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29

에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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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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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1일 모임 후기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애매한 수요일에 끼어 있어서 이미 연말 휴가를 가거나 한국에 가신 분들도 꽤 있어서 이번 주에 모일 수 있을지 장담을 못했는데 8분이나 신청해 주셔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1. 푸시피쉬

가끔 한국에 놀러가시는 분들이 한국에서 구할 게임이 있냐고 물어보시면 팟캐스트 베레몽에서 추천해준 디자인연을 소개해드립니다. 가벼운 게임 위주지만 디자인이 예뻐서 다들 좋아하시더라구요. 이번에 IE씨도 한국 갔다 오면서 디자인연의 푸시피쉬를 사오셔서 오늘 첫 게임으로 같이 플레이를 했습니다. 알까기가 가미된 낚시 게임이었는데, 저는 손으로 하는 게임엔 자신에 없었지만 해본적이 없는 게임이라 일단 앉았습니다. HL씨가 선이었는데 실패를 하셔서 약간의 자신감을 갖고 시작을 했습니다. 의외로 어려운 부분은 낚시를 하는 알까기보다 미끼를 던지는 부분이더라구요. 다행히 물고기가 미끼를 잘 물어서 수월하게 낚았습니다. 낚시가 잘 되다보니까 이제 미션 카드에 눈이 들어오는데, 특정 조건의 물고기들을 낚으면 추가점을 주는 형태라서 그냥 아무 물고기나 낚는게 아니라 특정 물고기들을 노리게 되더라구요. 사실 노리는대로 미끼를 던지는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그냥 아무거나 걸리라고 던지는 것보다는 목표가 있는게 좋아보였습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자신이 없어보였는데 의외로 제가 물고기를 제일 많이 낚았고 게임 주인이신 IE씨와 HL씨는 쓰레기가 미끼를 무는등 운도 없어서 거의 낚시를 못하시더라구요. 제 맞은편에 계셨던 HS씨가 저와 비슷하게 낚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템을 쓰시더니 제가 힘들게 낚은 고래를 버리려고 하시더라구요! 다행히 아이템도 쓰면 그냥 효과가 발생하는게 아니라 알까기를 해서 성공을 해야하는거라서 조마조마하면서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다행히 실패! 그래서 저는 마지막 물고기를 낚고서 승리를 했습니다. 각각 케릭터들이 귀엽기도 하지만 나름 괜찮은 특수능력도 있고, 미끼를 던지거나 낚시를 하는 과정이 묘하게 실제 낚시하는 느낌을 줘서 재밌었습니다. 다양한 아이템과 미션 카드들도 그림이 다 예쁘고 능력들도 테마에 잘 맞게 되어 있어서 여러명이서 간단히 즐기기에 좋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2. 다이아몬드

1시간 후쯤 오신다는 분들이 있어서 간단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했기에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다이아몬드를 골랐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간단한 트릭 테이킹 게임인데, 예전에 한 번 해봤을 때 반응이 괜찮아서 오늘 또 가지고 왔네요. 금고 안으로 가지고 간 다이아몬드가 점수를 많이 주는데 이건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다들 금고 밖에 나와 있는 다이아몬드가 많은 사람 것을 자꾸 빼앗아 가더라구요. 게다가 5개짜리 다이아몬드인 빨간 다이아가 있는데 이건 아무도 가져가질 않아서 하우스 룰로 금고 안에 다이아가 5개가 있으면 무조건 빨간 다이아로 바꾸게 했더니 대충 누가 다이아를 많이 갖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가 있어서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빨간 다이아를 바꾸는 사람을 찾더군요. 저는 왠만하면 트릭을 하나도 안 따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는데 전에 게임을 해보신 HL씨가 저한테 스페이드 13,14,15를 주더니 바로 스페이드로 게임을 시작해서 트릭을 가져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그 라운드와 한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트릭을 하나도 안 따서 다이아를 야금야금 가져가서 소리소문 없이 앞서 나갔습니다. 문제는 게임 하다가 제 금고를 실수로 치는 바람에 다이아 갯수가 공개되어 공공의 적이 되어서 다이아를 마구 뺐겼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쌓아 놓은게 있어서 1등은 지킬 수가 있었네요.

3. 인칸 골드

시간이 좀 더 남아서 눈치 게임의 끝판왕 인칸 골드를 했습니다. 초보 농락 모드로 남들이 신이 나서 고!를 외칠 때 저 혼자 쏙 빠져서 보석을 잔뜩 챙겼는데, 제가 약간의 에러플을 하는 바람에 위험카드들이 안 빠지고 계속 남아 있어서 저 뒤에 남아 계신분들은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다들 사원에 갖혀서 대부분 빈손으로 게임을 마쳤습니다.

제가 에러플을 하기도 했고 한 판이 너무 금방 끝나서 다시 한판을 더 했습니다. 저번에 고를 외치다 망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첫 라운드부터 다들 금방 빠져 나와서 오히려 보석을 얼마 못 가져갔네요. 그런데 이번판도 운이 없는건지 너무 일찍 위험 카드들이 나와서 고!를 외친 사람들은 다들 보석을 못 가져가셨네요. 2라운드부터는 ET씨만 타이밍 좋게 먼저 빠져 나와서 혼자 보석을 다 차지하셨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 남들도 ET씨가 나갈 타이밍을 다 알고 계시고 “이번에 나갈거죠?” 하면서 압박을 하는데도 꿋꿋하게 잘 빠져 나가셨습니다. 저는 ET씨가 혼자 먹고 빠지는게 배가 아파서 ET씨가 나갈 타이밍인걸 알고도 저도 같이 빠져 나와서 절반을 가져왔습니다. 초반에 유물을 아무도 가져가질 못해서 덱에 유물이 계속 쌓이다가 한 번에 2개가 나왔는데 마침 3분이 남으셨습니다. WS씨는 안 나갈것처럼 블러핑을 하다가 혼자 빠져 나가려고 하셨는데 다른분이 같이 빠져 나가는 바람에 빈손으로 돌아가야했고, 문제는 남은 한명이 유물을 독차지 할 수 있었는데 바로 다음에 위험 카드가 나오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 가져가고 끝나버렸네요. 이번 게임은 초반에 혼자 몰래 빠져 나오기 시전을 자주하신 ET씨가 승리를 하셨습니다.

4. 기즈모

뒤에 오신다는 분들이 도착하셔서 테이블을 둘로 나눴습니다. 한 테이블에는 마르코폴로를 깔고 설명만 제가 하고 진행은 이미 해보신 IE씨에게 맡기고 저는 다른 테이블로 와서 HL씨, YJ씨, ET씨와 함께 기즈모를 플레이 했습니다. 엔진빌딩 게임이긴 하지만, 처음 해보신 분들은 이 게임이 어떻게 콤보가 터지는지에 대한 감이 잘 없으셔서 제가 먼저 엔진을 만들고 콤보가 터지는걸 보여드렸더니 그제서야 게임에 대한 감을 잡으시고 부랴부랴 엔진을 만드시더라구요. HL씨와 YJ씨는 그때부터 엔진을 만들고 이제 콤보가 터지기 직전이었지만, ET씨는 구슬 갯수 제한을 깜박하시고 구슬을 계속 모으시다가 제가 뒤늦게 발견하고 구슬을 회수해서 카드를 사실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초반에 만들어 놓은 엔진이 너무 잘 굴러가서 3레벨 카드를 계속 사는 바람에 다른분들은 콤보를 제대로 만끽해 보기 전에 게임이 끝나버렸네요. 그래도 게임하셨던 분들이 재밌다고 해주시고 HL씨는 심지어 즉석에서 구입을 하셔서 엄청 뿌듯했습니다. 처음 하시는분들과 하면 뭔가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그러다 가끔 제 승부욕이 발동해서 다른분들이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버리면 아차싶긴 하더라구요. 모임원분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과 제 승부욕 사이의 밸런스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5. 다른 테이블

마르코폴로를 하시던 3분은 장고하시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셔서 그런지 무려 기즈모보다 게임이 빨리 끝났습니다. 제가 처음에 케릭터 설명에 실수가 있어서 WS씨가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고인물 IE씨는 전에 너무 약하다고 투덜대던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케릭터가 또 걸렸는데도 이번에는 승리를 하셨다고 하네요. 초보자 두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에게는 좀 쉬운 케릭터를 드릴걸 실수했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그 이후에 저는 일찍 가야해서 일어나고 남은 분들은 다시 IE씨의 푸시 피쉬를 시작했는데, IE씨가 게임 세팅하는 동안 다들 알까기 연습을 하시더라구요 ㅋㅋ 다음주가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라 모임을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도 즐거운 모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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