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보드게임 이야기 8편

2,306 조회

2017.06.23 19:37

안녕하세요.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이 시리즈를 쓰는군요.

흥미로운 보드게임 이야기 8화 시작합니다.

(29) 빨간 안경 뭐하는 거임? 입체임?

이 게임을 해보려고 연락처 정보도 없던 제작사를 주소만 보고 찾아갔는데 찾아간 주소에는 로펌이 있더군요. 무슨일로 오셨나요? 결국 실제로 해보진 못했습니다. ㅠㅠ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팬다사우르스 제작사에서 다양한 게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팬다사우르스의 라인업 중에서 가장 특이함이 있는 게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피아류의 게임으로 플레이어들은 FBI가 되어 구소련의 첩자를 잡아내는 내용입니다. 혹은... 그 첩자가... 당신.... 일 수도? 이제는 아무도 믿질 못하겠군요. 이중첩자가 널려있는 마당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해독기가 필요하지요. 박스 안에 들어 있는 빨간안경이 바로 그 해독기 입니다. 극장에서 쓰던 3D 안경과는 다름니다. 좌우가 모두 빨갛거든요. (이 안경을 쓰고 영화보려고 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이 안경을 쓰면 카드에서 일반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혹은 볼 수 있던걸 놓칠 수도 있겠군요.

안경을 쓰고서 "죄다 거짓부렁이야!" 한번 소리치며 연기해 보시죠. 준비 되셨나요?

(이미지 출처 판다사우르스 트위터)

(30) 아이템을 들고 튀어라!

이 게임은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완벽하게 웃긴 실시간 협력게임인데 서로간의 대화는 금지되어 있고 각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합심해서 4개의 케릭터를 움직이며 상점에 있는 아이템을 털어가야하는 게임인데요. 플레이어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으로 주어집니다.

케릭터를 북쪽 이동시킬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고 서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고 텔레포트 시킬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고 하는 식이죠.

뭐해야 할지 보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강력하게 째려본다면 이런 생각이 들겠죠.

(뭐? 어디로 가라고? 여긴가..?)

이와같은 소리없는 외침이 계속됩니다.

(빨리 이거 옆으로 안치우고 뭐해?)

(아..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는데 좀 움직이시지?)

(순간이동 해서 가면 빠를텐데 협력이 안되네 증말)

(모래시계 끝난다 빨리 리셋 리셋!)

(감시 카메라부터 뿌셔야하는거 아니야?)

맵타일에 모래시계 그림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면 모래시계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가령 3분짜리 모래시계에 5초가 남은 상태로 뒤집었다면 2분55초 가량이 추가시간으로 주어지는 것이지요. 맵에 모래시계가 많지 않은데 사용된 칸은 다시 사용 할 수 없기 때문에 역주행 해서라도 시계를 뒤집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팀원중 한명이 내 마음을 몰라주면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별수 있나요. 경찰에 붙잡혀야지요.

(31) 승낙,거절 매니지먼트

핸드 매니지먼트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손패관리. 즉, 손에 가지고 있는 카드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플레이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굉장히 많은 게임이 이 방식을 가지고 있지요. 예를 들면 넷러너, 세븐원더스, 티츄, 배틀라인, 메이지나이트가 있습니다.

이 게임은 특이하게 승낙,거절 매니지먼트를 해야하는 게임입니다. 게임 방식은 바퀴벌레포커와 다른듯(?) 다른 게임입니다. 애니멀 마인드 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앞면은 승낙, 뒷면은 거절이 쓰여있는 카드 3장을 자신 앞에 깔아 둡니다. 그 후 선부터 가운데 있는 공용 덱에서 한 장을 뽑아 자신만 본 후 다른 사람 한명을 지정하여 카드를 제안 합니다. 카드는 0~2까지 4가지 색깔이 있는데, 어떤 색(그림)인지 혹은 무슨 숫자인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제안을 받은 사람은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고 받겠다고 승낙한다면 승낙카드 한장을 뒤집어 거절쪽으로 돌리고 카드를 받아옵니다. 받지 않겠다고 거절한다면 거절카드 한장을 승낙쪽으로 뒤집습니다. 카드 3장이 모두 같은면 이라면 해당 선택(거절/승낙)을 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적인 거절이나 무조건적인 승락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은 피해야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거절된 카드는 제안했던 사람이 다시 가져와서 규칙에 맞추어 자신 앞에 두어야 합니다. (내가 가지고 싶은 카드라면 일부러 거절 당하게끔 해야합니다.) 4가지 색중 3가지 색을 모을 수 있는데 4번째 색이 들어오면 모았던 한가지 색을 다 버려야 합니다. 이미 있던 색의 카드라면 해당 색의 카드 위로 쌓여갑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스코어링 카드가 나오면 게임을 멈추고 스코어링을 하게 되는데요. 점수는 색깔마다 장수 곱하기 맨 위에 놓인 카드의 숫자 입니다. 예를 들어 핑크카드를 3장 모았는데 마지막 카드의 숫자가 2였다면 3 x 2 = 6점이 되고, 노란카드를 4장 모았는데 마지막 카드의 숫자가 0이었다면 0점이 됩니다.

이거 2야... (받을래 말래?)

(32) 게임보다 재미난 룰북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룰북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게임도 재미있지만 그만큼 재치있게 쓰여진 룰북이 있습니다. 아재개그 같은게 아니니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룰북은 임프들이 펫샵을 운영하기 시작하게 된 이야기 부터 시작합니다. 던전펫츠라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특이한 테마는 익히 잘 아실것입니다. 게임 자체가 테마에 잘 녹아 있는 것도 있지만 룰북에 그 세세한 디테일이 모두 명시되어 있습니다. 몇가지를 살펴보시죠.

기본적으로 던전펫츠는 일꾼놓기 게임으로 임프를 일꾼으로 사용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일꾼을 뭉탱이로 하나의 액션칸에 놓게 되며 금화가 있다면 일꾼 대용으로 사용 할 수도 있습니다. (일꾼의 숫자가 많은 그룹일 수록 먼저 행동하게 됩니다.)

[1] 길러야하는 펫들은 사실 귀엽고 사나운 몬스터들이며 임프보다 몸집이 훨씬 큽니다. 던전로드들은 이런 몬스터를 펫으로 기른답니다. 펫을 키울 우리를 가져오는 칸은 최소한 2명의 임프가 들어가야 하는데요. 우리가 너무 커서 혼자서는 들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룰북에 명시 되어 있습니다.

[2] 또 반대로 펫을 가져오는 칸은 최소 일꾼 1명과 1골드가 필요합니다. 펫은 꽁짜로 주기에 너무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3] 임프들은 사이즈 2나 3짜리 펫을 사다 기를 수 있는데요. 사이즈 2짜리 펫이 해당 라운드에 팔리지 않으면 조금 더 자라서 사이즈3이 됩니다. 사이즈 3일때도 팔리지 않으면 그 펫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골의 어느 농장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음식 시장에 고깃덩어리 하나를 추가합니다. 이건 그냥 규칙일 뿐이라고... 적혀있네요.

[4] 초기에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우리가 하나 있는데요. 성능도 좋지 않은데 우리 안에 똥 토큰 하나를 넣고 시작합니다. 그래, 조금 더럽지만 그래도 꽁짜잖아? 라는 군요. (이런 저런 잔룰이 참 많아요. 읽을때는 재미있는데 게임할때는..)

[5] 우리의 일꾼 임프들은 펫과 놀아주기도 해야하고 밥도 줘야하고 똥싸면 똥도 치워주고 아프지 않게 보살피기도하는데요. 펫들이 화가나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때는 우리의 일꾼 임프들이 가서 잡아와야죠. 별수 있나요? 펫이 화가난 정도에 따라 임프들을 보내 펫을 잡아 옵니다. 펫은 잡아왔지만 임프들은 병원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임프들의 회복 속도는 빠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병원에 누워서 관심 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임프를 보내서 데려오지 않으면 돌아오지를 않습니다.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에요. 크바틸 형아가 적어둔거에요.)

[6] 여타 일꾼 놓기 게임처럼 던전펫츠에도 일꾼 늘리기 액션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과 테마를 가지고 있지요. 임프들이 펫샵을 한다는 말을 듣고 주변 친척 임프들이 일을 도우러 옵니다. 매 라운드마다 한명 정도의 임프가 도착을 하지요. 하지만 아직 이민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이민국을 방문하여 이민 서류 작성을 도와주면 도착해 있던 친척들이 다음 라운드 부터 함께 합니다.

[7.8.9..] 펫이 죽는 것과 다른차원으로 사라질때의 차이는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라는 둥, 던전 마스터라는 손님이 사나운 펫을 찾는 것은 그의 이미지 때문인데 최근 정원꾸미기와 수도쿠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둥, 다리 8개 달린 Fluffy라는 펫에게 꺄악~거미다! 라고 외치면 Fluffy가 놀라서 당신 품으로 뛰어들고 "어디?!" 라고 할거라는 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