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블로그

쪽지

최근 2인플 후기 (데이터 주의)

9,392 조회

2020.04.18 23:0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올려보는 2인플 간단 후기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방문했던 보드카페를 제외하고 모두 집에서 플레이했습니다.

1. 초콜릿 팩토리

초콜릿 공장을 운영하는 테마의 엔진빌딩형 게임입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재료를 싣고 한 칸씩 이동하면서, 위/아래의 부품 액션으로 초콜릿을 생산하고 골목가게나 백화점에 납품하는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아트워크도 좋고 컴포넌트가 예뻐서 눈이 참 즐거웠어요. 디럭스 버전도 있긴 하지만(선&라운드 목재 마커, 부품 카드를 타일로 업그레이드 등), 리테일판으로 즐겨도 큰 아쉬움은 없으실 겁니다.

다만 인터액션이 정말 미미한 수준이라 저희 커플 취향과는 약간 안 맞았네요. 직원/부품 카드 드래프트와 백화점 납품 경쟁이 있긴 하지만 별로 치열하지 않고 혼자 하는 느낌이 매우 강했습니다. 점점 상대가 뭘 하든 관심이 안 가고 각자 개인보드만 골똘히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취향의 문제일 뿐 제법 준수한 게임입니다.

2. 핀카 (+엘 라줄 확장)

둘이 이미 20판 가까이 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게임인데, 이번에 나온 한글판(재판 버전)으로 다시 즐겨봤습니다. 엘 라줄 확장은 처음 넣고 해봤어요.

규칙은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중요한 변화가 있더군요. 초판과 달리 재판에선 인원 수에 따라 사용하는 과일의 수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최대로 보유 가능한 과일의 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계속 과일만 모으고 있을 순 없어요. 게다가 엘 라줄 확장의 가뭄까지 일어나면 한 사람이 과일을 최대 5개까지만 가질 수 있게 돼서(2인플 기준) 견제가 더욱 심해집니다. 어그로를 끌기 쉬워서 게임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어요 ㅋㅋ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3. 시에라 웨스트

서부 개척 시대 테마가 담긴 네 가지 모듈을 즐겨볼 수 있는 게임이죠. 이날은 골드 러시 모듈로 진행했어요. 매 턴마다 카드 세 장을 겹쳐서 배치한 후 공개된 아이콘의 액션을 수행하는 기본 규칙은 동일하되, 골드 러시 모듈에는 광차에 금을 싣는 액션이 있어서 금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카드를 어떻게 배치할지 요리조리 고민하는 브레인 버닝 요소가 강한데, (초콜릿 팩토리보단 낫긴 해도) 역시 인터액션이 적은 편이라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만 1인플은 매우 추천 드립니다. 오토마와 대결하는 방식인데 다인플 못지 않은 것 같아요.

4. 울름

규칙이 깔끔하고 행동도 직관적이면서도 고민할 요소는 적지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랜덤성이 강하긴 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퍼즐을 맞춰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저는 울름처럼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게임을 좋아하기에 언제든 꺼내서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마르코 폴로 2: 칸의 명을 받들어

전작에선 계약 완성이 주요 득점 루트이다 보니 자원 모으기 경쟁이 치열하고 여행은 다소 뒷전인 경향이 있었는데요. 이번 마르코 폴로 2는 여행 없이 계약 타일을 획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게임 종료 시 얻는 점수에서도 여행이 핵심 요소이기에 어떻게든 여행을 하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원을 얻는 방식도 달라졌고 길드와 옥 등 새로운 요소도 여럿 추가되었어요. 전반적으로 1보다 더 많은 요소가 들어가다 보니 언뜻 번잡해 보이기도 하는데, 핵심 재미는 그대로 담겨 있으면서도 다양한 운영 방식을 추구할 수 있어서 저는 2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1 했을 때도 서로 남의 캐릭터가 사기캐 아니냐며 의심했는데 2를 하고 난 후에도 똑같은 소리를 했습니다 ㅋㅋ

6. 코펜하겐

규칙이 매우 간단한 테트리스식 퍼즐 배치 게임이었는데.. 재미도 간단했어요.. 종료 조건이 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7. 리틀 타운

직관적인 규칙에다 위치 선정에 따른 인터액션도 제법 있어서 좋아할 만한 게임인데, 첫인상은 무난하네.. 정도였습니다.

감상을 들어보니 처음 받은 목표와 건물들이 잘 안 맞으면 약간 힘든 듯하더라고요.

8. 다섯 부족 (+나칼라의 장인들 확장)

장인 확장 넣고는 처음 플레이해봤습니다. 워낙 필구 확장으로 유명해서 궁금했는데 반쯤 동의하고 반쯤 아리송했어요.

동의하는 부분은 산과 심연의 존재로 인해 미플 이동에 흥미로운 제약이 생겼다는 점. 아리송한 부분은 보라색 장인과 마법 아이템이 신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는 점. 새로 추가된 만큼 일부러라도 장인을 더 가져오려고 해봤는데 그로 인해 게임의 재미가 배가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더 돌려보면 다르게 느낄 수도 있으니 우선 판단 보류입니다.

아무튼 2인으로 플레이하기에 훌륭한 게임이라는 점은 변함없어요.

9. 카베르나

거의 3년만에 카베르나를 다시 해봤네요. 애인이 처음 사준 게임이라 컴포 업그레이드 할 만큼 아끼기도 하지만 게임 자체도 다른 우베 작품들에 비해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콜은 너무 빡빡하고 아를은 너무 막막하다고 느꼈는데, 카베르나는 아콜과 아를의 중간 정도 위치인 듯해서 마음에 들어요. 기본적인 행동의 제약은 주어지면서도 루비나 탐험을 통해 좀 더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오딘은 아직 못해봐서 어떨지 궁금하긴 해요.)

첫 판은 이긴 줄로 확신했는데 루비와 금화에서 밀려서 졌고 ㅠㅠ 두 번째 판은 설비를 잘 써먹어서 승리했습니다. 이제 1시간 15분 정도면 충분히 한판 끝내게 되네요.

10. 트루아

점차 고전이 되어가는 게임이지만 이제야 처음 해봤는데요. 정말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최근에 같이 한 게임들 중에 탑이었어요.

규칙은 간결하고 액션 공간도 많지 않은데 남의 주사위를 사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이 정말 근사합니다. 담백하지만 깊은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11. 아줄: 여름 별장

처음으로 별을 완성해봤습니다. 감격..

12. 타르기 (+확장)

타르기도 저희 커플이 핀카 못지 않게 많이 한 게임이에요. 이날까지 상대 전적이 10:10으로 아직도 치열합니다 ㅋㅋ

확장은 오래전에 사놓고 한번도 안 하다가 이번에 처음 넣어서 해봤는데 게임의 특성을 크게 바꾸는 확장이더라고요. 타르기아와 모래언덕으로 인해 액션 선택지가 더 많아졌고, 물 활용을 통해 상품 수급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부족 카드들에 재밌는 효과들도 많이 있었고요. 하지만 앞으로도 확장을 꼭 넣어서 플레이할 것 같진 않습니다.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원래 좋아했던 타르기 본판만의 건조하고 빡빡한 재미와는 궤를 달리하는 측면이 강해서요. 그래도 많은 분들은 확장 포함하는 걸 더 선호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마침 올해 드디어 확장 영문판이 나오는 듯하니 한번 구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13. 셜록 홈즈 컨설팅 디텍티브

올해 초에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을 끝내고 이젠 셜록 홈즈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협력게임은 같이 안 하는데 추리 장르는 예외이네요 ㅋㅋ

디텍티브는 도중에 한 번 실패하긴 했어도 크게 틀린 적은 없었는데, 셜록 홈즈는 첫 번째 시나리오부터 완전히 헛다리를 짚었어요. 단서를 특별히 놓치지도 않았는데 추리 방향이 아예 틀려 버렸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성공했지만.. 단서만 모은다고 될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상상력을 동원해 머릿속에서 그림을 잘 그려야 할 듯합니다. 잘못된 떡밥을 물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하고요. 확실히 난이도가 높긴 한데 이게 추리의 참맛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오타도 그렇고 용어 통일이 안 된 부분이 여기저기 보여서 안타깝습니다. 게임을 못할 정도는 아닌데 눈에 밟히긴 해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