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한 아카디아 퀘스트 소감
저는 보드게임 초보자라, 아는게 부루마블 정도 밖에 없습니다.
우리 큰아들(9세)이 부루마블을 좋아해서 저랑 종종 같이 합니다.
하지만 부루마불은 이제 질렸어요. 다른게 필요합니다.
마트에 갔죠.
이것저것 고르다가, 아들이 "인생역전"을 골랐습니다.
부루마불이랑 비슷한거 같고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집에 와서 아들과 같이 해보는데....
.... 진짜 재미가 없더라구요.
아들도 첫판을 다 깨기도 전에 그만두고 싶어했습니다. ㅜㅜ
부루마불이 백배 낫대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보드게임을 폭풍 검색했습니다.
(저는 보드라이브도 이 때 처음 알았어요)
그중에 "아카디아 퀘스트"가 재미있어 보이길래, 주문을 했습니다.
이미 설날 배송이 종료된 시점이라, 설 연휴 끝나고 배송이 올줄 알았는데,
의외로 설 전에 왔습니다.
연휴 전날 (2/10일) 밤에 박스를 개봉했고, 아들들과 첫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 정말로 신세계 였습니다.
아카디아 퀘스트는 PC RPG 게임을 연상시키는 시스템으로,
저와 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개성있는 영웅을 선택해서 무기카드로 몬스터를 사냥하고 퀘스트를 하는데
정말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제 둘째아이는 6세인데, 부루마블은 별로 흥미없어 하더니,
아카디아 퀘스트는 완전 몰입을 하더라구요.
아직 한글을 읽기 힘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룰에 대한 이해도 잘 했습니다.
저와 두 아들들은 비장한 마음으로 첫 스테이지인 망치구역을 플레이했고,
게임이 끝난 후 진행상황을 저장(SAVE)하기 위해, 각자의 카드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셋이서 게임을 리뷰했는데, 규칙서를 읽어보니 우리가 룰을 잘못 이해한것 같아서
결국 망치구역을 한번 더 플레이 했습니다.
그리고 설 연휴가 시작되었죠.
학교도, 직장도, 고향도 갈 일 없는 연휴기간,
저희 가족은 틈틈히 아카디아 퀘스트를 플레이 합니다.
결국 연휴가 끝나는 날 (2/13일), 11개의 스테이지를 모두 클리어 했네요.
플레이 도중에 저희는 정리함/보관함의 필요성을 느꼈고,
다이소에 쇼핑도 하러 갔습니다.
저랑 아들 둘이 손 잡고 갔고요, 보드게임 할 때 쓰는거 사러가는 거였기 때문에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하러 갔네요.
일단 소품을 담을 수 있는 12칸 정리함을 샀고,
각자 자신의 진행상황을 저장할 수 있도록 작은 정리함도 샀습니다.
정리함에 스티커로 아들들 이름도 붙여줬구요.
자신의 정리함에 무기카드와 돈을 넣어두기 때문에,
이제 진행상황 저장하기 위해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우리 가족은 애들 나이가 어려서 몇가지 하우스룰을 적용했습니다.
일단 게임의 목적은 상대를 이기는게 아니고, 아빠가 아들과 즐겁게 노는게 목적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는 부분은 변형을 했습니다.
1. 모든 스테이지를 다 하기
원래 11개 스테이지 중에서 6개만 하도록 되어 있지만, 저희는 그냥 11개 다 했습니다.
아이들은 금방 끝나면 아쉬워합니다. 더 놀고 싶어하거든요.
2. 죽음토큰, 저주카드 삭제
이건 캐릭터가 죽었을 때 패널티를 받는건데, 어른들끼리 하면 모를까
아이들과 할 때는 즐겁지 않은 룰이었습니다. 그래서 삭제.
3. 업그레이드는 풍족하게
원래 업그레이드는 6스테이지까지 할 수 있어서, 저희처럼 11스테이지를 다 하게 되면
업그레이드 할 게 없어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신 인벤토리를 1개씩 늘려줬어요.
최종장에서는 인벤토리를 8칸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밖에 자잘한 룰들도 수정해서 했습니다.
아빠가 아이랑 놀아주는게 목적이고, 아이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6세, 9세)
여러가지 유도리가 필요했죠.
아이들은 11개 스테이지를 하면서 얻은 무기카드를,
각자의 보관함에 소중히 넣어놨습니다.
원래 게임을 클리어하면 무기카드를 반납하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무기에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현재 무기를 그대로 가지고 게임을 다시 하고 싶어하네요.
이제 설 연휴도 끝났습니다.
연휴를 아카디아 퀘스트로 시작했고,
마무리도 아카디아 퀘스트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정말 재미있게 놀아서 좋았습니다.
아카디아 퀘스트 후속작들도 한글화 되어서 발매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