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의 기본 1. 전투와 교환비

루트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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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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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는 전쟁 게임입니다. 적 세력을 공격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죠. 그렇지만 모든 세력은 액션 수가 한정되어 있고, 공격 결과는 운에 의지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전투할 수 있을까요?

루트의 전투 규칙은 단순합니다. 0~3까지 있는 12면체 주사위. 사실상 4면체 주사위를 2개 던져서 공격자는 높은 수를, 방어자는 낮은 수를 씁니다.

양측은 병사 수만큼 피해를 입힐 수 있고. 방어자는 병사부터 제거하고 그러고도 피해가 남으면 건물과 토큰을 피해량만큼 제거합니다.

그러면 확률 계산이 너무 간단합니다. 양측 병사가 줄 수 있는 최대치인 병사 3명이라고 계산하겠습니다.

공격자가 주는 피해 가능성 방어자가 주는 피해 가능성

0: 6.25%/43.75%

1: 18.75%/31.25%

2: 31.25%/18.75%

3: 43.75%/6.25%

양측 피해 0 입힐 가능성: 6.25%

공격자가 피해 1 이상 입힐 가능성 93.75%

공격자가 피해 2 이상 입힐 가능성 75%

공격자가 피해 3 입힐 가능성 43.75%

1회당 공격자 기대 피해값 2.125

방어자가 피해 1 이상 입힐 가능성 56.25%

방어자가 피해 2 이상 입힐 가능성 25%.

방어자가 피해 3 입힐 가능성 6.25%

1회당 방어자 기대 피해값 0.875

방어자가 일방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 43.75%

공격자 이득/방어자 손실 1 가능성 37.5%

공격자 이득/방어자 손실 2 가능성 25%

공격자 이득/방어자 손실 3 가능성 12.5%

보면 알겠지만 공격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심지어 3피해 입힐 확률이 그보다 적은 피해를 입힐 확률보다도 높습니다. 방어자가 0피해 입힐 확률도 절반 가까이 되고요. 심지어 3:0의 스윕은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12.5%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피해 기대값으로 보면 8회 전투 기준 17:7로 2.5배 정도 이상의 피해량 차이입니다.

그러니, 공격이 언제나 이득을 봅니다. 그리고 쪽수가 많으면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으니 공격자는 무조건 병사 세 명을 모아다가 공격해야 하는 게 보통이죠.

그런데요. 이걸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재밌는 결과가 나옵니다.

루트에서 방어자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동수교환입니다. 병사가 적고 토큰과 건물이 있는 쪽이 병사 많은 쪽에 들이받는다면 공격자 손실이라는 경우도 나올 수 있긴 합니다만, 그거야말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고(앞면 급습을 낀 까마귀 모략단이 아니라면) 방어자는 동수교환이 나오면 최고죠.

진짜 공격자 입장에서 최악은 0.0. 액션을 썼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가 최악이고요. 왜냐면 3:3이면 그래도 적도 3명 죽으니 반격은 안 들어오는데, 0:0이면 적 3명이 아무 피해도 못 주고 적진에 들어온 3명을 공격해서 스윕해버립니다.

그러면 이 동수교환 확률을 보죠. 이하 미교환 포함 동수교환 이상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입니다.

미교환: 6.25%

공격자가 1명일 때: 62.5% 방어자가 더 많다면 그중 25% 확률로 공격자 손실, 방어자가 셋 이상이면 6.25% 확률로 3피해 손실.

공격자가 2명이고 방어자가 더 많을 때: 37.5%

공격자가 방어자 이상이고 방어자가 3명일 때: 25%.

공격자가 방어자 이상이고 방어자가 2명일 때: 37.5%.

방어자가 1명일 때: 62.5%

이 계산이 의미하는 게 있습니다. 뭐냐면, 공격자는 병사가 많을수록 이득을 보는 게 확실한데, 방어자는 병사가 적을수록 오히려 손해를 적게 본다는 거죠.

왜냐면 공격자가 너무 유리하니까요. 그러니 거꾸로 방어자가 1:1 교환만 해도 충분히 이득인데. 병사 딱 1명이 방어하면 무려 56.25%로 1:1교환, 심지어는 6.25%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게임에서 병사 하나로 요충지를 방어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그야 토큰과 건물이 쌓여 있는 곳에 병사 한 명 보내봤자, 1피해 주고 3피해 입으니까요. 그럴 거면 차라리 병사를 많이 보내서 토큰과 건물을 살리는 게 낫죠.

그러면 게임 내에서 공격으로 이득을 보는 공략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무력화되어 병사 하나만 보내도 그냥 점수를 주워 먹고 견제가 되는 공터.

2. 토큰과 건물이 있지만, 지키는 병사가 3명이 아닌 공터.

3. 병사가 셋 이상 있고 토큰과 건물도 있는 공터.

4. 병사밖에 없지만 그래도 3명은 있는 공터.

여기까지는 그래도 확장을 위해서 ‘공격’을 선택할 만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이득을 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얘기가 다릅니다.

5. 병사가 둘이며 토큰도 건물도 없는 공터.

6. 병사가 다섯 이상이라 3피해를 주어도 병사가 둘 이상 남는 공터.

7. 병사가 하나밖에 없는데 토큰도 건물도 없는 공터.

5번은 공격을 주저하게 됩니다. 물론 공터를 지배한다는 이득이 있지만, 그럴 거면 그냥 병사 세 명을 보내서 병사를 남기고 지배하는 편이 낫습니다.

6번은 어쨌든 공격을 2번 이상 가할 수 있다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만, 버텨내서 역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병사가 이 정도로 남으면 지배권을 풀 수도 없어서 최악입니다.

7번은 그냥 공격하지 마세요. 공격보다는 제압. 병사들을 ‘이동’시켜 싸우는 대신 누릅시다.

이러면 각 세력마다 기본적인 전략 구도가 보이는데요. 가장 간단하게는 고양이 후작의 전략이 보이죠.

후작은 게임을 시작하면 병사들이 게임판 공터에 쫙 뿌려져 있는데요. 이걸 이동해서 하나로 합쳐서 ‘방어’하는 건 말도 안 됩니다. 차라리 1명인 편이 적을 방해할 가능성이 커요.

적도 이 공식을 알든 모르든 1명을 죽이는 게 손해니까 1명은 적진에 남아 있는 편이 일해줄 가능성이 큽니다. 적진에 들어간 병사 1명을 회수해서 큰 병사 무리로 만들기보단, 그냥 내버려 뒀다가 나중에 증원해서 전선을 밀 때 이미 있던 기존 병사와 합세해서 병사 3명을 맞춥시다.

심지어, 이 게임은 방어하느니 오히려 역공에 나서는 게 더 낫습니다. 규칙에서만 보이는 논리로는 말이죠.

하지만 게임에서 각 세력들은 이런 규칙들을 무시하는 놈들 천지입니다.

고양이 후작: 병사가 죽어도 다시 부활함. 3명이 죽으면 오히려 이득.

이어리 왕조: 사령관 지도자의 경우 추가 피해 1을 줌.

우드랜드 연합: 방어가 공격보다 더 이득임. 오히려 공격이 손해.

방랑자: 방랑자는 병사를 공격하는 것조차 이득임. 그런데 방랑자를 공격했을 때 상대가 얻는 이득은 하나도 없음.

도마뱀 교단: 병사 3명으로 무리하게 거점을 방어할수록 오히려 더 강해짐.

까마귀 모략단: 뒷면 토큰 방어 시 오히려 피해 1을 입힘.

로드 오브 헌드레즈(들쥐): 기분에 따라 추가 피해 1, 혹은 피해 1 경감.

키퍼 오브 아이언(오소리): 유물이 있다면 피해 1 경감.

머라우더까지 기준 세력이 10개 있는데 무려 8개 세력이 공격과 방어의 전제를 무시합니다. 정직한 공방 교환하는 세력은 지하 공국, 리버포크 외엔 없는 거죠.

어쨌든 지금까지의 서술만 보았을 때 루트에서 남들하고 상호작용 안 하고 자기 할 것만 하는 내정 위주의 빌드, 흔히 말해 내정충 빌드가 극도로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셨을 겁니다. 간단합니다. 아무리 나 혼자 빌드업하고 싶어도 다른 세력이 와서 두들겨 패면 순식간에 나라 잃고 너덜너덜해지거든요. 그렇지만, 4명이서 하는 게임이니만큼 두 놈이 싸우면 나머지 하나 정도는 내정을 선언하고 틀어박히기 마련이죠. 그러니까 루트는 모두를 다 패야 합니다. 안 그러면 모두한테 맞아요.

그러면 전투의 기본을 익혔으니 다음 글에서는 제작과 카드에 대해서 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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