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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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4 22:10

28. 클루

Front cover

어콰이어와 더불어 보드게임방 유행 초기에 보드게임방에서 해봤던 게임. 지금 게임내에 없는 카드 찾아내는 거라 진정 추리게임이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평범하게 재밌었다. 비보드게이머에게는 이것이야말로 머리를 굉장히 쓰는 게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방을 움직이면서 추리해야하기 때문에 은근히 주사위가 안 나오면 원하는 장소까지 도달을 못해서 아쉬웠다.

[게임평]

기록을 필요로하는 게임은 처음이었다. 종이를 자꾸 써버리는 게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흥미진진한 분위기로 게임을 진행시킬 수는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정도 더 해봐야할 거 같은데 남은 더 많이 알아챈 것 같고 하는 그 촉박감이 좋았던 것 같다.

29. 뱅

Bang! (card game) - Wikipedia

7명이 모이면 무조건 뱅!이라는 말이 있었다. (새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니 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재밌고 유쾌하다. 말을 많이 하게 돼서 좋다. 테마에도 잘 몰입되고 이정도 수준이면 너무 낮지도 않고 입문시키기도 좋고 아주 훌륭하다. 사람이 어느정도 모이게 되는 곳에서는 상당히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사지는 않고 다른 친구 것을 빌려서 많이 했었다.

[게임평]

훌륭하다. 마구 사람들을 공격하게 되지만 감정 상할 일도 없다. 역할과 역할간의 거리, 그 때 잡게된 무기, 캐릭터의 조합에 따라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할 수 있다.

친구들과 많은 게임을 하고서 결국 자기가 무법자인 경우에는 빨리 정체를 밝혀서 모든 무법자가 보안관을 총공격하는 게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 같다는 결론을 냈는데, 다른 데서 만난 사람들은 다들 무법자는 처음에 부관인척 해야한다고 한다. 무법자인 사람이 보이면 치는 척 하고. 하지만, 그러면 결국 무법자 세력의 화력이 분배되지 않나? 무법자들이 다들 너무 보안관에서 먼 게 아니라면 빨리 공격해 무법자들간의 전투를 피하고 피아식별을 확실히 해서 보안관만 빨리 쳐야 이길 확률이 제일 높지 않을까? 무법자들이 수에서 밀려도 결국 배신자가 무법자가 다 죽으면 자기만 일대다로 상대해야하니 슬슬 무법자 쪽에 붙게 되지 않나? 이게 아무리봐도 무법자가 승리할 최선의 선택인데....? 부관인 척하면 결국 보안관 빼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다 체력 낮아져서 무난하게 보안관 승리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하게 하는 것도 훌륭한 게임이라는 증거 같다.

30. 티켓 투 라이드

Ticket to Ride Cover Artwork

31. 티켓 투 라이드 유럽

Ticket to Ride: Europe Cover Artwork

티켓 투 라이드는 유럽 버전을 처음으로 했다. 워게임으로 높아져만 가던 나의 게임에 대한 눈을 다른 사람들과 맞추기위해 조사하고 찾아보다가 발견한 적절한 타협점이었다. 이 이후로는 항상 적절한 위치의 게임을 찾는다. 좀 쉬우면서도 머리 쓸 여지가 있는 작품으로. 팬데믹과 더불어 추천을 요하는 초심자에게 제일 많이 추천한 작품. 그런데 같이 게임하는 사람에게 다빈치 코드 정도 하는 사람에게는 복잡하다는 의견도 들었다. 규칙서도 4쪽밖에 안 되는데 왜...? 이것도 처음엔 핸드메이드 했다가 나중에 상품을 샀다. 한글판 나올 줄을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이거 나오는 거 보고 한글화의 시대가 오는 건가 했다.

[게임평]

속도감이 참 좋다. 내 차례가 빨리 오기 때문에 딴 짓 하는 사람이 없다. 유럽 버전이 터널과 기차역으로 상당히 머리를 여지를 줬다. 의외로 사람들이 지리를 몰라 목적지카드에 나온 위치를 못찾아서 게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처음 배울 때는 본판이 좋고 계속 하기는 유럽 버전이 좋다.

32. 맥블래스트

보드게임] 맥블래스트 - 보드게임 커뮤니티 보드라이프

한 때는 엄청 유명했는데 요즘 보면 별로인 게임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카드가 약간 설명할 게 있지만 쉽고 재밌는 거 같은데. 근데 확실히 발사 소리 내는 규칙 때문에 사람을 심하게 타기는 한다.

[게임평]

취향에 맞으면 상당히 왁자지껄하고 재밌게 할 수 있다. 근데 누군가 죽고나서 게임이 계속 안 끝나면 죽은 사람 심심한 단점이 있다. 이 게임만의 특색은 역시 포를 쏠 때 효과음을 내지 않으면 빗나가는 규칙. 막 신나서 카드 내다가 효과음 내는 걸 늦은 사람에게 다 같이 지적질 하는 게 즐겁다.

33. 파워그리드

유일하게 팔았다가 다시 산 게임. 나는 최고의 보드게임을 고르라고 하면 파워그리드를 꼽는다. 황혼의 투쟁을 1위에 맞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A&A지만, 최고는 파워그리드다. 근데 왜 팔았다가 샀느냐, 재밌게 했다. 인기도 좋았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변하는 게임 양상이 너무 신났다. 근데 현실의 상황이 변해 주변에 이 게임을 같이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이 게임을 좋아했던 지인에게 팔았다. 그런데 나중에 시간이 흘러 아무래도 이 게임은 독보적이고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샀다. 사고 나서 4번 정도 했다. 역시 많이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멋진 게임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

최고로 치는 이유는 언어적 요소가 없으면서, 룰이 쉬운데 전략성이 커서이다. 잔룰이 조금 거슬리긴 하는데 이정도는 봐줄만하다. 수요가 많으면 비싸지고 수요가 없으면 싸지는 이 느낌이 다른 게임에도 있는 지 모르겠지만, 아마 파워그리드가 그 세계를 열었고 아직도 바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게임평]

사람 수도 잘 안타고, 머리도 많이 쓸 수 있고, 시간도 오래 안 걸리면서,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티격태격하는 맛이 잘 드러난다.

34. 사보타지 디럭스

분명 사보타지라고도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왜 보드라이프는 사보티어라고 해놨을까.

이 게임을 살 당시에 파티 게임을 '핸드메이드'한 것은 꽤 있었어도 제품으로 가지고 있는 건 '맥 블래스트'가 유일했다. 근데 취향을 타는 미묘한 점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과 하려고 장만했다. 정체를 숨기고 하는 것도 내가 가진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느낌이라 장만해두면 좋을 것 같았다. 꽤 많이 했다. 본판만해도 좋고, 확장을 해도 좋다. 그런데 게임할 때는 재밌는데 3번 연속으로 해서 결판을 내는 게 좀 아쉽긴하다. 한두 라운드 하고 그냥 끝내자는 경우도 많았다.

[게임평]

공격카드나 수리 카드 가르쳐 주는 게 아주 약간 번거롭다. 하지만 비슷하게 정체 숨기고 하는 게임인 뱅 보다는 덜 번거로운 것 같긴 하다. 우리가 점점 만들어내는 굴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볼 맛이 나는 게임. 확장을 껴서 하면 상대방 정체가 더 궁금해서 더 흥미진진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