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아들과 함께 한 여명의 제국 2인플(하우스룰) 후기!

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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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20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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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에서 상호작용(전투/영향력) 많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상호작용이 심하면 여러 사람의 견제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은 흥미가 떨어지더라구요.

결론적으로 전투를 싫어합니다.

그럼에도 여명의 제국은 높은 긱순위 때문에 한 번은 꼭 해 보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한 번은 해 봐야 후회를 안 할 것 같아서요.

5~6인이 베스트라 했으나 최소인원 3명을 충족하는 것도 다행이라 여기며 구입!

원래 전투/영향력 게임(글룸헤이븐,제국의 투쟁, 듄 등)을 잘하는 아들에게 룰마를 맡겼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략게임에 입문해서 함께 즐기고 있는 딸까지 영입!

아들이 혼자서 동영상 보고, 룰북보고, 규칙참조표 읽고 종족 특성 연구(이런 게 완전 재밌다 하니 제가 많이 행복합니다!)한 덕분에 저는 룰영상 한 번 보고 룰북 한 번 읽고 액션요약표만 만들고 바로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첫플 소감은>

와 잘만든 게임이다.

그런데 게임을 재미있게 하지는 못했다.

이유는 종족별 특성에 맞게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힘을 키워 플레이를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딸 때문이었어요. 가이아까지는 재미있게 했지만, 여명은 해야 할 것과 미리 꿰고 있어야 할 기술 발전 카드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에 턴마다 무얼해야 할지 몰라서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했어요. 거기에 전쟁태양을 주고 시작했는데 아들이 전쟁태양을 파괴하는 액션을 하자 발을 동동.. 이후 상황은 다들 예상되시지요? 결국 아들을 혼내고 물러줬습니다. 어찌어찌 끝은 맺었는데 .. 4시간 반 쯤 걸린 것 같아요. 당연히 딸의 승리로..

이 게임은 봐 주는 거 없이 제대로 치고 박고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인플의 탄생>

그래서 아들과 고민 끝에 3인플 맵을 변형시켜서 2인플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들 역시 공격할 수 없는 상대가 있는 것보다는 맘껏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을 원했구요.

<2인플 하우스룰>

1. 맵은 3인플 맵에서 날개를 쳐 내서 4인플 모양의 축소판으로 만들기

(행성들은 고향성계 근처에 비슷한 개수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합의하에 바꾸었습니다. 물론 메카톨렉스 주변의 특수 지형은 그대로 유지)

2. 전략타일을 고를 때 3개씩 고르고 남은 2개에 무역품 올리기

3. (거래가 거의 없으므로)정리단계 때 무역품 3개씩 받기-저희는 사이좋게 원자재 서로 바꾸었지만..^^

4. 14점 긴 게임을 할 경우(비밀목적 4장까지로 제한 늘리기-무제한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맵은 일단 이런 모양입니다. 아래쪽 끝이 제 고향행성, 위쪽 끝이 아들의 고향행성

폭풍전야입니다. 이제 곧 메카톨렉스에서 전쟁태양끼리 대격돌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이 전투에서 아들은 후퇴를 선언했지만 한 번의 우주전만으로도 업글구축함에 엄청 맞아서 전쟁태양만 겨우 살렸습니다.

패배를 알게 된 아들이 마지막으로 전투를 걸어왔네요.

결과는....?

우주전에서는 제가 이겼으나 지상군을 7명이나 데려와서 결국 제 행성이 점령당하고 마무리!

그래도 제가 14점을 먼저 달성해서 승리^^(8라운드까지 하고 종료)

<2인플 소감>

한 마디로 대박입니다!

*장점1) 전투 대비가 가능하다. 여명의 제국에서 전투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리고 그것이 주사위 굴림에 따른 운도 필요하지만, 운적인 요소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액션카드/유닛생성/기술발전 등 다양한 조합이 재미있었습니다.

*장점2) 빠른 전개. 2인플이니 제 턴을 기다리는 시간이 짧고 전략타일을 3개씩 쓰다보니 빠른 발전이 가능했습니다. 푸코 2인플처럼 경쾌한 진행이 가능한 것도 좋았습니다. 아들과의 2인플은 2번 다 3시간 30분씩 걸렸습니다.

*장점3) 종족의 특성을 살리고 키워가는 재미가 있다. 종족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되도록 액션카드/기술카드 등으로 키워가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장치가 기막힌 타이밍에 발동되었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점4) 공동목표카드와 비밀목표카드가 둘 다 매력적이다. 라운드마다 하나씩 달성할 수 있는 오픈된 공동목표를 준비해서 달성했을 때도 성취감이 있고, 남몰래 준비해서 달성하는 비밀목적카드가 있어서 다양한 목표를 유기적으로 강화시키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장점5) 전투시스템이 깔끔하다. 이클립스도 해 보았는데 저는 불호였습니다. 여명의 전투는 전투 유닛들의 특성이 잘 살려져 있고, 복잡한 기술 업글을 걷어내고 단 한 번의 업그레이드로 기능을 향상시켜 심플하지만 업글하는 맛은 살린 것 같아요.

*장점6)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생산/이동 후 정복/기술발전 등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한정된 자원으로 무엇을 먼저 하나?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고 게임 내내 긴장감과 설렘을 줍니다.

*장점7)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이건 제대로 한 번만 플레이(룰파악이 되어 있고, 종족 특성을 살려 기술업글을 한 플레이) 해 보시면 그냥 고개가 끄덕여지실 거에요. 아들은 2인플 두 번을 지고도 여명의 제국이 압도적 1위게임이라고 하네요. 테포마와 글룸을 밀어내고.. 흑흑!

단점1) 룰파악이 된 멤버가 있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단점2) 2인플 3시간 30분~4시간도 짧은 것은 아니다.(세팅정리 포함하면 4시간 정도 되겠네요)

정도네요.

저는 테포마를 접한 이후에 100여개가 넘는 게임을 하면서도 단독 1위를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초기 테크짜는 게 너무 재밌고 앞으로의 플레이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되며 카드드래프트도 설렘을 주니까요. 그 후 글룸헤이븐을 해 보고 역시는 역시다 하면서 테포마와 공동1위에 등극했었는데 한 바퀴 돈 이후에는 글룸은 2위로 내려간 상황에서 여명이 신선한 충격을 주며 공동 1위로 등극했습니다. 전투를 지극히 싫어하는 저에게는 이례적인 일이지요.

좀처럼 후기는 잘 쓰지 않는 편인데,

2인플밖에 못 해서 도전 안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실까 하여 적어보았습니다.

여명의 제국은 꼭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즐거운 여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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