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와이프와 2인플 보드게임 후기
보드게임 플레이에도 주기가 있는것 같습니다. 한동안 수집하는것도 플레이하는것도 시들하다가 또 언젠가는 생각나서 모으고, 틈날때마다 돌리고.
저에게는 요즘이 이런시기가 아닌가 싶은데요. 코로나 때문에 주말에 외출을 꺼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에서 할 수 있는것들로 눈길을 돌렸는데요.
그중 와이프와 함께 즐길 수 있는걸 찾다보니 집에 쌓여있는 보드게임이었습니다. 연애시절 와이프와 보드게임 모임한번 갔다가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 보드게임 모임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는데요. 그래서 주로 와이프와 2인플을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것 같은데요. 모임에서 참 좋은 사람
만나기 어려운거 같아요. 마음맞는 사람 만나기도 어렵고요. 오죽하면 지난번 중고거래할때 저희집근처 오신분한테 혹시나 하고 사는곳을 물어봤죠...
마음 맞으면 같이 게임좀 해볼까 하고...나이가 들다보니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상대하는게 더욱 힘들어지는것 같습니다.
암튼 지난 주말에 돌려본 2인플 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 르아브르
연애시절 와이프와 딱 한번 돌려보고 봉인해두었던 르아브르 입니다. 저는 구판인데 알고봤더니 이게 한글판이 나왔더라고요. 10여년전에 이거 구하기
정말 어려웠는데 요즘에도 품절되었는지 구하기가 어려운거 같습니다. 암튼 예전에 플레이했을때 엄청난 플레이타임과 저의 설명의 무지로 인해 최악의
게임이 되었었죠.
오늘은 와이프를 테이블에 앉히기에 정말 어려웠는데요. '예전에 재미 없었던거네? 안해!!' 라는걸 은행 시켜준다고 꼬드겨서 겨우 테이블에 앉혔네요.
카지노칩을 사용해서 게임을 했는데 와이프가 딜러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내가 돈 가져가면 사기치니까 자기가 분배하겠다면서 딜러를 자청. 결국 테이블에
앉히고 결과는 대성공!!. 우베 게임은 참 저희 커플과 잘 맞습니다. 우베 게임 자체가 2인플이 좋은 게임이 참 많죠. 어쨋든 간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게임 종료]
지금 플레이해보니 르아브르의 룰은 정말 쉬운데 예전엔 이걸 왜 이렇게 어려워했나 모르겠습니다. 자원채우고 - 건물액션 or 자원먹기 . 이게 끝이죠.
건물들이 많아서 건물들의 기능을 다 익히는게 좀 어렵다고 하지만 이것도 아이콘화도 잘 되어 있고 대부분 이해가 되는것들이라 어렵지 않았습니다
[게임 시작]
이날 와이프와 저의 테크는 완전히 갈렸는데요. 와이프는 건물러쉬로 갔고 저는 배 테크를 탔죠. 배 왕창 지어서 수출해서 돈버는 테크로 갔는데
결과는 와이프의 승리. 점수는 6점차로 거의 비슷한게 완전 치열했는데요. 저는 마지막에 럭셔리 배를 놓친게 아쉬웠습니다. 우베게임들이 다 그렇듯이
르아브르도 밥먹이기 단계가 있는데 밥먹이는 수치가 엄청나죠. 하지만 배를 구입함으로써 이를 상쇄할 수 있으니 다른 게임보다는 빡빡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게임 시작과 종료 사진보면 참 치열하게 플레이 했구나 라고 느껴지네요. ㅎㅎ.
르아브르의 최고의 재미는 자원들 쫙쫙 뒤집을때와 이것들을 다 돈으로 돌릴때가 가장 짜릿합니다. 이날도 카지노칩을 이용했는데요. 카지노칩때문에
돈 땡기는맛이 더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막판에 점수계산할때도 모든 건물들을 다 칩으로 환전한뒤 서로 비교하니까 훨씬 가시성도 좋고 손맛도
좋더라고요. 와이프도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는지 다음번에도 또 하자고 하네요.
2. 반지의 제왕 : 중간계의 여정
르아브르를 플레이하니 새벽 2시정도 다 되었는데요.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반지의 제왕을 꺼내들었습니다. 결과는....역시 FFG 게임은 저희 커플이랑 안맞네요..ㅠㅠ.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노트북준비와 조명, 반지의 제왕 OST 까지 틀어놓고 했는데 전혀 안먹혔습니다. ㅠㅠ. 새벽시간이라 집중도가 떨어진것도 한몫했네요.
둘다 온라인게임, 특히 와우나 리니지 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테마도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요. 게다가 2인플 전용이라고 할 정도로
2인플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해서 큰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별로였네요. 꾸역꾸역 첫번째 캠페인은 완료를 했는데요.이녀석은 이미 방출이 되었습니다. ㅠㅠ
저희 커플이 재미를 못 느낀 몇가지 이유를 찾아보자면 첫번째는 플레이에 대한 보상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게임하는 도중에 뭔가 보상이 나오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알아보니 캠페인 끝나고 다음 캠페인 시작할때 아이템 강화나 카드풀이 늘어난다던지 하는거 같은데 그동안 게임안에서 바로 보상을 받고 또 투자를 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서인지 이렇게 캠페인 방식으로 진행하는게 낯설었습니다. 두번째는 작은카드와 작은 글씨. 셔플하기도 힘든 작은 카드크기로 계속 카드를 셔플하자니
영 불편했습니다. 게다가 정말 작은 글씨때문에 계속 카드를 들여다보는게 불편해서 카드기능은 생략해버리니까 그냥 카드만 뒤집는 게임이 되버리더라고요. 진짜 예전엔
이런 작은글씨의 카드들도 잘 읽고 플레이 했는데 이젠 진짜 힘들더라고요. 세번째는 스토리와 테마를 중요시 하는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불호.. 이런 테마형 게임은
처음해보게 되었는데 그냥 취향 자체가 안맞는 거더라고요. 반지의 제왕 영화 재밌게 봤으니 이것도 재미있겠지 라고 했는데 보드게임은 또 틀렸습니다.
이제 확실해졌습니다. 저희 커플은 광기,아컴,반지 등의 FFG 게임들은 플레이 안할 것 같네요. 아컴딱지가 2인플이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아마 저희에겐
반지의 경험과 비슷할것 같아요. ㅠㅠ. 걍 유로형 게임들이 잘 맞는듯..
3. 화이트홀 미스터리
아주 오래전에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 를 참 재미있게 플레이했었습니다. 그때는 인원도 많아서 5명이서 했던거 같아요. 저마다 경찰을 하나씩 잡아서 한소리씩
하는데 잭을 맡았던 저로써는 그 얘기를 듣는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헛다리 짚고 있는 얘기를 아주 논리적으로 썰을 푸는데 ㅋㅋ. 화이트홀은 화채를 2인에 딱
맞게 간소화한게 특징입니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진짜 추격 그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더라고요. 실제로 화채 해봐도 굳이 필요없는것들이 있긴 했는데 화이트홀
에서는 불필요한것들은 다 잘라내버리고 추격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다보니 룰을 알고 있다면 플레이 타임도 엄청 줄어듭니다. 빠르게 하면 한판하는데 20분이면 끝나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잭을 잡고 와이프가 경찰을 했는데요.
저는 여유있게 저의 승리를 예감했죠. 1라운드에 7턴만에 복귀를 하는걸 보니 '음...20분 컷 가능하겠군' 이라고 했는데요.
결국 2라운드 저의 상황입니다...ㅋㅋ. 이 장면보니 아직도 숨이 턱턱막히네요. 여기서 살아보겠다고 이리저리 비비적 거리면서 비벼봤는데 아...꼼짝없이 잡혔습니다.
근데 뭐 안잡히더라도 어차피 다음라운드 시작점을 알려줘야 하니 걍 '나 잡아주소' 하면서 GG 를 쳤는데요. 처음에 큰소리 떵떵 쳤는데 결국 패배..
처음엔 좀 널널할꺼라 예상했는데 이게 한번 흔적을 흘려주니 포위당하는게 순식간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상대방의 헛다리 짚는 재미는 여전했습니다.
특히 잭은 특수타일을 사용하는 시점을 잘 잡아야겠더라고요. 한개도 사용안하고 승리하는건 좀 어려울것 같고 압박되기 전에 미리 타일을 써서 빠져나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참 압박중에 쓰니 이게 다 보이더라고요.
화채 할때는 내 시야가 게임판을 보기 때문에 잭으로 할때 어딜 보고 있는지 경찰들이 눈치를 챘는데 이번엔 가림판에 지도가 그려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예전에 화채 할때 그래서 저는 눈 양옆을 노트로 가리면서 플레이하곤 했는데 ㅋㅋ. 추억돋네요.
이렇게 또 주말이 지났는데요. 화이트홀까지 끝내놓고 와이프가 다음주 주말에 할 게임을 정해줬습니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게임은 컴포예쁜거, 하지만 단순하거나 시시하지 않은거. 어느정도 난이도가 있어도 재미만 있다면 충분히 함께 플레이할만한거. 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다음주말에 플레이할꺼는 이번엔 자기가 골라본다고 했는데요. 해서 고른게 바로
석기시대,테라미스티카 입니다..네...또 저는 일주일내내 룰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근데 석기시대는 왜 고른거야?
주사위통이 맘에 들어서...
그나저나 테라미스티카 어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