해를 크게보면서 내려놓게 되어서 폭망했습니다 어흐흑.. 오랜만에 하다보니 선플레이어가 유리하다는 점, 그리고 카드뽑기 운빨이 좀 있다는 점이 좀 느껴져서 점수가 좀 깎였습니다. 그래도 갓겜인건 변함없습니다. 한글판 나오면 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