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6일 김천 보드게임 모임 후기
안녕하세요, 최경도입니다.
이번 2020년 6월 6일 김천혁신도시 보드게임 모임(참석자: 최경도,겜돌쓰, 피죤투, YD)은 펭귄 타쏘, 스플렌더, 익스플로딩 키튼, 팬데믹, 겟 스위트 러브 등 총 5개의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김천 보드게임 모임 채팅방에 오래 계셨는데, 저랑 자꾸 스케쥴이 안맞으셨는지 YD과는 이번에 처음 게임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
가. 펭귄 타쏘
펭귄 팡팡, 펭귄 파티 등으로 유명한 펭귄 시리즈의 펭귄 타쏘입니다. 펭귄 시리즈는 꽤 괜찮은 제품 퀄리티와 깔끔한 디자인이 일품인데, 이번 제품도 잘 나왔더군요 ㅎㅎ
룰은 간단합니다. 본인 턴에 파란 판에 스틱을 올려놓고, 두개의 스틱 위에 또 올릴수 있다면 추가로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한번 밑에 깔린 스틱은 다른 스틱의 받침대로 쓸 수 없으며, 이런류의 게임이 그렇듯이 이미 쌓여진 스택을 건드리면 이전 플레이어로부터 스틱을 받아와야 합니다.
첫판을 테스트 삼아 돌려봤는데, 자꾸 제가 놓을 곳이 없어서 바로 뒷플레이어인 겜돌쓰님 처리하게 좋게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버렸습니다. 겜돌쓰님의 무난한 승리.
그랬더니 두번째판부턴 모든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면 남들에게 좋은걸 안줄까...'하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펭귄 타쏘의 본질인 '견제'를 깨달은 순간)
두번째판부터는 상대방이 이미 말을 깔아놓은 곳 밑에다가 본인 말을 둔다던가, 고난이도 묘기를 조언해서 스틱을 무너뜨리게 한다던가, 완전 멀리 떨어진 곳에 둔다던가 등의 혼전이 계속 되었네요.
YD님과 겜돌쓰님이 팽팽하게 가다가, 겜돌쓰님이 과욕을 부려서 스틱을 여러번 치는 바람에 순위권에서 굉장히 멀어지셨고 결국 YD님이 무난히 승리하셨습니다.
소감 : 쉽고 빠르고 재밌는 게임이긴 한데, 이 게임은 자꾸 특정 인원만 이른바 '도우미'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홀수 플레이어로 하던가, 아니면 팀전으로 해야 더 재밌는 게임이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또한 '스틱을 건드리면'이라는 애매모호한 주관적인 룰 때문에 모두 눈을 부릅뜨고 살짝만 걸치거나 건드려도 아웃을 외치는, 어찌보면 게임이 과도하게 흥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기본 룰북대로라면 일부러 킹메이커 해준다고 스틱을 주구장창쳐서 이전 플레이어한테 1등 몰아주기를 하는 트롤이 가능한 점도 식별되었습니다.
다음번엔 하우스 룰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건드리는 것까지는 허용해주고, 무너뜨린 사람은 무너진 스틱을 몰아 가진다음에 턴을 강제로 종료시킨다 정도로 바꿔서 해봐야겠습니다.
나. 스플렌더
피죤투님의 신청 게임, 스플렌더입니다.
김천 보드게임 모임은 특이하게 스테디셀러 보기가 힘들다보니, 새로 오신 분들이 다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세일도 하겠다 스테디셀러를 좀 사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플렌더입니다. 저도 스팀으로 AI와는 여러번 해보고 또 승리도 많이 해봤기떄문에, 실력은 자신이 있었죠.
하지만 그것은 아스모디社가 프로그래밍을 등신 같이 해놔서 그랬을 뿐이었다는 것을 세삼 깨달았습니다. (패치워크나 포션폭발 AI는 귀신 같이 해두더니...)
각자가 서로 전략이 다른게 재밌었습니다.
선을 잡으신 겜돌쓰님은 조커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쓰시는 모습이었고, 피죤투님은 가장 많이 나왔던 귀족 요건중 붉은색 보석을 위주로 모으는 모습이었으며
저는 성격상 극단적으로 조커를 가져오는 것을 배제하면서 초반에 토큰을 독점하는 플레이를 시도하고, YD님은 적절히 치고 빠지면서 균형잡힌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턴이 인상이 깊네요. YD님이 13점을 기록하고, 4점짜리 개발카드를 마지막으로 가져가실 기세라 제가 황금토큰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몇턴이라도 더 벌기위해 그 카드를 찜해왔는데, 본인 턴에 2점짜리 카드를 가져가시면서 저만의 신의 한수는 역시 x신의 한수로...
YD님이 15점, 제가 14점, 겜돌스님이 13점, 피죤투님이 3점이었습니다. 피죤투님의 경우 겜돌쓰님과 YD님이 앞에서 다 조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바람에 1티어 개발카드만 모을 수 밖에 없었던게 컸네요.
소감 : 제가 좋아하는 Easy to Learn, Hard to Win 타입의 게임입니다. 게다가 스테디셀러라, 많은 사람들이 룰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에 설명도 굉장히 빨리 끝났죠.
다른 모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테디셀러는 너무 많이해서 더이상 흥미가 없더라도 누군가 한명이 갖고있는 것이 이 좁은 보드게임 저변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다. 익스플로딩 키튼
보드라이프에서 주소 이전으로 샀는데, 하도 안와서 고양이가 터진게 아니라 선적했던 배가 터진거 아닌가싶었던 익스플로딩 키튼입니다.
어디서는 '카드로 하는 러시안 룰렛'이라고 칭해놨는데 딱 그 표현이 맞습니다. 어느 타이밍에 예지로 볼 것인가? 공격을 할 것인가? 이 공격을 받을것인가? 등등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도 굉장히 많고.
특히, 머리를 크게 굴릴 필요가 없고 즉흥적으로 해야한다는 점들이 오늘 참석자들의 맘에 딱 맞았습니다. 오늘 굴린 게임 중 가장 호응이 좋지 않았나 싶네요.
소감 : 혼자서 뇌내 테스트를 해봤을때 개그에 대한 번역이 다소 아쉬웠는데, 정작 사람들하고 게임을 하니 번역보다는 게임성 자체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확장에는 순서를 반대로 돌리는 카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약간 아쉽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이젠 보드게임도 DLC처럼 파는 시대가 온건가...
라. 팬데믹
5월 8일 불효팟에 이어 돌아온 이시국 게임 팬데믹입니다.
이번에도 OP로 분류되는 위생병은 없고, 대신 연구자-과학자-건축가-운항관리사 조합으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카드 운이 좋게 나와서 파란색 질병을 빠르게 근절시키고, 남미는 최소한으로 확산이 일어나게 통제를 했지만 동아시아에서 질병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자가 카드를 수급해서 과학자에게 주는 식으로 빠르게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모두가 적절히 움직여서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서울에서 게임을 끝내보겠다는 피죤투님의 결의가 있었지만, 그 기회는 다음번 '어려움 난이도'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몇번을 룰 설명을 해도 여전히 말이 꼬이네요... 흑흑
마. 겟★스위트 러브
모두가 싱글이라고 생각해서 꺼낸 게임이었는데, 알고보니 YD님은 김천 보드게임 모임에서 보기드문 커플이셨습니다.
그래도 흔쾌히 해보겠다고 해주셔서 꺼낸, 이른바 여자친구 시뮬레이터(보드게임) 입니다.
게임은 총 3페이즈로 나뉘는데, 미팅(룰북에는 공개 연애라고 되어있긴 하지만)->고백->결과 공개 로 나뉩니다.
뭐 결과적으로 나의 이성친구가 얼마나 매력적인가로 승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테플 겸 첫판은 다들 무난하게 본인의 여자친구를 꾸미는데 집중하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자를 너무 일찍 공개해버리는 바람에, 바로 견제수단인 돈쪼들림(부자와 함께하면 더욱 큰 점수가 차감됨) 성격이 붙어버립니다.
부자인데 돈이 쪼들린다면 도대체 평소에 얼마나 사치를 하고 다니는 걸까요....
한편 겜돌스님의 여자친구는 범죄자(...)로 밝혀지는 등 무난하게 지나가는 모양새였습니다.
피죤투님이 5점, YD님이 2점, 겜돌스님이 -1점, 제가 -3점.
그리고 이어지는 본판에서...
제가 애지중지 가꿔나가던 루리를 YD님이 채가시고, 모에에게 고백했더니 겜돌쓰님이 호감도를 많이 올려두셔서 밀려나는 등 선택지가 하나밖에 안남은 상태.
그렇게 선택된 제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20점
현실에서 연애 못하는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가상에서도 이런 폭탄이나 만나다니
한편 YD님과 겜돌스님은 5점, 그리고 피죤투님은 22점이나 되는 고득점을 하셨습니다.
그야말로 Winner takes it all 이네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소감: 사실 이번 게임은 다들 호기심을 가져주셔서 플레이가 가능했지, 조금이라도 안맞는 사람이 있으면 플레이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게임입니다.
다행인건 여성들을 위한 겟 스위트러브의 성별 반전버전도 있다는 것과, 그 성별 반전버전을 섞어도 게임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다고는 하네요.
오늘도 즐거운 플레이였지만, 어김없이 겜돌쓰님을 둥근달님이라고 불러버리는 대형사고가 터졌습니다.
후... 언제 한번 두분 꼭 만나서 게임 같이 해보시길 기원해봅니다.
PS1: 저희 김천혁신도시 보드게임 모임은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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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현재 보드게임을 대량 방출 중에 있습니다. 굉장히 염가에 팔아치우고 있으니 가끔씩 중고장터에'최경도' 검색 부탁드립니다 ㅜㅜ
(6월 7일 현재는 글을 삭제해두긴 했는데, 판매 물품을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