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가장 많이 즐겼던 게임 Top 12
안녕하세요. 아직 한 해가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이 쯤에서 2019년 올해 가장 많이 즐겼던 게임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합니다.
가장 재미있던 게임이 아니라, 가장 많이 즐겼던 게임이니 만큼 전략 게임의 비중이 적고 가벼운 게임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12위: 브래스 랭커셔 - 2019년 총 13회 플레이
제가 작년에 구매한 게임들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게임이 브래스 디럭스 킥스 번들팩 (랭커셔 디럭스 + 버밍엄 디럭스 + 클레이코인 2박스) 입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 2위였는데, 올해도 여러 번 플레이 한 덕분에 1년에 13번,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 게임이 되었네요.
요즈음은 버밍엄에 밀려서 주변에서 거의 안 돌아가고 있지만, 버밍엄의 다채로움이 다소 어렵게 느끼는 전략 입문자분들께는 오히려 랭커셔가 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한글판이 나왔지만 생각보다 판매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의문을 갖는 분들도 계실텐데, 브래스는 디럭스버전 킥스타터 펀딩에 참여한 "서울" 거주자만 221명인 엄청난 게임이었습니다. 킥스타터 펀딩 후에 참여한 분들도 계시고, 킥스 때는 랭커셔/버밍엄을 번들로 구매한 분들도 계실테니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에서만 랭커셔/버밍엄 디럭스가 600~700개는 있을 겁니다. 당연히 리테일 판매량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브래스 구판 앱이 있어서 앱도 구매해서 플레이를 종종 했었는데요. 브래스 구판 플레이 횟수가 7회라서 랭커셔에 더하니까 총 20회로, 랭킹 6위까지 올라가더라고요. 시간 나실 때 구판 앱도 한번 해보세요.
공동 10위 (1) : 러브 레터 2019년 개정판 - 2019년 총 14회 플레이
올해 보드게임 페스타였는지 보드게임 콘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오프라인 출시 당일 바로 구매해서 하드플텍까지 끼운 게임입다. 일러스트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글이 보드라이프에도 올라왔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2019년 개정판의 일러스트가 가장 맘에 들었거든요.
저는 배우자 (구매 당시에는 여자친구)와 보드게임을 많이 하는데, 러브 레터는 저희에게 여행용 파우치 같은 게임이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든 어딜 가든 무거운 보드게임을 챙기기 어려울 때는 일단 러브 레터 2019의 전용 주머니를 챙기고 가게 되었어요. 작고 가벼운데 2인 플레이도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와이프에게 마지막 4번을 연속으로 지고 나서는 다시 열어보지를 않았네요. 2020년에는 다시 복수전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동 10위 (2) : 런던 (2 개정판) - 2019년 총 14회 플레이
와이프의 최애 작가인 마틴아저씨의 런던 2판입니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재미있는데, 수려한 일러스트와 저렴한 가격 (영국 북 디포지터리에서 배송료 포함 25000원 정도에 구매했었네요.) 덕분에 더 만족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사실 런던은 제가 즐기는 마틴 게임 중에서는 시스템의 완성도나 디자인이 훌륭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 전략 게임을 이렇게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자주 돌릴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아요.
보드게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애매해서 1시간 안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원하신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그리고 게임 살 때 들어 있던 종이 코인을 브래스 디럭스에 있던 록슬리 클레이 코인으로 대체해 보세요. 정말로 고급진 게임이 됩니다.
9위 : 패치워크 - 2019년 총 15회 플레이
2인용 게임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게임중 하나인 패치워크입니다. 올해에는 총 15번을 플레이 했습니다. 간단한 규칙에도 상대방과의 수싸움을 하는 재미가 있는 훌륭한 게임이죠. 너무 유명한 게임이라서 덧붙일 내용이 없네요. 15번 중 13번을 와이프랑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랭커셔랑 비슷하게, 패치워크 익스프레스 플레이 횟수 6회를 더하면 총 21회가 됩니다.
공동 7위 (1) : 코드네임 - 2019년 총 16회 플레이
저는 전략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무거운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만, 동호회에 나가면 제가 원하는 게임만 할 수는 없죠. 처음 보드게임 모임에 오시는 분들 중에는 정말 보겜에 관심이 있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친목을 위해서, 혹은 친구나 다른 지인의 손에 이끌려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게임이 코드네임입니다.
코드네임은 짝수 인원으로 하는 것이 좋지만, 3명이나 5명, 7명 플레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한 명이 문제를 내고, 1:1 / 2:2 / 3:3 등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데 꼭 예전 스타골든벨의 눈높이를 맞춰요가 생각나는 분위기입니다.
보드게임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완전 초보분들에게는 스플렌더나 루미큐브보다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 7위 (2) : 브래스 버밍엄 - 2019년 총 16회 플레이
그렇습니다. 버밍엄을 1년에 16번 돌렸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저는 글러먹은 전략 보드게이머입니다...ㅠㅠ
저는 긱순위를 잘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테마가 강하거나 미니어처 퀄리티가 높은 게임에 대한 강한 선호도와 과한 시대보정이 맘에 들지를 않아서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긱순위가 높은 게임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데요. 버밍엄은 긱순위 4위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간단한 코어 시스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깊이가 있고, 게임 절차는 번거롭지 않으면서 플레이어에게 높은 성취감을 선사해줍니다. 제 인생 베스트5 게임을 꼽으라고 해도 버밍엄은 꼭 넣고 싶네요.
올해 결산 하면서 보니까 2~4인 게임 합쳐서 제 승률이 11/16 이더라고요. 너무 많이 이겨서 더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ㅠㅠ
6위 : 퍼레이드 - 2019년 총 17회 플레이
코드네임과 같은 이유에서, 동호회의 신입 회원분들에게 가장 많이 가르쳐 드린 게임 중 하나입니다. 박스 커버와 카드 일러스트 디자인이 이쁘고, 상대 플레이어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어야 하면서 내 전략도 설계해 나가야 하는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난이도 높은 보드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들을 개발해주는 좋은 게임입니다. 한때 제 차에 영업용 게임으로 오래 들어 있던 게임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요.
비 보드게이머분들도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5위 : 스플렌더 - 2019년 총 22회 플레이
퍼레이드, 코드네임과 마찬가지로 동호회에서 신입 분들과 자주 즐긴 게임입니다. 사실 초보에게는 스플렌더보다 더 좋은 게임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신입분들이 "아 저 그거 알아요 보석 만드는 게임!" "저 스플렌더는 들어봤어요!" 하면서 관심을 갖고 계셔서 제 생각보다 더 많이 하게 된 게임입니다.
22번 하면서 확장은 한 번도 안 끼고 했네요. 초보분들이랑 스플렌더 확장 껴서 하는 것 보다는 그냥 다른 전략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서요.
4위 : 위대한 로렌초 - 2019년 총 24회 플레이
와이프의 최애 게임 2위인 위대한 로렌초가 4위입니다. 개인적으로 시모네가 만든 게임들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게임인데요, 비교가 많이 되는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이나 코임브라보다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주사위에 따라 난이도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고 하는데, 어차피 그 주사위 다 같이 쓰는거고 힘들든 널널하든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것이다 보니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3위 : 아줄 - 2019년 총 29회 플레이
보드게임 입문자에게 추천되는 또 다른 게임인 아줄이 3위를 했습니다. 우선 아줄은 규칙이 간단하고, 타일이 이쁘고, 타일이 이쁩니다. 게다가 타일이 이쁘죠.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기 시작하는 분들에게 보드게임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보드게임을 하는 이유"를 제시해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보드게임이 컴퓨터나 모바일게임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면, 그 매력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입문용으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아줄은 "보드게임의 심미성"이 가장 강한 입문자용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기에 이슈였던 사그라다와 비교하면 아줄이 더 이쁘고 규칙도 더 간결해서 좋은 것 같아요.
2위 : 영리한 여우 - 2019년 총 47회 플레이
사실 한 100번 정도 한 거 같습니다. 핸드폰 앱으로 순식간에 한 판을 끝낼 수 있다 보니 정말 많이 돌려놓고도 기록을 다 못했거든요...300점을 넘겨보고 나서는 다시 그 점수가 안나와서 마음이 아픈데, 어느 정도 공략도 있는 게임이다 보니 그 이상으로 즐겁게 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정말 간단하고 단순하면서 재미있는 롤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롤 앤 라이트 종류 중에선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웰컴투는 롤을 안하니 예외로...)
1위 : 테라포밍 마스 - 2019년 총 62회 플레이
대망의 1위는 테라포밍 마스입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TTS나 스팀/모바일로 즐긴 것까지 포함하까 엄청난 횟수가 나오네요. 테포마도 서곡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소 외면받던 편이었는데 서곡 나오고 나서는 속도가 빨라져서 그런지 동호회에서도 와이프하고도 수없이 돌리게 되었습니다. 모바일이나 스팀 공식 앱에서도 빨리 확장팩 지원해줬으면 좋겠어요.
요즈음은 재고 떨이 때문인지 할인율도 높으니, 연말연시에 장만해보는건 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