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임페리움] 원작은 잘 모르지만 게임 그 자체로 재밌었던 듄!
안녕하세요,
5월 5일 어린이날 어른이 3명이서 듄:임페리움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간단한 듄 플레이 후기에 앞서 저희 멤버(저, 와이프, 친구)는 전략게임 성향의 게이머임을 참고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전투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걱정이 많이 앞섰습니다. 그 이유는.. 재작년 즈음해서 사이쓰 5인플을 한 뒤로 많이 실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세한 실망사유는 일일히 적기 힘드나... 정말 기대를 많이했는데.. 멋진 구성품에 비해 게임이 주는 재미는 기대만큼 적었었거든요..)
'전략게임에 괜히 전투 요소를 넣었다가 자칫 게임이 이상해지는 건 아닐까?'
'듄이라는 원작 소설 및 게임 등 익숙하지 않은 테마인데 정말 게임 그자체로 재밌을까?
이 두 가지 의문을 품은 채 바로 테스트 플레이 겸 1회플을 시도해보았습니다. 1회플이니만큼 아직 게임에서 찾지 못한 장/단점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았던 점>
1. 정말 잘 섞었다.
비록 많은 종류의 게임을 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한 전략게임들을 접해본지라 듄이라는 게임의 메커니즘 구성은 크게 3가지로 보였습니다.
덱빌딩, 일꾼놓기, 영향력.
우선, 덱빌딩이 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통 덱빌딩인 도미니언만큼은 아니지만, 로코코와 콩코르디아와 비슷한 정도였습니다.
순환하는 맛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시해도 될정도는 아닌 수준입니다.
설득비용으로 시장에서 카드를 구매하는 '쇼핑하는 재미'는 테라포밍마스와 유사했고, 보통의 일꾼놓기 게임들처럼 선점효과로 인한 인터액션도 충분한 수준이었습니다.
가장 재밌게 느낀 부분은 4종류의 팩션들에 영향력을 미치고, 게임이 끝날때까지 우호점수를 올려 승점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할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카드를 2가지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다른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데 듄에서도 그 부분이 잘 적용되어 고민하는 '맛'을 한층 더 올려주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책략카드, 깨알같은 재미를 주네요 ㅎㅎ
2. 간단한 룰 (+카드 종류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
BGG 사이트에 기재되어 있는 웨이트점수 2.91만큼이나 룰은 간단했습니다. 다른 게임들을 충분히 해보셨다면 익숙한 라운드 구성이었고, 카드들의 특징도 기본 카드 10장의 구성도 적절했습니다.
조~금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교전지역, 주둔지, 공급처이나 딱 1라운드만 해보아도 바로 숙지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팩션별 콤보 구성도 1회플만 해보아도 대략 그림이 그려지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테포마를 해보았다면 카드 능력들도 금방 익숙해지는 정도로 보입니다.
3. 듄의 세계관은 모르지만, 어쨌든 테마가 느껴진다.
듄이라는 소설이, 게임이 유명하다는 것은 이번에 데굴데굴 영상을 보면서 처음 알게된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테마를 중요시하는 전략게이머의 입장에서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다면 300%이상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테마에 대한 이해도가 제로인 상태에서 플레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서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큰 예로 팩션별 특징이 두드러졌다는 점이고 (황제, 우주여행 길드가 대표적), 스파이스라는 자원의 활용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드의 이름과 내용이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4. 우려했던 전략게임 속 '전투시스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정말 '쫄깃'하게 긴장감 넘친 파트였고, 덕분에 평범한 전략게임일 수 있었던 듄을 수작이상으로 생각하게 만든 전투시스템이었습니다.
공급처->주둔지->교전장소 3단계 지역구성이 좋았고, 책략카드의 활용도 (블러핑)도 잘 어우러졌으며, 라운드별 교전보상의 가치에 따라 적절하게 병력을 투자해야하는 고민들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랜덤성을 때려박은 주사위 굴림 전투가 아닌, 기본 병력큐브+공개액션에서의 전투력 보충+책략카드 3단계에 걸쳐 한끗 싸움을 만들어주는 전투시스템.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5. 구성물
전 개인적으로 듄의 겉 박스부터, 메인보드, 카드 디자인, 자원 컴포넌트 모두 맘에 들었습니다. 특히 카드일러스트가 너무 괜찮았고, 메인보드의 아이콘이 잘되어있어 한 눈에 알아보기 쉬워서 좋았습니다.
6. 좋아보이는 밸런스?
1판하고 밸런스를 논하는 것은 우스울 수 있습니다. 다만, 1점차 승부가 주는 (듄 자체가 맥시멈 점수가 10~12점이기에) 착각?!이 만들어낸 황금밸런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회플이라 모든 액션칸을 이용해보았고, 두 세곳은 잘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몇번 더 해봐야지 알것 같습니다. 그래도 수십점씩 차이나며 지는 게임보다는 많아야 2~3점차이로 지면 덜 억울한 기분이지 않을까요? ㅎㅎ
난이도 1짜리 지도자로 플레이했기에 다음 번에는 다른 지도자로 플레이해보고 다시 평가해보고 싶은 항목입니다.
<아쉬웠던 점>
1. 룰 난이도에 비해 조금은 길 수 있는 플레이타임
3인 첫 플레이임을 감안해서 조금 늘어졌을 수 있겠지만, 룰설명 제외 순수게임플레이 시간이 2시간이었습니다. 지역과 카드가 익숙해지면 1시간 30분~40분 안쪽으로 끝낼 수 잇을 것 같지만, 4인 플레이 시에는 중상급 전략게임에 버금가는 플레이타임입니다. 텍스트가 꽤 들어있는 카드게임은 첫 플레이 시 확실히 시간이 걸린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2. 평화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다소 클 수 있는 인터액션
듄은 확실히 인터액션이 큰 게임임을 알고 시작해야합니다. 덱빌딩 요소보다도, 아무래도 영향력, 일꾼놓기 요소가 메인인 부분인 만큼 피할 수 없는 것이 큰 상호작용이었습니다.
전투가 있는 게임인데 당연하다고 생각되네요 ㅎ
3. 기성품이 주는 편안함, 그 반대로 특별한 부분은?
기존에 익숙한 메커니즘을 맛있게 버무린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이 게임만이 가진 굉장히 특이한 부분은 없습니다.
사실 억지로 만들어낸 아쉬운 점이기도 하네요 ㅎㅎ.. 잘 만들어진 기성품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다. 창조는 어렵지만, 잘 만들어진 카피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듄이 카피품이라고 낮게 평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간단히 후기를 적어만 봐도 단점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깔끔하고 세련된 전략게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최근 고전 수작들을 접하면서 과거로 돌아갈 뻔한 저에게 듄은 2020년작 게임도 저력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지 않나 싶습니다.
본인이 전략게임을 좋아하고, 상호작용을 좋아한다면 꼭 해봐야하는, 절대 원작 명성에 무임승차한 그런 게임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음에 또 보드게임 할 기회가 허락된다면 제일 먼저 다시 돌려보고 싶은 듄이었습니다.
이상 듄 임페리움 간단 후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