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언즈 엔드 네 판 해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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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6 16:59

감상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2인, 3인, 4인 모두 재미있습니다. 2. 보스를 먼저 선택 후 캐릭터와 시장 카드를 그에 맞추어 선택하시길 추천합니다. 3. 비보드게이머도, 보드게이머도 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게임입니다. 4. 보스 난이도 밸런스가 정말 잘 맞습니다. 5. 확장 두 개가 포함되어 발매된 건 신의 한 수! 아래는 이제 일기에 가까운 게임 후기이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 1년을 넘게 기다려 받은 에이언즈 엔드를 지난 며칠간 네 번 플레이 진행해봤습니다. 첫플레이를 하자마자 와 이건 진짜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많은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첫 플레이는 격노자를 게임에서 제공한 A, B, C 더미를 이용해서 3인이 진행했습니다. 네메시스의 카드 1회를 무력화하는 탱커 역할으리 남캐를 빼고 나머지 여캐 셋을 데리고 진행했습니다. 첫 플레이를 위한 추천 캐릭터, 시장, 보스라 그런지 전체적인 밸런스는 잘 맞았다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무덤요새 체력을 회복하는 캐릭터가 없다보니 요새 힐 카드가 꼭 필요했다고 생각하는데, 기본 시장에 역시 깔려있었던 것도 이런 튜토디얼 적인 측면을 고려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렇게 격노자는 간신히 무덤요새 체력을 카드 파괴하며 겨우 겨우 회복해가며 피를 다 빼 승리했습니다. 탈진한 캐릭터는 없었는데, 힐러가 열심히 충전 충전 해서 힐 힐 했네요. 그 다음은 2인으로 갑각여왕을 진행했습니다. 첫 판을 해본 뒤 밸런스를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캐릭터든 카드든, 무덤요새 치유와 캐릭터 치유는 뭐든 하나씩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특수능력이 무덤요새 7회복인 캐릭터를 선택하였고, 제 배우자는 수하에게 5데미지와 3데미지를 각각 줄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시장에는 카드를 파괴해서 캐릭터 생명력 2를 회복할 수 있는 카드를 넣어 깔았구요.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갑각여왕은 체력 1짜리 수하를 계속 낳습니다. 수하가 계속 증식하는 방식이라 수하 공격에 특화된 캐릭을 넣어봤는데, 이게 정말 유효했던 것 같아요. 본체의 체력은 많이 깎지 못했지만, 수하를 계속 최소화 시키는 방향으로 플레이하면서 버티기로 승리했습니다. 반면 무덤요새 피해는 거의 없었어서 요새 힐 7 특수능력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었네요. 그 다음은 4인 황폐군주를 플레이했습니다. 캐릭터는 네메시스 공격카드 1회 무효화 능력, 아무의 핸드로 카드 4장 추가 뽑기 능력, 마법 시전 두 번 연속으로 하는 능력, 그리고 캐릭터 생명력 4힐 능력 이렇게 넷을 집었습니다. 무덤요새 힐은 카드 파괴해서 3회복 하는 카드를 넣어 대비했구요. 그런데 여기서 실수가 있었습니다. 시장 카드에 '카드 파괴' 능력 카드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핸드 관리가 전혀 되지 않으면서 탈진이 속출하고 무덤요새가 파괴되면서 처음으로 패배했네요. 그래서 유물 중 하나를 변형기, 그러니까 핸드의 카드 하나를 파괴하고 비용이 최대 3까지 높은 카드를 가져오는 기능의 카드로 갈아치웠습니다. 더불어서 카드 파괴 후 무덤요새 3회복하는 카드는 제외하고, 카드 4장 더 뽑기 특수능력 캐릭터를 무덤요새 7 힐 캐릭터로 교체하였구요. 결과적으로 한 명이 탈진하긴 했지만, 힐러들이 열심히 힐을 넣고 네메시스 카드 무효화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결국 버티기 승리를 했습니다. 4번의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2인, 3인, 4인 모두 재미있습니다. 긱을 보면 2인 베스트의 투표가 뚜렷하긴 하지만, 저는 아직 안 해본 1인플을 제외하면 모든 인원이 다 좋았습니다. 2인의 정점은 역시 다운타임 없이 빠르게 내 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일 텐데, 의외로 특수능력별 캐릭터 조합의 재미가 커서 2인에서는 이 재미가 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4인은 캐릭 특수능력 조합하는 맛이 재미있어서, 다음엔 이렇게 이렇게 해봐야지 하는 기대가 생깁니다. 물론 다운타임이 좀 생겨서 기다려야 하는 건 있지만, 플레이어들이 조금만 신속하게 진행한다면 큰 단점까진 아닌 것 같아요. 2. 보스를 먼저 선택 후 캐릭터와 시장 카드를 그에 맞추어 선택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에이언즈 엔드는 모든 보스들의 개성이 정말 뚜렷합니다. 심지어 모듈이 각 보스마다 거의 다 따로 있을 정도죠. 단순히 모듈이 따로 있을 뿐만 아니라 공략하기 좋은 전략이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게임의 목적은 아무래도 이기는 거니까, 이길 수 있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전략의 시작이 바로 보스에 맞는 캐릭터 선택과 시장 깔기라 생각하구요. 뭐 당연한 소리이긴 하네요^^; 아직 안 잡은 고난이도 보스들도 다 잡아본 다음에는 난이도 상향해서도 도전해볼 예정이고, 그러다 시장을 랜덤으로, 캐릭터도 랜덤으로 해서 게임을 해보기도 할 테지만, 랜덤으로 진행 시에는 깔리는 운에 너무 크게 좌지우지될 것 같아요. 그래도 해보긴 해보고 싶네요 ㅎ 3. 비보드게이머도, 보드게이머도 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제 배우자의 경우에는 비보드게이머입니다. 그리고 네 판 진행하면서 배우자 말고는 다 보드게이머였구요. 그런데 플레이한 모든 인원이 다 만족한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제 배우자는 도미니언은 엄청 싫어합니다. 워낙 간단한 룰이다보니 제가 일부러 중고로 사서 몇 판 해봤는데, 제가 어떻게 져줘야할지 모를 정도로 차이가 나서 배우자가 흥미를 너무 크게 잃어버린 역사가 있습니다... ㅠㅠ 그런데 아무래도 협력 게임이다보니, 정말 말 그대로 합심해서 레이드 뛰는 마음으로 하다보니 훨씬 더 재미가 있었나봐요. 4판 다 배우자가 거부 한 번 안 하고 같이 해준 것만 봐도 제게 이 게임은 갓게임입니다 ㅠㅠ 4. 보스 난이도 밸런스가 정말 잘 맞습니다. 보스를 잡을 때의 쾌감이 엄청 컸는데, 이게 난이도 조절의 성공 덕분인 것 같습니다. 탈진을 할 듯 말 듯 하다가, 무덤요새가 터질 듯 말 듯 하다가, 한 턴을 더 버틸 수 있을 듯 말 듯 하다가 이이고 지는 재미가 정말 컸네요. 이제 난이도 4까지밖에 안 해봐서 앞으로 얼마나 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진다고 해도 카드와 캐릭터 조합을 통해 전략을 잘 짜다보면 공략이 될 것 같아요. 빨리 어려운 애들 잡아보고 싶네요 ㅎㅎ 5. 확장 두 개가 포함되어 발매된 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늦어지고 펀딩 이후 돈도 비싸지고 여러 가지 말은 많지만, 그래도 ALG가 확장 둘을 본판에 흡수하여 발매한 건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장 없이 본판만 출시되었다면 가격은 훨씬 쌌겠지만, 게임의 만족도가 정말 수준이 달랐을 것 같아요. 일단 3마리의 모스를 잡은 상태에서, 앞으로 깰 보스들이 이렇게 여럿 남았다는 생각이 엄청 큰 만족도를 줍니다. 또 안 해본 캐릭도 아직 너무 많아서 그에 대한 기대감도 엄청 크구요. 본판만 있었다면 게임 볼륨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게임 자체애 대한 만족도도 많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연초부터 월팡짓에 글이 길어졌네요. B마켓 30프로 할인쿠폰 기간 때문에 에이언즈 엔드 구매 많이들 망설이고 계실 것 같은데, 선택이 조금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모두 레이드 성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