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게임즈] 개발중인 신작과 피칭데이 참여 이야기
안녕하세요. 스위트게임즈입니다.
오랜만에 창작게시판에 글을 올리네요.
지난 수원 메쎄에서는 코보게 피칭데이가 있었는데요.
현재 개발중인 신작을 하나 가지고 피칭데이에 참여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생존신고 겸, 신작 개발 이야기 겸, 피칭데이 후기 정도로 작성 해보려고 합니다.
1. 생존신고
작년에 다짐했던 프로젝트는 매 달 1개를 기획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일단...누적된 기획안은 많지만, 막상 제대로 프로토타입으로 만드는 것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만들어 나가면 언젠가는 다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벌써 4월이지만, 위 얘기에 덧붙여서 올해의 목표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봤습니다.
"2024년에는 게임 10개 출시"
이 목표를 세우게 된 것에는 2023년 하반기에 있었던 인디게임 페스타였습니다.
좋은 기회로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해외 유명 전업 작가들은 1년에 20개는 냅니다." 라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 뭐 한 달에 거의 두개 정도를 출시한다는 의미인데요.
저같은 뉴비 작가에게는 아직 많이 먼 이야기죠.
그래서 그 절반 정도는 1년에 10개를 목표로 올 한해 달려보겠다고 연초에 마음을 먹....었지만...
벌써 4월이네요.
남은 한 해 내내 열심히 만들어야 10개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마음 먹은 것의 절반이라도 해내자는 마음으로 매일 조금씩 작업하고 있습니다.
2. 신작 개발 이야기 : 바리스타 배틀
집중을 쉽게 하지 못하는 탓에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편입니다.
어찌 보면 일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처럼 보이는 편인데요.
그렇게 작업 하다 한 번 발동 걸리면 확 집중해서 작업합니다.
그렇게 기획된게 바리스타 배틀입니다.
신작 출시 예정이라고 말씀 드리기는 참 어려운 것이...
"이 정도면 되겠는데?" 라는 말을 하면 수정할 부분이 나타나는 것이죠.
영화 보면 나오잖아요 "해치웠나?" 라던가 "이런 곳에서 떨어졌으니 살아남지 못할거야" 라고 하면
꼭 다시 등장하는 주인공 마냥, 수정할 부분이 매번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바리스타 배틀은 아직도 개발중인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거니 했는데 말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바둑도 좋아하고, 튜링머신, 테포마, 롤플레이어 어드벤처, 러브레터, 보난자, 피드더 크라켄 등
장르를 거의 가리지 않고 게임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막상 기획하고 만들다 보면 자꾸 웨이트를 낮추고, 가벼운 게임 위주의 기획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바리스타 배틀도 나름 좀 가벼운 패밀리 파티 게임으로 기획 했습니다.
보드라이프 회원 분들이라면 첨부 이미지만 보셔도 느낌이 딱 오실 것 같습니다.
보이시는 그대로 "재료를 모아서 메뉴를 만든다" 는 아주 간단한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게임들 대여섯개는 바로 머리에 떠올리실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개발 과정에서는 Notion, DallE, Pinterest, Behance, Envato, ChatGPT, Python 을 최대한 활용해서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제 점점 저 나름의 개발 프로세스라는게 갖춰지는 느낌이긴 하네요.
아직 많은 작가님들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총동원 하고 있습니다.
좀 지루할 이야기인 것 같아 자세한 개발 초기 이야기는 패스.
상세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uitegames.co.kr/blog/newgame_baristabattle_dev1
3. 피칭데이
피칭데이의 최초 목적은 "내 제품 팔고 싶어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전에 피칭데이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
국내 보드게임 작가님들이 이런 경험을 많이 쌓아서 바이어들과 계약을 할 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획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도 "이런 행사는 많이 참여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번 피칭데이도 참여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네요.
바리스타 배틀을 피칭데이에 가져갔었는데요.
피칭데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많은 부분을 수정하기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악평을 하거나 이런 얘기는 전혀 없구요.
실제로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좋은 제안들을 많이 해주십니다.
특히나 제품 출시에 직접 관여하시는 담당 직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시는 부분이라
보드게임 작가나 일반 플레이어와는 또 다른 시각에서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보시면 좋습니다.
바리스타 배틀은 패밀리 파티게임에 걸맞는 방향을 잘 잡았다고 평가를 받았고
장점은 강화하고 약점을 줄일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뭐...산더미같은 수정사항은 덤이지만...
좋은 피드백 덕분에 기분 좋게 집에 왔습니다.
* 피칭데이 참여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적는 미세먼지같은 팁
1. 셀시트와 규칙서는 넉넉하게 인쇄하세요.
작년에 참여한 피칭데이는 두분이 나오셔서 미팅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3부 정도 인쇄하면 되겠구나 하고 가져갔었는데요.
이번엔 세분이 나오셔서 순간 당황......할 뻔 했지만.
세분께 다 나눠 드리고, 저는 셀시트와 규칙서 없이 말로 설명했습니다.
말로 설명하는건 게임을 만드신 작가님들이면 다들 가능하실 건데요.
"당황"을 하게 되면, 줄줄 꿰고 있는 내용도 순간 까먹기 마련입니다.
"당황할 요소"를 최소화 하면 좋죠.
예방 차원에서 여유있게 인쇄해서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2. 셀시트는 완전 간결하고 알아보기 쉽게 요약하시면 됩니다.
줄줄 쓸 필요 없이 간단하게 작성하면 OK 라고 하시더라구요.
작년 피칭데이때 "셀시트 처음 써보는데, 이렇게 작성하면 될까요?" 라고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셀시트에 규칙 요약만 추가하시면 나머지는 딱 좋습니다." 라고 답변을 해주셔서
그 때 이후로는 셀시트 작성하는게 부담이 없어졌습니다.
셀시트는 A4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제품의 특장점 요약해서
"이 게임 궁금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용도의 자료입니다.
처음 셀시트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순간적으로 어? 했는데.
알고 보니 화장품이나 공산품 등 일반적인 제품 판매하는데 많이 사용하는 요약 소개서더라구요.
많은 게임들을 단시간 내에 접해야 하는 퍼블리셔는
셀시트 한 페이지 잠시 보고 더 자세히 볼지 말지 정해야 하니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간략하게 작성하면 좋은 것이죠.
혹시나 해서 ChatGPT 에게 "보드게임 셀시트 목차 작성해줘" 라고 해봤습니다.
보드게임 셀시트 목차 (GPT)
게임 개요 : 게임 명, 게임의 목적, 플레이어 수, 평균 플레이 시간, 권장 연령
게임 구성품 : 보드판, 카드, 플레이어 말(피스), 주사위, 점수판/기록지, 게임 머니/자원, 기타 구성품
게임 준비 : 보드판 준비하기, 카드 섞기 및 배분, 플레이어 말 배치 ,기본 자원/게임 머니 분배, 게임 시작 전 규칙 설명
게임 규칙 : 기본 규칙, 플레이어 차례의 진행, 카드 사용 규칙, 점수 계산 방법, 게임에서 이기는 조건
플레이어 행동 옵션 : 이동하기, 카드 사용하기, 교역하기, 건설하기, 전투하기
특수 상황 및 예외 규칙 : 동점일 경우의 처리, 카드 효과로 인한 규칙 변경, 비정상적인 플레이 상황 처리
게임 종료 : 게임 종료 조건, 최종 점수 계산, 우승자 결정 방법
부록 : 용어 설명, 자주 묻는 질문(FAQ), 전략 및 팁, 게임 변형 방법
제작자 및 저작권 정보 : 게임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출판사, 저작권 정보 및 연락처
항목이 꽤 많죠?
이 내용은 GPT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고,
실제로 저는 좀 더 요약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요 : 게임 이름, 목적, 플레이어 수, 플레이 시간, 연령
구성품 : 카드와 수량, 규칙서
게임 특징 : 이 게임의 특징적인 요소, 예를 들어 "테마에 맞는 간단한 규칙", "파티게임에 맞춰 플레이어 상호작용"
게임 규칙 : 많이 요약해서 작성하되,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작성합니다.
특수규칙이나 예외사항은 중요한 것이 아니면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셀링 포인트 : 셀시트의 목적이 "판매"이기 때문에 이 게임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요약합니다.
이 내용은 규칙서에는 나오지 않는 부분이고 게임 판매 시점에 필요한 자료이므로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어필하기 위한 용도로 작성합니다.
연락처 : 이메일, 전화번호 등
제가 현재 사용하는 셀시트 양식은
실버건 작가님께서 추천해주신 여러 게임의 셀시트를 참고해 처음 작성 해봤고
이후로는 제 입맛에 맞게 좀 변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3. 마음가짐 (피칭데이 외에도)
보드게임 작가모임이나 테스트 플레이 등 다양한 리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저는 두가지 마음을 꼭 가지고 갑니다.
"여차하면 게임 처음부터 다 갈아엎는다." 와 "이것 만큼은 절대 바꾸지 않을 부분"을 정해둡니다.
전자는 주로 게임이 더 좋아지기 위한 노력할 부분들을 참고하기 위해 먹는 마음이고
후자는 이 게임의 심장 같은 부분이라 다른건 수용해도 이거는 안된다. 이면서 동시에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받으면 설계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피드백을 듣습니다.
22년 12월에 처음 참여해본 작가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든 게임의 첫 피드백을 들으면서
이렇게 생각해야겠다 하고 마음 먹게 되었는데요.
여담이지만,
예전에 일했던 창업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팅을 받는 분들의 태도가 떠오르면서
나는 나중에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먹었던 마음입니다. ㅎㅎ
식당 창업하는 분들이었는데요.
컨설턴트가 지적하면 "저는 원래 그랬는데요?" 라던가 "이건 이게 맞는데요?" 하는 분들도 있는가 하면
손님이 음식에 대해 평가 하면 "아 그건 몰라서 그래요" 이러면서 손님을 가르치려 드는 분들도 있었죠.
옆에서 지켜보면서 왜 저러나 싶고, 저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쌓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뭐... 저는 이렇게 한다는 것이니 여러분들은 알잘딱으로...
4. 시간주의
생각 하시는 것 보다 시간 금방 갑니다.
30분 채 안되는 시간인데 저는 체감상 15분 만에 다 끝나는 느낌이긴 했습니다.
(코보게 직원 분들은 어떠셨을지 몰라요 ㅋㅋ)
바리스타 배틀은 한 판이 짧은 게임이라 여유있게 플레이 하려고 했는데
카드 운빨 폭망 + 카드 비율 문제로 제대로 순환이 안되는 지루한 게임이 되어버렸었습니다.
제 불찰이니 누굴 탓하겠습니까. ㅎㅎ
한 판이 짧은 게임은 대화 나눌 시간 여유가 좀 있으실텐데요.
저 같이 폭망하거나 긴 시간이 필요한 게임이면 시간 체크 하시는게 좋습니다.
다른 분 통해서 들었던 팁인 것 같은데요. 저는 이번에 활용하지 못했지만, 다른 분들에겐 필요하실 것 같아 적어둡니다.
(1) 탄 짜기 : 고스톱에서 누구 하나 털어먹으려고 카드패를 미리 짜두는 "탄"이라는게 있는데요,
테스트 하면서 게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셔플 대신에 패를 세팅 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케일이 크거나 카드가 많은 경우 유용한 방법 같네요.
(2) 테스트 플레이 대신 규칙서와 카드, 컴포넌트를 순서대로 진행만 보여주는 방식
게임이 엄청 긴 경우에 사용해봄직 하다고 하더라구요.
게임 소개를 듣는 분들이 이미 게임에 정통하신 분들이니 게임 보여주시면서 순서만 설명해도 감이 빡 올거라고 합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 적었습니다.
뉴비 작가이지만 다른 작가님들께 들은 좋은 팁들 저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공유한거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무리-
바리스타 배틀이 벌써 보드라이프를 통해 소개하는 네번째 게임이네요.
아직 미완성이고 수정이 많이 필요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보겠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고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