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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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6 17:59

171. 포비든 스타즈

스타크래프트 보드게임의 리테마 버전이다. 근데 거기다가 규칙도 매우 간소화 시켰다. 다양한 병종이 등장하고 테크가 존재하는 전쟁 게임을 좀 하고 싶어서 구하다가 결국 물량이 없어서 사진 못하고, 테이블탑 시뮬레이터에 있길래 해봤다. 확실히 쉬워져서 접근은 용이했는데, 복잡성이 줄면서 약간 아쉬운 느낌이 생겼다. 워해머 테마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는 할 수 있었다.

[게임평]

색다른 전투를 맛볼 수 있다. 테크타는 재미는 스타크래프트 버전에 비해 떨어진 듯 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도 아니라서, 이 정도 전쟁게임이라면 유로게임을 흔하게 하는 대중한테도 먹힐 것 같다.

172. 스타워즈 리벨리온

정말 제대로 테마빨에 복잡한 게임을 해보고 싶어서 테이블탑 시뮬레이터로 해봤다. 전쟁하는 재미도 잘 나고, 비대칭이라 다른 진영을 할 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좋다. 생각보다는 덜 복잡해서, 상당히 괜찮은 물건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산하는 유닛이 지금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몇 차례 기다려야 하는 게 좀 어려운 점일 수 있을 것 같다.

[게임평]

영화속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직접 사용해서, 테마와 분위기가 아주 잘 산다. 힘겨루기 느낌을 받을 수는 없지만, 산발적인 전투에도 나름의 재미가 있고, 추격전 재미가 있다. 역시 잔룰과 방대한 규모가 좀 진입장벽.

173. 밀레니엄 블레이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좀 아쉬웠다. 일단 카드가 너무 많아서 처음한 걸로는 뭔가 게임을 이길 방법이 생각이 안 난다. 초시계를 가지고 게임을 할줄 몰랐는데, 시간을 정해두고 그 안에 카드를 사야하는 점도 아쉬웠다.

[게임평]

돈뭉치 손맛은 확실히 좋다. 카드가 너무 많아 세팅과 정리는 힘들다. 이런 저런 조합을 생각해보는 재미는 있는데, 카드가 너무 많으니 머리가 좀 멈춘다.

174. 스타트랙: 뉴 프론티어

메이지 나이트의 스타트랙 버전. 근데 난 메이지 나이트보다 더 좋았다. 내가 SF테마를 더 좋아해서 그런가? 살짝 쉬워진 면도 있었다. 너무 복잡한 게임은 오히려 확장 같은 것도 없이 좀 쉽게 만드는 편이 더 좋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가까이에 있는 자잘자잘한 것을 잡았으면 내가 이겼을 것을 굳이 멀리 있는 보스급 적한테 가서 상처를 받는 바람에 졌다. 그래도 매우 재미 있었다.

[게임평]

판타지 별로고 SF를 더 좋아한다면 메이지 나이트보다 오히려 이걸 해보면 좋을 것. 난이도도 살짝 낮아서 더 접근하기 좋다.

175. 배틀콘

박스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놀랐지만, 막상 게임할 때 보니 이건 뭐....... 필요한 거 보면 미니게임이나 다름 없다. 캐릭터가 많이 들어서 박스가 큰 거였다. 게임할 때 쓰는 건 토큰 몇개에다 카드가 한 사람당 10장 좀 넘었나?

쉽고 경쾌해서 좋았는데, 규칙이 약간 헷갈리긴 한다. 특히 필살기 쓸 때 짝을 손으로 들고 온다는 말을 못알아들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ㅋㅋㅋㅋ 필살기 쓰면 같이 냈던 카드는 가지고 올것. 우선권이나 거리 이런 거 보정 안 되고 오롯이 필살기에 나온 능력으로만 한다고 보면 된다.

[게임평]

다양한 캐릭터를 도전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시간도 오래 안 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아서 재미 들리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게임.

176. 이스케이프 룸: 미니

본판 이스케이프 룸하고 비슷한 느낌이 났다. 다만 미니로 만들어서 종이 한 장에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기 때문에 본판처럼 실을 감든다거나 그런 행동이 없는 건 아쉬웠다. 역시 약간 억지 처럼 보이는 문제가 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게임평]

본판이 있으면 암호 해독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더 좋다. 본편에 비해 구성물은 부실하지만 느낌은 비슷하게 낸다, 고 정리할 수 있겠다.

177. 1889: 시코쿠 철도사

18시리즈를 하고 싶어서 지인들에게 영업하려고 찾아낸 게임. 2인도 되더라. 2인도 나쁘지 않았다. 종종 일본테마라면 싫어하는 분을 만나기도 하는데, 꼭 그래야하나 싶다.

18AL과 비교해보자면 이게 더 잔룰이 없는 느낌이라 좋았다. 초보자라면 이걸 추천해줄 것 같다.

[게임평]

초보자용 18시리즈. 하지만 18xx시리즈이기 때문에, 초보자용도 초보자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오히려 그냥 요즘 유명한 게임만 하는 사람들이라면 딱 이정도가 좋다는 느낌을 받을듯. 시간도 3시간에 끝낼 수 있다.

178. 임페리얼

관련 자료를 찾는데 자꾸 임페리얼 세틀러가 나와서 짜증난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나만의 국가가 없는 것 때문에 흥미가 안 갔는데 18시리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창 할 때 이게 생각 나더라 ㅋㅋㅋ 오히려 나만의 나라가 없는 점이 더 좋았다. 배우긴 쉽고 이기긴 어려운 게임이다. 론델로 하는 거라 행동 종류도 7가지인가 8가지 밖에 없다.

[게임평]

가상화폐와 주식 열풍인 이 시대에 잘 어울릴 게임일 수도 있겠다. 러시아코인 가즈아~!를 외치며 의외로 가벼운 분위기로 게임할 수도 있다. 이런 게임은 인원을 꽉 채워서하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4명 정도도 상당히 재밌게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이게 내 리뷰의 마지막일 것 같다. 물론 보드게임을 그만두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게임이 쌓이면 또 이어서 써볼 생각이다. 놓치고 지나간 게임이 있다면 그것도 나중에 어느 정도 게임이 모이면 같이 해야겠다. 이름이 기억 안 났던 몇 가지 게임(그중에 데드멘스드로우와 두잇은 이름을 알게 돼서 좋다.)까지 합하면 16년동안 180개 정도 게임을 했다. 모임도 안 가고 해서 별로 많이 안 한 것 같았는데 모아놓고 보니까 많긴하다. 다른 사람에 비해선 적을 수도 있으려나. 보드게임방에 가선 다양한 게임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고, 페스타 같은 데도 종종 가고 해서 확 많아 진 것 같다. 남들한테 보여주기보단 스스로 정리하는 느낌으로 썼지만 본 사람들도 나름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이 다음 게임은 뭘 하게 될까? 했던 걸 또 하려나? 아마 새로운 게임은 지인이 가지고 있는 온 마스를 해보지 않을까 싶다. 임페리얼 본판을 했으니 비슷한 규칙의 임페리얼 2030을 할 것도 같고, 핫샷이 불 끄는 테마면서 쉬운 게임이니까 할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앞으로도 유행 안 따라가고 그냥 내가 관심가는 게임 보이면 하는 보드게임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