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영업 실패 후기입니다 ㅎㅎ
며칠전부터 우롱차 우롱차 노래를 불렀더니
어제 드디어 한판 해주더군요
제가 후기를 남기는 보드게임은 "대만차 연대기" 입니다.
후기가 많지 않지만 컴포 업글 한 분들도 보이고, 룰이 처음엔 좀 특이한데 그 산만 넘어가면 정말 그 섬세한 차 공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보드라이프 보니 4인이 하면 뭔가 약간 파티스러운 분위기도 나는데 2인플로 한번 해 봤습니다.
참고로 와이프는 간단합니다.
1. 복잡한 거 시러하구요
2. 본인이 지는 거 시러합니다.
3. 인터액션 강해서 서로 물고 뜯는 거 안좋아합니다.
4. 숫자 복잡한 거 안좋아합니다.
5. 본인의 롤이 필요하거나 마피아 같은 거 남 속이는 거 잘 못합니다.
6. 하다가 룰이 막히거나 분란이 있는 게임은 뛰쳐 나간다.
써 보니 간단하지가 않네요
그냥. 보드게이머의 유전자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그런 와이프가 한 달 내내 우롱차를 부르고 있으니 어제는 해주더군요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대만차 연대기 영업은 대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말고 그 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실패 요인은 이것입니다.
1. 룰이 몸이 익지 않았다
- 가장 큰 실수이며, 자주 하는 실수 중에 하나입니다.
- 개인적으로 룰은 하우스 룰을 적용하는 것에 찬성은 합니다만 기본적인 틀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에 혼자 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혼자 해도 끝까지 하지 않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룰 하나를 숙지를 안시키고 갔더랬습니다.
- 그것은 바로 차 공정을 제대로 안하고 그냥 하품이나 보통차를 만들려면 한번에 쓕 지나가도 된다는 거죠
- 차 공정 하는 부분이 복잡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애초에 차 공정 안하고 지나가도 된다고 말해주면 되는 것을 또 그걸 열심히 설명해줬더랬습니다 ㅋㅋㅋ (이놈의 이공계 감성)
2. 게임 의 재미 포인트가 공감이 안되었다
- 저는 이 게임의 가장 재밌고 흥미로웠던 부분이 차 공정하는 부분이었습니다.
- 수분을 말리고/ 향기를 입혀서 고급차로 만들고 그리고 마침에 공장을 한바퀴 돌아서 내 차가 완성되는 ~!!
- 그 과정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더군요
- 그 부분을 이해시키려 했던 것이 저의 패인이었습니다.
- 와이프는 그 과정 안좋아합니다~!!!!!!
- 내가 좋아한다고 남들이 좋아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납시다. (어제는 너무 업되서 놓쳤나봐요 ㅠㅠ)
3. 다양한 득점 루트를 사전에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 대만차 연대기는 제가 해본 바로는 처음에 게임을 하면서 ' 아 난 이렇게 점수를 내야지 ' 하는 게 확 눈에 들어오는 게임이 아닙니다.
- 그러므로 초심자에게는 특히~!! 지금 시직하는 캐릭터에 맞는 득점 루트를 알려줘야 합니다.
- 꽃잎차에서 이득을 얻는 캐릭터였는데 다른 꽃봉우리를 하나씩 얻어가더니 큰 점수를 못얻더군요
- 국내시장에서 득점을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ㅠㅠ 제 불찰 ㅠㅠ
- 실제로 룰마 하면서 살펴보면 그 게임의 입문자는 득점할 수 있는 부분 중에 본인이 인지하고 꽃힌 부분만 계속 공략하게 됩니다.
4. 분위기 가 좋지 못하였다.
결국 점수를 얻지 못하고 큰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흥미를 잃어 가더군요
하... 이게 이런 게임들은 주말 낮에 컨디션 좋을 때~!!
룰이 더 완벽히 숙지가 되었을 때~!!
우롱차가 고급으로 나왔네~ 이제 해외에 팔아 볼까?
좋은 차는 아니지만 국내시장에도 팔면 점수를 주네?
어라? 해외 수출도 맘데로 할 수 있고? 와 차 고급지게 잘 만들었다. 대단하네~~~
라고 했어야 하는 것을.
괜히 어제 해준다고 들떠가지고 바로 그래~!! 하자~!! 라고 외친 제 불찰입니다 ㅎㅎㅎ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것이 어떤 게임을 할 때는 참 그게 맞아 떨어지고 재밌어지고 그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아니었습니다. 머... 당분간 이 게임은 혼자서 하는 거 아니면 꺼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같이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주말 마무리였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실제로 보드게임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과의 보드게임 영업에 신중을 기하라는 말과 함께
저의 불찰을 복기하고 앞으로의 영업 의지를 불태우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다음에는 좀 더 준비된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합니다 ^^
뭣보다 제 탓 하면 뭔가 다시 기회가 있을 것 같잖아요? ㅎㅎ
[게임 인원에 대한 소고]
아 참고로 이 게임은 2~4인인데 제 생각은 3~4인 베스트인 것 같습니다만 2인이 괜찮다고 해서 플레이 해 보았는데요.
저는 그 느낌을 어떻게 받았냐면 그오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약간의 장고도 하게 되는 게임인데요. 2인이 되니까 차를 수확하는 것도 좀 여유롭고,
차 공정을 밀어주는 것도 잘 도와주지 않다 보니 거의 혼자 하는 느낌의 게임이 되긴 하더군요.
본인만의 차를 생산하고 수출을 할 건지, 국내 시장으로 돌릴 건지 꽃봉우리랑 같이 달여서 다른 방식으로 팔 건지
고급차를 만들건지 일단 보통차라도 빼고 볼건지 다양한 선택지에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2인이면 말그대로 나만의 청사진을 그려서 그것대로 하나씩 이루어 가는 전략적인 게임의 재미가 극대화 되는 것 같구요.
그게 3~4인으로 가면 서로 인터액션을 할 수 밖에 없는 게 차 공정을 밀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생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 더 파티스러운 게임이 되면서 의도치 않게 남을 도와주거나, 생색내면서 내 차공정 도와달라고도 하고
그만큼 라운드는 적어도 기회는 더 많이 돌아오니까 게임이 더 재밌어질 요소가 많은 것 같습니다.
2인 vs 3,4인의 느낌이 완전히 다른 게임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을 느껴 볼 때 게임 인원에 따라서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는
앞으로는 기록을 남길 때 게임 인원에 대한 소고도 함께 써 볼까 합니다.
p.s. 상대방이 빠져 있는 보드게임이 있으면 그거라도 실컷 해주세요
참고로 저는 와이프가 지금 하나비에 빠져서 아레나로 100판 돌린 것 같습니다.
하루에 2~3번은 25점 만점이 나올 정도로 잘하네요.
5분 전에 또 아레나로 하나비 하자고 문자 왔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ㅠㅠㅠ ㅎㅎㅎㅎㅎ
첫 후기를 장문으로 남겼는데 그냥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감사하게도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제가 느낀 보드게임 영업에 대한 하나의 조언을 더 드리자면.
- 무조건 져주는 겁니다. 그것도 티 안나게 ~!!
- 제가 룰을 익히고 게임에 능숙해지려는 의미는 어찌 보면 다 이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 어제의 가장 큰 패인은 제가 너무 많이 뒤쳐져 있어서 티나게 지면 안될 거 같아서 막판에 조금 따라 붙어야지 하다가 이겨 버렸습니다.
- 여러분 무조건 져주세요. 이기는 보드게임이 재밌는 게임입니다~!!! ㅋㅋㅋㅋㅋ 이상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