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리뷰] 레드 라이징

투명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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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1 오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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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력이 짧아 그렇게 보드게임에 조예가 깊지는 않아서...리뷰가 그리 거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대한 중립적으로 호불호의 영역을 깔끔하게 써 보고 싶어 '투명한 리뷰'라는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리뷰는 간략한 게임 소개, 게임의 진행, 어떤 점이 매력적인지, 어떤 점이 호불호가 갈릴 지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첫번째 리뷰는 레드라이징입니다.

준수한 아트워크에 테마가 꽤나 매력적이라 구매를 꽤나 고민했는데,

저처럼 고민중인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간단하게 리뷰를 적어봅니다.

[룰과 진행] _ 아시는 분들은 건너뛰셔도 무관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작가가 판타지 왕국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죠.

룰은 엄청 간단합니다. 다섯 장의 카드를 손패로 들고 시작합니다.

게임 판은 이렇게 생겼고 가운데에 카드 더미 하나, 그리고 주변에는 색깔별로 네 개의 구역이 있습니다.

차례가 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합니다.

1. 손에서 카드 한 장을 원하는 구역에 버리고 카드의 효과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나서 카드 한 장을 가져옵니다.

이 때, 구역에서 카드를 가져오면_ 해당 구역의 보너스 점수를 얻습니다.

또는, 더미에서 카드를 가져오면_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보너스를 얻습니다. (보너스 점수 혹은 카드제거가 나옵니다.)

2. 혹은, 손에서 카드를 버리지 않고 더미에서 하나를 뽑고 바로 버립니다. 이럴 경우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게임 종료 조건은 '플레이어들의 보너스 점수 일정 수준 도달'입니다.

몇 판 해보면서 보너스 점수 위주로도 해보고 손패 구상 위주로도 해봤는데, 손패 구상 점수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보너스는 보너스일 뿐이고, 게임 메인은 어디까지나 손패를 구성하는데에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판타지 왕국처럼 나한테 필요없는 카드를 버리고, 필요한 카드가 버려져있다면 얼른 챙겨오거나

더미에서 나한테 좋은 카드가 나오기를 기도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카드에는 맨 아래에 '어떤 조건을 달성하면 얼마의 점수를 줌'이 적혀있는데, 이걸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거죠.

[호불호의 영역] _ 여기서부터 리뷰입니다

1. 그림은 예쁜데 테마가 옅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 아트워크가 상당히 예쁩니다. 카드에 적힌 인물들도 실제 소설의 등장인물이라고 하던데, 카드의 색깔과 인물 일러스트가 아주 잘 어울어집니다.

아마 카드 효과들도 원작이랑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특정 인물과 특정 계층의 관계나 인물간의 관계 등이 카드 효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원작 소설을 몰라서 테마가 잘 안 느껴지긴 했습니다만, 소설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아 얘는 확실히 어디랑 사이가 나쁘지", "얘네 둘은 듀오가 필수지"같은

느낌을 바로바로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마 저처럼 소설을 안 읽어보신 분이라면 테마가 뭔지 감도 안 오실 듯 합니다.

또, 박스가 이쁘긴 한데 쓸 데 없이 큽니다. 종이 트레이로 박스가 반 나누어져 있는데, 한 쪽에 모든 구성물이 들어갑니다.

컴포도 플라스틱 네모큐브 말고 다른 토큰은 몇개 없는데 굳이 박스를 왜 크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2. 게임은 전반적으로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카드가 112장인데 시작 손패와 구역에 세팅되는 카드가 바로 맞아 떨어지기는 쉽지 않죠.

또, 특정 인물 카드끼리 붙어서 점수가 나는 카드가 있고, 특정 조건 하나 당 점수를 주는 카드도 있습니다.

('특정 종류 카드 하나 당 몇 점' 식으로)

조합이 안 붙으면 포기하고 새로 조합을 찾아야 하기도 합니다.

혹은 버려지는 카드를 보고 있다가 가지고 있던 조합보다 더 좋은 조합으로 손패가 완성될 것 같으면 교체를 해야 하기도 하고요.

더불어 게임 양상도 판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카드 효과 중에 보너스 점수를 당겨주는 효과가 좀 있는데 이런 카드가 나오면 게임이 빨리 끝나기도 합니다.

카드 손패 숫자를 줄이는 카드가 많이 나오면 손패가 가난에 허덕이다가 초라한 점수로 게임이 훅 끝나기도 하고

구역에 놓인 카드를 치워버리는 카드가 많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더미에서 뽑아야 하는 그냥 무지성 카드 드로우 게임이 되기도 합니다.

취향에 맞으신다면 '랜덤하게 계속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순발력'을 요하는 가벼운 전략 게임이 될 것이고

취향에 안맞으시다면 '카드 뽑기 운빨 망겜'이 될 겁니다. 둘 다 사실이거든요.

3. 이 게임은 '손패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부가적으로 점수를 주는 여러 트랙을 준비하기는 했는데, 정작 게임 끝나고 체크해보면 보너스 점수는 다들 비슷하게 얻습니다.

많이 차이나봐야 카드 한 장 정도?

카드 한 장이 보통 30점 정도 주는데, 보너스로 30점을 먹을라면 대략 8~10회 정도를 먹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보너스 점수를 독보적으로 챙겼음에도 손패 조합이 부실하면 지기도 하더군요.

게임이 시작하면 보너스 점수랑 관련된 고유 능력 같은 것을 하나 주는데, 글쎄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삐딱하게 말하자면 '다른건 대체 왜 넣어놓음?' 이고

좋게 말하자면 '카드 조합으로 점수 터트리는 카타르시스가 확실한 게임'이네요.

4. 카드별로 조합 맞추는 난이도가 다릅니다.

어떤 카드는 조합 맞추기가 되게 쉽고, 어떤 카드는 조합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전자는 '어떤 조건만 만족되면'인 경우가 많고, 후자는 '특정 카드가 손에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후자는 일단 이번 게임에 그 카드가 등장을 해야 쓸모가 있습니다.

카드가 많아서 국지적인 조합은 잘 안 나오는 것인데, 덕분에 리플성은 좋습니다.

5. 상황이 받쳐주면 즐겁습니다. 상황이 안 받쳐주면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구역에 카드가 많이 깔리지 않습니다. 보너스를 먹으려면 구역에서 카드를 가져가야 하기도 하고,

카드 효과중에 구역에 있는 카드를 치워버리는 카드도 꽤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개된 상태로 놓이는 카드'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경우 필요한 카드가 구역에 버려졌어도 내 턴이 오기 전에 다른 카드로 덮어지면 못 가져옵니다.

카드별로 효과 발동 난이도도 조금씩 다릅니다.

단순한 효과는 괜찮은데, 조건부 효과의 경우 계속 다른 사람들의 턴도 도는 상황에서 사실상 혼자 조건을 만들기는 힘들어보입니다.

말 그대로 상황이 받쳐줘야 하는 셈이죠.

뭐 이것도 보기에 따라 '운빨망겜' 혹은 '카드 달라붙는 맛'의 차이입니다.

+. 덧붙이는 사족

그리고 이 게임, 7장 손패가 넘어가면 감점이 10점씩 있는데

그거 감안해도 그냥 손패 늘리는 효과 있는 카드 잔뜩 써서 손패를 늘리는게 무조건 이득이 됩니다.

손패가 늘어날 수록 조합 맞추기도 쉽고, 조합 점수가 낮은 카드(조건 맞추기 쉬운 카드)를 가져와도 20점 이상의 점수는 먹습니다.

[개인적인 느낌]

판타지 왕국과 많이 비교하시던데, 저는 깔끔한 맛의 판타지 왕국이 더 좋네요.

운 때문에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게임이라면 짧고 빠르게 끝나는 게임일 때 쉽게 '한판 더!'가 나오니까요.

아, 어플 없이 점수 계산하기 쉽지 않은 판타지 왕국에 비해 점수 계산은 레드라이징이 더 간결합니다

재미는 있었습니다. 재미가 있었기에 여러 판을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굳이 제 컬렉션에 공간을 하나 마련해 줄 필요를 느끼지는 못하겠네요.

느낌은 필러와 전략 사이의 게임인데, 매번 카드를 다 읽어야 하는데다가 약간 늘어지면 한 시간 가까이 플레이타임이 이어집니다.

누군가 가지고 온다면 재밌게 할 법 하긴 한데 직접 구매하진 않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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