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47
모임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2020년 10월 10일 모임 후기
1. 브라스 랭커셔(HW, JH, SC, DE)
오늘은 고인물 4분만 오기로 하셔서 작정하고 그동안 플레이해보고 싶었던 전략 게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브라스 랭커셔인데, 버밍험이 더 낫다는 평이 많지만 일단 랭커셔도 해봐야할 것 같아서 먼저 플레이 해보기로 했습니다. 룰북이 몇 장 안되길래 쉽게 익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건물을 지을 때 쓰는 network개념과 석탄을 가져갈 때 쓰는 connect개념이 헷갈리고, 석탄을 지어서 건물을 지으면 그 두 가지가 다 쓰여서 훨씬 복잡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전략 게임을 꽤 많이 돌려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이해시키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할 수 있는 액션 자체는 단순해서 그것만 적응하고 나면 게임이 쉽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턴 순서, 자원시장의 가격, 연결된 도시 등 고려해야할 것도 많고, 다른 사람이 깐 타일에 의해서 내 계획이 어그러지기도 해서 다들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게임을 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로 머리 쓰면서 게임했던게 오랜만이라 무척 재밌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두 판 정도 해봤다고 초반에 development를 많이해서 상위 레벨 타일들을 많이 보유하고 남들이 수익레벨을 올릴 때 대출을 받아서 돈을 많이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대출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대출받은 돈을 쓰지도 못하고 한동안 이자만 계속 내고 있어서 속이 좀 쓰렸네요. 그래서 운하시대에 타일도 몇개 못 깔아서 점수도 별로 못 벌었지만 대신에 대부분 타일이 2시대라서 보드판이 싹 다 정리될 때 저는 타일을 많이 남길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JH씨는 거의 첫 라운드에 올인한것처럼 1레벨 타일을 많이 지어서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수익도 엄청 높고 1라운드 점수도 많이 받더라구요. 대신에 2라운드에서 타일이 거의 다 사라져서 마치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 실수가 좀 있긴 했지만 3, 4레벨 방직공작을 몇개 지어서 무난하게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게임 막판이 되니까 DE씨와 SC씨가 마치 협력 게임을 하듯이 DE씨가 항구를 지으면 SC씨가 그걸 이용해서 방직공장을 파는 형태로 타일을 엄청 깔기 시작했습니다. 항구를 꽤 많이 지어놓으니까 의외로 그것도 점수가 상당히 많더라구요. 그래서 무난하게 이길 줄 알았는데 DE씨에게 1점차로 간신히 승리를 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아무도 선박을 만들지 않았는데 보드를 잘 보니까 선박은 development를 좀 덜해도 깔 수 있고 따로 파는 액션을 하지 않아도 점수를 벌 수 있어서 괜찮아보이더라구요. 다음에는 다른 테크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네요.
2. 테라포밍 마스(HW, JH, SC)
브라스가 무려 4시간이나 걸려서 DE씨는 아쉽게 더 참여를 못하고 남은 세명이서 테라포밍 마스를 돌렸습니다. JH씨가 아직 확장을 아무것도 접해보질 못해서 맵, 비너스, 콜로니등 터모일을 제외한 확장을 모두 넣고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래도 시스템적으로는 추가되는게 거의 없어서 아주 간단하게 설명만하고 진행을 할 수 있었네요.
저는 가장 기본판에 있던 기업인 Mining guild와 Ecoline이 걸렸는데 사실 둘 다 딱히 맞는 프로젝트 카드가 없어서 mining guild로 시작을 했습니다. SC씨는 프로모 기업은 Philares를 골랐는데 처음에는 별 특징이 없어 보였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구요. 기업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상하게 JH씨도 기본 기업인 Saturn systems가 걸렸습니다. 그래도 확장에는 토성 카드들이 많아서 Saturn systems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Saturn systems를 깐 JH씨는 토성 카드를 안 내려놓고 정작 저와 SC씨만 토성카드를 깔아서 JH씨는 그 이득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쉽게 굴리시더라구요. 그래서 TR점수도 훨씬 앞서가고 에너지도 많이 확보해서 혼자 콜로니도 쓸고 다녔습니다. SC씨는 노련하게 마일스톤부터 2개를 선점해서 TR은 낮아보였지만 실제 점수는 꽤 많이 벌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카드 욕심을 부려서 그런지 제대로된 엔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마일스톤, 어워드를 하나도 못 가져가고 허덕이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나마 믿을만한게 immigration city였는데 이상하게 다들 도시 건설을 하질 않아서 거의 이득을 못봤습니다.
라운드마다 지수를 하나씩 올리는 정부단계를 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저랑 JH씨는 미생물을 통해서 산소를 금방 올리고, SC씨는 티타늄을 이용해서 물을 쉽게 까는 카드가 있어서 게임이 생각보다 금방 끝났습니다. 도시도 몇 개 안 지어지고 숲도 별로 없는 횡한 화성이 됐는데 게임이 끝나버려서 그나마 도시+숲으로 점수를 벌어보고자 했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TR점수에서는 JH씨가 많이 앞서 나갔지만 마일스톤 어워드에서 SC씨가 잔뜩 치고 올라가고, SC씨가 그나마 숲을 상대적으로 많이 깔아서 보드에서 점수를 벌어서 1등을 했네요. 저는 80판이 넘게 게임했던 경력이 부끄럽게 꼴찌로 마감을 했습니다. 이제 다른 확장은 다 돌려봤으니 이 멤버로는 터모일도 한 번 해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