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게임 하나 소개합니다.
아이들과 할 만한 간단한 레이싱 게임 하나를 소개할께요. 오딘의 까마귀입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오딘이라는 신의 이야기를 테마로 만든 작품인데. 직관적이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오딘은 두 마리의 까마귀를 키웠습니다. ‘후긴’과 ‘무닌’이라고 불리웠던 이 까마귀들은 아침에 동이 트면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날아갑니다. 이 두 마리의 새는 세상을 돌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와서는 해가 저물 무렵, 오딘의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아 그들이 보고 들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오딘은 이들로부터 세상의 경험과 지혜를 얻게 되는데요. 두 마리의 서로 다른 까마귀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균형 잡힌 시각을 키워 나간다는 얼핏 간단하지만 곰곰이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워낙 테마에 시스템을 잘 이식해 놓아서 아이들에게 게임에 대한 이해와 배경을 설명하기가 참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테마는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거든요.
시스템은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플레이어는 각각의 까마귀가 되어서 세상을 여행하듯. 한 바퀴를 상대방보다 먼저 돌아오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까마귀를 앞으로 전진시키기 위해서는 핸드에 있는 동일한 풍경의 카드를 내려 놓아야 합니다. 없다면 차례를 마치고 카드를 더 뽑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석적인 플레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법을 이용해서 거리를 줄이고 늘리거나, 카드를 더 뽑는 등, 기본 규칙을 파훼하여 상대보다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 최근의 트랜드가 좀 더 복잡한 전략을 위해 뭔가 양념을 쳐서 ‘비빔밥’스러운 재미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이 작품은 그런 것 없습니다. 아주 담백하게 레이싱 본연의 재미를 추구합니다.
이 오래된 게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기도 했지만, 몇 년 전 이 게임이 새로운 일러스트와 수려한 구성물로 다시 재판이 된 것을 보고, 얼른 구입하게 되었는데..정말 아트워크가 넘 좋네요. 따스한 질감의 산과 들, 그리고 깊은 계곡과 구릉지등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뒷면의 오래된 고서적 같은 느낌도 좋구요. 간단한 게임이지만, 아이들과 나눌만한 이야기가 많은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인원은 아이들 두 명을 같은 팀으로 묶고, 한명은 비행을, 한명은 마법을..어른은 그들과 대항하는 구조로 하면 서로 사이좋게 잘 하는 것 같아요. 오래된 게임이 주는 담백한 맛이 일품인, 예쁘고 착한 게임입니다.
카드를 옆으로 배치해서 상대방의 거리를 늘리는 재치있는 마법!!
후긴과 무딘은
오딘의 어깨에 내려앉아 세상의 지혜를 알려주던 두 마리 까마귀들의 이름인데요.그 이름의 어원을 풀어보면 ‘생각’과 ‘기억’이라고 합니다. 오래전 선인들이 바라본 지혜에 함의된 두가지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살짝 추천..
ps..전체적인 색감과 톤이 너무나 예쁩니다. 적정한 묘사와 여백의 밸런스가 좋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