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플레이#3 니어 앤 파 보드게임 리뷰

_보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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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25 오후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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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유적과 숨겨진 보물, 그리고 신비로움이 가득한 세계로의 여행

#서문

니어앤파는 아쉽게도 공식 1인 플레이 규칙이 없습니다.

팬이 만든 오토마 규칙, 호박 광산 확장의 협력 모듈을 사용한 비공식 솔로 규칙.

두 가지 방법으로 플레이해보고 더 재미있었던 호박 광산 협력 모듈을 사용한

비공식 솔로 규칙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 )

#소개

니어앤파는 게임 개발자이자 삽화가인 라이언 라우캣이 창조한 세계관

'아르지움' 속을 탐험하는 테마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마을에서 모험가를 고용하거나, 비술사의 오두막을 찾아가 마법을 익히거나,

이동력을 늘리고 보물을 실을 수 있는 귀여운 짐꾼새를 고용하는 등 모험을 떠날 만발의 준비를 하고

마을을 떠나 지도를 탐험하며 현상금 사냥, 보물 발견, 이벤트(퀘스트)를 해결하고

캠프를 구축해 돈과 보석 등 자원을 얻으며 더 많은 장비와 모험가들을 고용할 자원을 수집합니다.

한 턴은 마을에서 정비, 다음 턴에 탐험, 또 다음 턴은 마을로 복귀해서 정비의 과정이 반복되고,

한 플레이어가 자신의 캠프를 모두 짓게 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제가 플레이했던 협력 모듈은

게임을 하는 동안 하수인들이 마을에서 행동에 패널티를 주고

캠프를 모두 짓기 전, 보스 두 명을 해치워야 하는 승리 조건이 추가됩니다 : )

#감상

니어 앤 파는 유로 스타일의 일꾼 놓기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게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론 자유도 높은 오픈 월드 형식의 PC게임이 떠오르는 게임이었습니다.

자유도 높은 PC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 하라는 퀘스트는 하기 싫고 구경을 명목으로

고레벨 지역을 어슬렁거려본다던가, 뜬금없이 나무도 캐보고 입을 갑옷도 만들어보고

재미있을 것 같은 행동들을 제약 없이 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니어 앤 파에서도 마찬가지로 모험가를 고용하는 것과 캠프를 지어야 하는 것은 필수 전략이지만, 마음이 내키는 데로

광부 모험가들을 고용해서 마을 밖보단 호박 광산의 깊은 곳을 조사하는 탐험가가 될 수도

마법 스승이 되어 줄 모험가를 찾아 이로운 보조 능력에 특화된 마법사가 될 수도

기교 높은 모험가와 함께 아르지움의 말썽들(퀘스트)만 찾아다니는 해결사가 될 수도

검을 잘 다루는 노련한 모험가와 함께 현상금 사냥꾼이 될 수도 있을 만큼 자유도 높은 성장과 컨셉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보드게임으로서 구현할 수 있는 자유도의 한계는 있지만요!)

다양한 성장 루트가 첫 번째 매력이었다면, 두 번째 매력 또한 '자유도'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지도 위 퀘스트 토큰이 놓인 곳을 찾아가면,

강도 무리를 만나 두들겨 맞고 돈을 뜯기는 평범한 사건부터 아르지움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거대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비밀까지

해당 장소에서만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소설 책 1/3 페이지 분량의 지문은 묘사가 훌륭하고 매력적입니다)

두 번째 매력은 이런 사건을 해결한 후에 일어납니다. 어떠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이드 퀘스트를 발동시키고

또는 플레이어에게 '키워드'를 부여해 언젠가 특정한 퀘스트를 시도할 수 있는 비밀 경로를 제공합니다!

저는 캠페인을 따라가며 총 네 개의 키워드를 얻었는데, 매 순간 피시 게임을 하면서 웹상에 공개되지 않은

이스터에그를 발견한 것처럼 짜릿한 쾌감과 언제 키워드 퀘스트가 나올까?하는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점도 조금 얘기해보자면, 시나리오를 제쳐두면 지도에서 자원을 얻고 마을에서 정비한다. 이것의 반복인 탓에

플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로운 편입니다. 시나리오에 초점이 맞춰진 설계인 듯 자원도 여유롭고 시스템적으로

상호작용이 없어 '경쟁'의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파티 게임인 텔레스트레이션을 하면 웃고 떠드는 과정을 즐기고

점수 계산은 건너뛸 때가 있는데, 니어앤파도 시나리오와 탐험의 과정을 즐기고 점수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유로 게임에 스토리텔링이라니.. 삼겹살에 쫄면일까? 아니면 민트 초코일까? 호기심에 찍어 먹어보니

사연이 담긴 음식들을 주문받고 만들어 내어주는 평온한 심야 식당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냥 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캠프 짓는 게임이야"라고 끝내기엔 많은 이야기가 잠들어 있는...

#조금 더 끄적이고 싶은 매력

ㅇ 번역

에라타에 나와 있는 오류를 제외하곤 번역의 수준이 좋았습니다. 스토리텔링 게임에서 딱딱한 번역 투에 몰입이

달아났던 적이 있었는데, 니어 앤 파는 묘사도 좋았고 매끄러운 느낌이 들어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ㅇ 쉬운 규칙

아이들과 같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규칙에 잔 룰 없이 깔끔한 점이 좋았습니다.

ㅇ 곳곳에 숨어있는 이벤트

감상에선 적지 못했지만, 가끔 특별한 동료나 진귀한 물건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적지 못해 아쉽습니다 : )

ㅇ 다양한 모드

제가 적었던 캠페인 모드 외에도 캐릭터의 배경을 알아가는 캐릭터 모드와 스토리북 없이

깔끔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아케이드 모드가 있습니다. 아직 해보진 못했지만,

캠페인 모드를 끝내고도 할 수 있는 많은 컨텐츠가 있어 즐겁습니다.

#솔로 플레이를 위해 살 가치가 있을까?

글쎄요. 이 게임은 솔로 플레이를 위해 설계된 게임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퀘스트가 큰 매력인 이 게임에서 오토마 규칙은 퀘스트 토큰을 제거하고 점수 내기에 연연하게 만드는 점이 아쉬웠고

협력 모듈 규칙은 온전히 퀘스트와 파밍을 즐길 수 있지만, 전투력 위주의 성장을 해야 하는 강제성이 아쉬웠습니다.

재미없는 게임이라기보단, 제대로 된 솔로 규칙이 없어서 애매한 것 같습니다 : )

#이런 분들에겐 비추천합니다.

게임을 하며 읽는 것에 몰입을 못 하는 분

운의 개입 없이 전략을 짜는 걸 좋아하는 분

빡빡한 경쟁 게임을 좋아하는 분

#여담

Sleeping Gods의 대성공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라이언 라우캣은

현재 Above and Below, 니어 앤 파를 잇는 아르지움 스토리텔링 게임의 세 번째 작품 Now or Never를 개발중입니다.

부디 이 멋진 게임들이 모두 한국어판으로 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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