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보드게임 제작기(3) - 크라우드 펀딩(국외)
이번 편에서 공유할 부분은 크라우드 펀딩에, 특히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며 알게된 것들과 생각들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세일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은 우리처럼 처음 특정 제품을 만들때 자금을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먼저 크라우드펀딩을 노려보기로 결심했다면, “어디서 할 것인가?”가 다음 스텝으로 따라옵니다.
그래서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한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몇 개를 비교해봤습니다. 대략적인 펀딩 플랫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킥스타터 vs 인디고고
- 와디즈 vs 텀블벅
- 그 외 보드게임 전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들
킥스타터 vs 인디고고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모두 미국발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엄청난 볼륨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 세계 사람들이 킥스타터와 인디고고를 통해 물품을 선투자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받습니다.
그러면 보드게임은 어디서 펀딩을 받는게 좋을까요?
여러모로 찾아보니 보드게임의 크라우드펀딩은 킥스타터가 인디고고를 압살하는 수준으로 킥스타터가 우월한 펀딩 모금액을 가지고 있더군요;;
심지어 인디고고에서는 이를 인지했는지는 몰라도, 특정 보드게임 펀딩 캠페인이 킥스타터에도 등록이 된 적이 있다면, 해당 모금액을 포함하여 모금액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인디고고가 킥스타터에 비해 저렇게 작냐?라고 하면 그렇지는 않고,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각자가 잘 나가는 카테고리가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보드게임은 킥스타터에서 캠페인을 오픈하는 것이 정석으로 생각되죠.
헌데,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킥스타터는 한국을 캠페인 오픈지역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은 그래서 킥스타터에서 캠페인을 오픈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보드게임 외에 PC 인디게임을 제작하는 스튜디오에서도 킥스타터에 오픈하고 싶지만, 캠페인을 오픈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 싱가폴, 홍콩 등에서는 오픈이 가능한데, 도대체 왜 한국만 제외되었는지 의문이네요...
물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는 존재하나, 정확히 어떻게 해야하는지 공유한 사례가 전혀 없어요.
바로 미국에 법인을 차리는 것입니다.
보드게임을 만들고 있는 한낱 개인이 벌써부터 “법인”이라니…
생각부터 두렵습니다.
조금 검색을 해보고, 법인 설립 대행 업체들을 통해 대략적인 견적을 받아봤습니다.
이 견적을 받는 것도 굉장히 의문투성이인데, 견적 신청을 할 때 질문들이 이렇더군요.
- 미국에 거주중 또는 SSN이 있으신가요?
- 미국의 어느 주에 설립하실 건가요?(라면서 주마다 프랜차이즈 택스니 뭐니 요상한 소리를 한다.)
- EIN 급행이 필요하신가요?
SSN이 뭐고, EIN은 뭐며, 프랜차이즈 택스는 뭔가요?;;;
이 시점부터 그냥 머릿속이 까마득해지면서 모든걸 놔버리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ㅠ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에 적법하게 거주하며 일을 하거나 하면 SSN(Social Security Number, 사회보증번호), 그러니까 주민등록번호같은게 나옵니다. 또한, EIN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 때 필요한게 EIN이라는 고유 번호죠. 법인마다 나오는데, 이게 미국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법인을 신청할 때 EIN이 상당히 늦게 나온다고 합니다. 대략 3주~3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하니, 급행료를 지불하고 빨리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얘기(근데 급행료라고 하면 뒷돈인데, 이걸 공식적으로 내라는 걸 할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실제로 50개의 주가 다소 독립적으로 법인에게 세금을 뗍니다. 중앙 정부에서 세금을 내면 되는 한국과 많이 다르죠. 이 중 특정 주들은 기본적인 법인세를 떼는데, 그게 프랜차이즈 택스라고 합니다. 프랜차이즈 택스 이외에 종합소득세같은걸 또 내며, 1년에 한번 세금을 신고할 때 report하는 비용도 따로 있습니다.(참고로 ChatGPT가 알려준 사실입니다.)
아무튼 대행사를 통해 견적을 받으니 대략 350만원이라는 비용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팔릴지 안팔릴지 확실하지 않은 제품에 자금 모금을 위해 펀딩을 하기 위해서 일단 350만원이라는 쌩돈을 내가며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게 맞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킥스타터에서도 추천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Stripe Atlas
Stripe Atlas는 미국의 페이팔과 같은 디지털 계좌서비스를 제공하는 Stripe의 자회사격인듯 싶은데, 미국 외 거주자들에게 미국 델라웨어주에 원격으로 법인을 설립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매우 착한데, 법인 설립과 계좌 오픈까지 해주는 비용이 단 500$입니다.
물론 법인 설립 이후 세금을 대리해서 처리해준다거나, 법인 계좌를 유지해주는 비용 등등으로 대략 연간 1000$정도가 들어가는듯 합니다.
하지만, 한국 대행업체를 끼고 설립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죠.
다만, 한국 대행업체를 통해 들은 바로는, EIN 발급이 훨씬 느리다거나 하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두 업체를 모두 써본 것이 아니니 이런 부분들은 정확히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Stripe Atlas에 대해 reddit과 특히 한국에서 이 업체를 사용해서 킥스타터 펀딩을 오픈한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후기는 딱 한개 봤습니다ㅠㅠ
DC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의 인디게임 갤러리에서 인디게임 제작 스튜디오 하나가 올려놓은 후기인데, 2019년즈음이라 시일도 많이 지났고,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줬지만 디테일이 좀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저는 해외에 법인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세무대행업체를 통해 법인을 설립하고 비자를 받는데 대략 200만원이 들었는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200이면 여기에 법인 만들 수 있다”라고 절대 얘기할 수 없죠.
왜냐하면 법인은 만들고 난 다음에 돈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매년, 매월 내는 세금과 비자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따지면 대략 300만원 이상은 들어가기 때문에,
이곳보다 훨씬 세금과 물가가 높은 미국에 법인을 500불 들여서 차려놓는다고 해도, 그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킥스타터 펀딩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좀 아쉽더라도 인디고고에서 펀딩을 진행할 것인가(인디고고는 한국에서도 캠페인 오픈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면 좀 무식하고 돈이 깨지더라도 Stripe Atlas를 통해 진행할 것인가 고민을 엄청나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는 한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 계속…)
이 글을 읽고 “뭐야 정확한 정보는 너희들도 없잖아?”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저희가 알게 된 정보를 대략적으로 적어놓겠습니다.
- reddit과 해외 블로그에서 찾은 정보를 보니, Stripe Atlas는 실제로 처음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절차가 끝나면 등록한 카드에서 500불을 청구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신뢰성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 조금 답답하고 느리긴 해도, 일은 확실히 잘 해준다는 후기가 있었습니다. 절차에서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질문을 메일로 보내면 착실히 답변(시차 때문에 늦긴 하지만)을 해주는 모양입니다. - 폐업을 한다면, Stripe Atlas에서 제공하는 폐업 서비스로 대략 99불 정도에 폐업을 진행해준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support.stripe.com/questions/dissolving-your-company) - reddit을 찾아보면 Stripe Atlas를 이용해서 법인을 설립하더라도 실제로 미국에 거주하는 대리인의 SSN이 있어야 법인 계좌나 EIN이 나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건 후기를 아무리 찾아봐도 얘기가 저마다 다르네요;; 참고로, 한국 후기에서는 대리인 필요 없이 SSN을 기입하는 란에 12345만 입력하고 넘겨도 됐었다,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5년 전쯤의 후기이니 현재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죠.
- Slash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게 훨씬 저렴해보입니다(https://www.joinslash.com/products/incorporation).
여기서는 아예 대리인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되어있어, 실제로 SSN이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 있어보입니다. - Stripe Atlas는 여기저기 추천인 URL같은걸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 킥스타터에서 링크를 타고 가서 Stripe Atlas에 들어가면(https://help.kickstarter.com/hc/en-us/articles/4415123219995-I-m-looking-to-create-a-business-in-the-US-so-that-I-can-launch-a-project-how-do-I-do-this), 100불 할인된 400불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허브에 가입하면 250불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스타트업 허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창업자가 되어야만 하고, 심사도 받아야 합니다. 나는 추후에 이를 이용하기 위해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