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좌절스런 전략 입문 후기 : 윙스팬, 테포마, 아그리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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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15:14

안녕하세요. 보겜에 본격 입문한지 약 두달 째. 자도 초보 보린이입니다. 하필이면 코로나가 유행할 때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ㅠㅠ 혼자서 유튜브 보며 게임 익히다가 손위생 철저히, 마스크 쓴 채로 친구들끼리 소규모로 모여 보겜을 즐겨왔습니다. 게임을 여러개 보유한 친구에게 본격 영업 당하여 라스베가스, 티츄, 렉시오, 보난자, 젝스님트, 로스트시티 등 가벼운 게임부터 서서히 빠져들게 되었고 스플렌더, 센추리123, 카르카손, 카탄, 세듀 등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들을 경험하면서 점점 전략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죠. 최근에는 웨이트를 조금 올려 버건디, 윙스팬을 거쳐 드디어 테포마와 아그리콜라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하루만에 다 한건 아니고 한 모임에 한개씩 했어요) 버건디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했습니다. 플레이도 여러번 했고 다들 여기까지는 만족했습니다. 스스로도 더 무거운 게임을 했다는 성취감도 생기구요. 그런데 윙스팬부터는 과부하가 오더군요. 특히 수많은 카드 특성과 긴 플레이타임에 압도되었습니다. 아무리 컴포가 예뻐도 결국엔 새 카드들을 찬찬히 읽어보며 즐기기보다는 빨리 게임이 끝나길 바라며 지쳐버렸어요. 특히 테포마의 경우 워낙 명성이 높아 기대가 컸고 저도 많은 유투브 설명 영상을 보며 룰을 익혔지만 막상 게임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특수카드는...ㅜㅜ 초보자에겐 너무나도 불친절한 카드 설명이... 힘들더군요... (번역투가 심하진 않았지만 한번에 이해되지 않는 카드 설명과 미생물 등의 표식? 아이콘?에 대한 설명도 너무 부족하던...) 돈도 너무 부족해서 하우스룰로 돈을 풀어가며 했지만 그래도 참 빡빡했습니다. 초보 4명이 모여서 하느라 플레이 시간도 길었던데다가, 저도 친구도 관심은 많지만 룰에 대한 이해가 철저한건 아니었고 룰마 역할을 해줄 사람이 없었던게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도 본인이 혼자서 솔플할 때는 대충 이해하고 했지만 처음 하는 사람들 3명 앞에서 룰과 세부규칙을 설명하려니 쩔쩔 매며 힘들어하더군요ㅠㅠ 설명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아그리콜라는 제 생에 첫 보겜 중고거래로 득 하여 혼자서 동영상을 보고 설명서를 숙지하며 솔플 해보았습니다. 빡빡한 농부의 삶, 굶주림과 밥먹이기에 허덕이는 게임이라고 익히 들어 마음 단단히 먹고, 일부러 손에 카드도 들지 않고 초보자 모드로 했죠. 그런데도.... "이게 뭐지?? 집을 늘리고 동물을 키우기는 커녕 음식만 만들어 바치기에도 벅차잖아??" 게임 중후반까지 아등바등 해보다가 농장은 제대로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흥미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초보들이 방출을 많이 한다던데 이유를 알겠더군요... 심지어 초보자 모드로도 이런데 수많은 보조설비카드, 직업카드까지 끼워서 하면 이거 도대체 어떻게 하나. 싶더라구요. 초보임을 망각하고 의욕만 앞서서 너무 성급하게 중급 전략 게임에 발을 들였나 싶네요. 다들 재밌게 즐기시는 유명한 전략 게임들에서 줄줄히 실패하고 좌절하다보니 보드게이머로서 저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해요ㅋㅋㅋ 그냥 즐거운 파티게임 정도가 나의 취향인가. 이런 생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