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와이프와 보드게임
추석연휴가 지난지 꽤 돼었는데 이제서야 보드게임 후기를 올리네요. 평소 주말이면 와이프와 나들이나 외출을 자주하는데 코로나때문에 이마저도 못하니
자연스럽게 보드게임을 자주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와이프와 보드게임하려면 갖은 애교(?) 와 타협, 보상 등을 내걸었지만 최근엔 집에 있을수밖에 없으니
와이프도 별말없이 자주 테이블에 앉아주는데요. 이럴땐 코로나가 고마울따름입니다. ㅎㅎ.
1. 워터게이트
2인플 수작이라는 워터게이트를 플레이해봤습니다. 보드게임을 구매하는 1순위가 2인플이 얼마나 재미있느냐의 기준이 되는 저에게 워터게이트는
간만에 나온 수작이라서 처음부터 기대가 컸는데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거 물건이네요. 게임의 깊이가 엄청난 녀석입니다.
총 2판을 플레이했는데 첫플레이시에는 닉슨이 압도적으로 좋더군요. 기자쪽으로 플레이할때 '이걸 어떻게 이겨?'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닉슨의
카드들이나 승리조건이 너무 강력했습니다. 첫플레이시 제가 닉슨 와이프가 기자였는데 그래도 와이프가 중간중간 잘 제지하면서 잘 따라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잘 플레이 했구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두번째판에서는 와이프가 닉슨선택. 결과는?
와이프 : '닉슨이 엄청 쎄네'
나 : '와...이걸 어떻게 이겨?'
카드들의 기능을 잘 몰라서 둘다 오로지 승리조건만 보고 달린 결과이기도 한데요.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한 게임인것 같습니다.
매턴마다 항상 '저지할까?' '내꺼 달릴까?'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데요. 둘다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있을것
같은데 이걸 잘 못찾겠어요.
특히 기자쪽은 공모자의 활용이 중요한거 같더라고요. 닉슨쪽은 워낙 카드들의 기능이 강력하고 승리조건도 그냥 직진만 하면 되는데
기자쪽은 이것저것 챙겨야 할게 많더라고요. 상대도 저지하면서 나의 이득도 챙겨야 하니...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닉슨은 유닛하나하나가 강력한 플토이고 기자쪽은 테란쪽인거 같아요. 스캔도 달아야 하고 시즈도 풀었다 박았다 하고 마인도 심고
하면서 컨트롤까지...하지만 그래서 테란 플레이가 화려하고 승리할때도 짜릿하잖아요?. ㅎㅎ.
암튼 간만에 정말 2인 전용게임으로 재미있게 했네요. 근데 다시 돌리자고 하면 망설일것 같아요. 둘다 지기 싫어해서 너무 치열하게
플레이해야할것 같고 왠지 바둑이나 장기같은 게임처럼 삭막해질것 같아요....그래도 정말 재밌는 게임입니다.
p.s : 그나저나 기자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다음번에 제가 기자로 해서 정의가 승리한다는걸 보여줘야 하는데...
2. EXIT 방탈출게임 : 파라오의 무덤
워터게이트 끝나니 새벽 2시정도 되어서 간단하게 플레이할거 없나? 하고 뒤져보니 작년에 사뒀던 엑시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상자도 작고 별거 없을것 같아서 딱 한시간 하고 자자 하면서 꺼내든 엑시트...결론은 4시 넘어서 잤네요. 하면서
'와...내가 이렇게 멍청했나..' '이렇게 눈썰미가 없었나?'
라는 자괴감과 '그래도 방 탈출했다'라는 뿌듯함이 동시에 밀려왔네요.
1회성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의 구성물이나 세부규칙을 전부 알려드릴순 없지만 이렇게 컴포를 자르고 붙이고 뚫고 뒤집고
메모하는등의 훼손이 이뤄집니다. 딱 1회밖에 플레이를 못하는것이죠. 게임끝나고 나니 와이프가 처음 꺼낸말이
'이거 얼마야?'
보통 와이프가 가격을 물어본다는건 둘중하나입니다. 가성비가 좋은건지 또는 중고로 얼마에 팔면 적당할건지. 즉 보유 아님 방출인거죠.
엑시트는 가성비를 따진것인데요. 가격이 15,000 원 정도니까 2명이서 2시간 넘게 신나게 놀았으니 가성비가 좋다는것이죠. 게임성은
한번쯤은 플레이해볼만했다인데요. 둘다 이런류의 게임은 처음이었지만 룰북보면서 플레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플레이중에도
정말 몰입해서 시간가는줄 몰랐는데요. 막히는 부분에서는 힌트를 주기 때문에 너무 어렵지도 않았고요. 다시 한번 느낀건 이런류의
게임은 정말 눈썰미가 좋아야겠구나 였습니다. 설마 그 문장이 그렇게 해석되리라고는 정말 몰랐거든요...아직도 마지막에 뒤통수 맞은거
생각하면....ㅎㅎ. 기존 전략게임이나 협력게임등이 지겨워졌다면 이런 방탈출류 게임 한번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3. 에이언즈 엔드
전날 늦게까지 놀다보니 다음날 오후에 느즈막히 에이언즈 엔드를 꺼내봅니다. 추석이니 가볍게 맥주와 팝콘으로 낮술한잔하면서
플레이했는데요. 둘이 레이드 도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플레이했네요. 저는 1인 테플을 해봤었고 와이프는 첫플이었는데요. 결론은
와이프왈 '좀 유치하긴 한데 재미있네. 다음엔 다른 몬스터에 도전해보자'
라며 시크하면서도 안도의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사실 에이언즈엔드가 박스이미지는 좀 촌스럽긴하죠. 박스 꺼낼때부터 와이프가 '설마 이거 하는거 아니지?' 라는 말 들으면서 테이블에
앉힐때까지 얼마나 설득을 했는지....와우에서 법사 알지? 그거랑 비슷하고..히오스할때 제이나가 마법쏘고 하잖아..등등..
셋팅은 초심자 셋팅으로 했습니다. 몬스터는 격노자에 와이프가 딜러를 담당하고 제가 탱과 보조 역활을 맡았죠. 초반부터 쫄따구 처리는
와이프가 확실히 맡아주어서 편하게 플레이했습니다. 막판에 와이프 피가 간당간당했는데 모아두었던 마법과 제 스킬로 위기를 잘 넘겼는데요.
확실히 에이언즈 엔드는 2인플에 최고인거 같아요. 서로 계속 대화하면서 '이번턴에 마법1개 쏴서 졸개 처리하고 1개는 남겨놔'
'오빠 스킬 충전다 되었어?' '나 피좀 채워줘' 등 진짜 레이드하는것처럼 서로 협력하면서 재미있게 했네요. 다음엔 다른 몬스터와
다른 캐릭터로도 플레이해봐야겠습니다.
추석연휴 보드게임플레이로 다시 한번 와이프와 보드게임의 물꼬를 텄는데요. 요즘 주말마다 와이프와 게임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음엔 주말에 플레이한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