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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쓴 석기시대 전략글 - (1) 마을 행동

2,281 조회

2021.02.24 22:37

원래 다른 곳에 올린 글을 그대로 긁어왔기 때문에, 경어가 아니라 평어로 작성된 데에 대해서는 미리 양해바랍니다.

석기시대는 꽤 오래된 게임인데 BGG같은 데에야 이런저런 고찰이 깔렸지만 한글로 된 전략글은 거의 안 보이더라. 내가 못 찾는 건가?

아레나 레이팅 딱 500 찍은 뒤에 이대로는 더이상 못올라갈거 같은 느낌이 보여서, 스스로도 전략을 재고하는 측면에서 글을 써봄.

궁금한게 있거나 다른 의견 있으면 댓글로 남기셈.

룰은 따로 설명 안함. 룰은 이미 유튜브라던가 하는 데에 잘 설명된 동영상 많으니까.

규칙 모르는 상태에서 전략을 논하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기도 하고.

석기시대는 일꾼놓기와 주사위를 기반으로, 약간의 셋컬렉션이나 계약(건물을 건설할 때는 지정된 자원을 지불하는 식이므로) 메커니즘이 포함된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일꾼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행동은

1)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자원을 획득 (사냥터, 숲, 진흙 채집소, 채석장, 강)

2) 자원을 내고 점수를 획득 (건물, 문명 카드)

3) 기타 (밭, 도구 제작소, 오두막)

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게임의 자원 생산은 주사위 눈을 딱딱 2/3/4/5/6으로 나눠서 이뤄지고 건물 점수는 그 수치를 그대로 환산해준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일꾼 1명은 약 3(왜 3.5가 아닌지는 도구에서 설명), 나무는 3점, 벽돌은 4점, 돌은 5점, 금은 6점으로 대응된다.

주사위 눈 1이 1점에 대응된다는 이야기니, 온갖 복잡한 유로게임들과 비교하면 꽤 직관적이다. 그래서 입문용 유로게임으로 좋은 거지만.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어떤 행동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주사위 눈은 그 행동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점수에 대응된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게임의 모든 행동을 주사위 눈으로 변환해서 계산해보면 어떤 행동의 효율이 좋은지 각이 잡히겠지?

BGG 등의 해외 포럼에서는 이 환산 가치를 백개먼 용어에서 따와서 핍(pip)으로 부름. 난 이쪽이 더 익숙하니 이 글에서는 '핍'으로 통칭함.

1. 마을 행동의 가치

석기시대에서는 게임이 시작되면 보통은 선 플레이어부터 순서대로 게임 보드 중앙에 있는 밭, 도구 제작소, 오두막부터 들어가게 된다.

편의상 '마을 행동'으로 묶어서 부르도록 하겠음.

이 마을 행동 3개가 평범한 자원 채취보다 우선해야 할 효과라는 건 게임 좀 하다 보면 딱히 설명 안해줘도 알아서 깨닫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대략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고, 어느 정도의 우선도가 있는걸까?

마을 행동의 공통점은 1회성이 아니라 게임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라운드 단위로 적용된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행동의 가치는 앞으로 남은 라운드 수와 비례한다.

석기시대는 4인 게임이 평균 10라운드, 2인 게임은 평균 13라운드 정도 진행된다.

그러니 남은 라운드를 대략 계산해서 마을 행동의 라운드당 가치와 곱해보면 각이 잡힐 것.

1) 밭

밭은 일꾼 1명으로 일꾼을 먹일 식량 1개를 공급하고, 일꾼 수보다 밭이 더 많으면 그 차이만큼 식량을 생산한다.

식량 1개의 핍은 2이므로 밭 1개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라운드당 핍 2,

일꾼이 식량 생산량과 같거나 그보다 더 많으면, 혹은 식량이 쌓여서 식량 생산량이 필요없는 경우에는 0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계산해보면, 게임 첫 라운드에 가져가는 밭 하나가 핍 20 이상, 그러니까 금으로 따지면 금 3~4개쯤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꾼 수가 6명 이상이어도 밥을 못 먹였을 때의 벌점은 -10점이니 식량 가치가 일꾼 수에 반비례하여 낮아지긴 하지만, 대략적으로는 2에 가깝다.

중반이 되어도 상황에 따라 핍 10쯤의 가치는 충분히 할 수 있고 문명 카드로 점수를 딸 수도 있으므로,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초중반에 선이 밭을 안 들어갈 이유가 없다.

이미 식량 공급이 넉넉해졌거나 더 우선적으로 찍어야 할 뭔가(주로 가치가 매우 높은 문명 카드 또는 쌓인 돌/금을 쏟아부을 건물)가 있다면 별개지만.

2) 도구 제작소

도구는 자원을 생산할 때 쓸 수 있는 핍 1을 제공한다.

간단히 계산해보면 라운드당 핍 1이 되지만, 실제로는 매번 그렇지는 않다.

석기시대의 자원 생산은 소수점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일꾼 1명의 핍 기대값인 3.5가 반드시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면, 나무 생산을 위해 일꾼 3명을 숲으로 보냈을 때의 핍 기대값은 3.5가 아니라 3.17이다.

이 경우의 생산 자원 수에 따른 확률은 대략 이렇다.

극단적으로는, 강에 금 채취를 위해 일꾼을 1명만 보냈을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6 아니면 전부 꽝이니 기대값은 3.5가 아니라 1이겠지?

그럼 금 따러 3명을 보내면 어떻게 될까?

3명을 보냈을 때의 금 생산 자원 수에 따른 확률표.

3명 보내서 평균 1.33개니 이 경우 일꾼 1명의 핍 카운트는 금 1.33개 * 금 가치 6 / 일꾼 수 3 = 2.66

1명을 보냈을 때의 1과 비교하면 확 올라간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왕 하는 김에 자원별로 일꾼 수에 따른 일꾼 1명의 핍 기대값을 계산해봤다.

	식량	나무	벽돌	돌	금
1명	3	2.49	2	1.65	1
2명	3.25	3	2.72	2.5	2.25
3명	3.33	3.17	3	2.83	2.66
4명	3.38	3.25	3.12	3	2.88
5명	3.4	3.3	3.2	3.1	3
6명	3.42	3.34	3.25	3.17	3.08
7명	3.43	3.36	3.29	3.21	3.15

이렇게 계산해보면 일꾼 1명의 핍은 6면체 주사위의 기대값인 3.5가 아니라 대개 3 이하로 평가된다는 것과,

자원을 채취할 때는 되도록 일꾼을 뭉쳐서 보내는 게 좋다는 것,

그리고 가치가 높은 자원일수록 직접 채취보다는 문명 카드 같은 다른 수단으로 받아오는게 더 낫다는 걸 알 수 있다.

도구는 이렇게 소수점으로 버려지는 부분을 메워주는 효과를 지닌다.

가령 도구 합계가 1일 때 나무 생산을 위해 일꾼 3명을 숲으로 보냈다면, 1/3 확률로 도구 1을 써서 원래라면 버려질 핍 2를 살릴 수 있다.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나머지 2/3의 경우를 반영한 계산까지 마치면 비로소 도구 합계 1의 핍 기대값이 1임을 알 수 있다.

강에 일꾼 1명 보낸 경우에도 도구 합계 1의 기대값은 1로 동일.

그래도 가능하면 많은 핍을 살릴 수 있는 게 더 좋으니, 보통은 가치가 높은 자원부터 채취해서 도구를 쓸지 결정하게 된다.

도구 합계가 늘어나면 도구 합계를 나눠 써서 더 많은 핍을 살리거나 아예 도구 합계만으로 자원 생산을 늘릴 수 있다.

일꾼을 1곳에 보냈다면 도구 합계 1의 기대값은 위에 말한대로 1이지만, 2곳 이상에 보냈다면 도구를 나눠 써서 핍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그러나 석기시대의 도구 타일은 3개뿐이라 도구가 늘어날수록 1이 아닌 2/3/4로 끊어서 써야 한다.

도구 합계 4부터는 도구를 쓰지 못하고 버려지는 일이 다시 늘어나는 탓에 도구 합계 3 이후에 올리는 도구의 가치는 1이 된다.

그러므로 도구의 가치는 도구 합계 3까지는 라운드당 1+@, 그 이후부터는 라운드당 1로 집계된다.

3) 오두막

초짜들이 자주 보이는 패턴이 밭이나 도구 제작소 버리고 오두막부터 들어가는 건데, 상대 역시 초보면 몰라도 실력이 좀 있으면 지기에는 딱 좋다.

오두막을 핍으로 계산해보면, 먼저 일꾼을 1명이 아니라 2명 놓으니 핍 6을 사용한다.

그리고, 받는 일꾼은 다음 라운드부터 쓸 수 있지만 식량은 받는 라운드부터 먹여야되니 핍 2를 또 사용한다. 초기 투자 비용이 핍 8.

'그렇지만 일꾼 = 주사위 1개고, 주사위는 핍 3으로 환산되니 오두막은 라운드마다 핍 3이겠지?' 그렇지가 않다.

새로 받은 일꾼도 계속 밥 먹여야지. 3에서 식량 1개분인 핍 2를 빼서, 라운드당 핍 1이 최종 가치가 된다.

라운드당 핍 2인 밭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도구의 경우에도 소모한 핍 3을 회수하려면 도구는 바로 쓸 수 있으니 평균 2라운드면 본전 다 찾지만,

오두막은 위의 사항을 전부 고려하면 기회비용인 핍 8 회수부터 더 오래 걸리는데, 그 사이에 계속 누적을 쌓는 도구와 비교하면 손해라는 계산!

그러니 밭이나 도구 제작소 다 씹고 무작정 오두막부터 들어가면 질 수밖에 없는 거다.

여기서 착안한 게 소위 '일꾼 굶기기' 전략인데, 밭이나 식량 생산을 거의 하지 않고 -10점 벌점으로 때우면서 진행하는 전략이다.

일꾼이 5명이든 10명이든 일꾼을 안 먹일 때의 벌점은 -10점 고정이므로, 밥을 아예 안 먹이면 일꾼이 많을수록 일꾼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원리.

마을 액션은 밭을 버리고 도구와 오두막만으로 때우는 방식이 되지.

그렇지만 이건 파해법을 알고 있으면 비교적 쉽게 막히는, 상대적으로 약한 전략이다.

(아레나 지난 시즌 1위는 '자기는 굶기기 상대 승률이 더 높으니 굶기기 쓰고 싶으면 써달라'고 포스팅한 적도 있음)

먼저, 이 전략은 일꾼을 되도록 많이 불려야 유리하다.

그런데 굶기기 전략을 가는 상대가 있다면, 그 상대는 밭을 포기했으니 당연히 자기는 상대보다 식량 생산량이 더 많다.

그러면 밭 레벨이 좀 쌓인 자기 차례에 밭이 아니라 오두막을 찍으면 그만.

굶기기에 들어간 상대는 식량 생산량 찔끔 있어봐야 제대로 밥 못 먹이니 -10점인 건 같으니까.

그렇지만 자기는 나중에 올릴 밭의 가치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상대 일꾼 불리기도 저지하고, 밭 레벨이 더 높으니 -10점을 받을 위험도 훨씬 적어진다.

같은 맥락으로, 식량을 많이 주는 문명 카드를 찍어 죽이는 견제 방법도 있다.

다만 이런 견제 방식은 마을 행동을 2명만 쓸 수 있는 2~3인일 때 가장 좋고 4인일 때는 더 힘듬.

그리고 이 전략은 초반의 셋업 시간에서 감점을 받고 일꾼을 불린 뒤 주사위 수로 자원을 뽑아서 후반에 점수를 채우는 전략인데,

건물 더미 하나를 작정하고 밀거나 문명 카드를 빠르게 집어서 게임을 일찍 끝내버리면 자연스레 그런 회수 기회가 더 줄어든다.

그렇다고 오두막 자체가 마냥 구린 건물은 아니다. 안 그러면 일반적인 4인 오프닝이 밭 - 도구 제작소 - 오두막일리가 없겠지.

문명 카드 점수 보너스에 일꾼 수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식량 생산량 4부터의 효율을 높이려면 일꾼 수를 조금은 불리는게 더 좋기 때문.

4인의 경우에는 밭이나 도구보다 비효율적이라 해도 어쨌든 핍 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자리이니 꾸역꾸역 들어가게 된다.

중반부터는 식량 생산량이나 도구의 가치가 점진적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오두막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리고, 도구에서 설명한 대로 일꾼을 찔끔찔끔 나눠 보내는 것보다는 한꺼번에 여럿 보내는 게 더 효율이 높다.

일꾼이 많으면 단순 핍 생산 외에도 자원 생산의 기대값을 높여 버려지는 핍 카운트를 줄일 수 있고, 자기가 찍을 수 있는 선택지의 수도 늘어난다.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일꾼이 5명이면 5개의 칸밖에 못 들어가지만,

일꾼이 더 많으면 그만큼 더 행동을 고를 수 있으니 오두막에는 핍으로만 계산할 수는 없는 가치가 있는 셈이지.

굳이 이런 부분을 핍으로 환산하자면 추가 일꾼은 라운드당 1보다는 1.5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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