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글의 잔다르크 플레이 로그 (배트맨 및 타 게임과 비교)
배트맨과 잔다르크가 도착한지는 벌써 한 달이 되었는데, 후기는 이제야 올리네요.
모바일 겜 랑그릿사에 너무 빠져있어서,
후기 쓸 동력이 모자랐습니다.
게임을 어쩜 그렇게 잘 뽑았는지
어렸을 때 랑그릿사를 못해본 게 후회될 정도였어요.
창세기전도 좀 이렇게 뽑아주면 좋을텐데 망할 소맥...
잡담은 이쯤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 잔다르크
잔다르크는 스커미쉬 형 워 게임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장르로는 그 유명한(?) 메모아, C&C가 있습니다.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병력과 지형/지물이 다르게 배치되며 승리 조건도 달라지는 점과 전략적 깊이가 비슷합니다.
게임 배경은 잔다르크가 등장하는 100년 전쟁이 기본이지만 그 근처 시대를 배경으로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시나리오(늑대인간 색출? 시나리오)도 많고, 잔다르크가 나오지 않는 시나리오도 많더군요.
저는 시나리오 북의 1번 시나리오를 테스트 했는데,
사실 상 튜토리얼 급의 시나리오라고 보시면 됩니다.
(디자이너가 분류한 난이도 상 가장 쉽고, 짧은 시나리오 임)
시작 배치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영국은 사진 우측의 회색 도시를 포위 중이며,
프랑스 기병대는 이를 구원하기 위해
좌측에서 달려오고 있는 설정입니다.
프랑스가 승리하려면
프랑스 기병대를 이끄는 리더를
5라운드 안에 회색 도시 안으롤 들여보내면 됩니다.
영국은 반대로 그 리더 유닛을 죽이거나
5라운드 동안 버티면 됩니다.
이번 시나리오는 영국부터 시작합니다.
영국은 장궁병이 유명했나요?
(그건 훨씬 더 오래 전 시대인가요?)
저는 첫 행동으로 궁병대가 있는 칸에
활성화 큐브(회색큐브)를 놓아
활성화시킨 후 목책을 설치합니다.
(아래 사진 참조)
포위망에서 조금 떨어져있던 궁기병대를 활성화하여 시민에게 다가갑니다. 이 게임은 게임 내 다양한 중립 유닛과 상호작용하는 행동이 있는게 특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
프랑스는 전진을 시작합니다. 이 게임은 큐브가 놓인 지역에 또다른 활성화 큐브를 놓지는 못하지만 한 번 이동한 병력이 또 다시 이동할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큐브 놓는 순서에 따라 병력 전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는 1라운드 종료 시 상황입니다. 어직 여유가 있어보이지만....
2라운드 종료 상황은 이렇습니다. 영국의 궁기병은 시민과 별다른 행동도 못하고 바로 내려옵니다. 밀밭의 기병들은 궁병의 사정거리에 들어섰습니다.
(아래 사진) 2라운드 종료될 때부터는 고립된 시민들이 식량부족으로 죽어갑니다. 주사위 굴림으로 판정하는데 둘이나 죽었네요. 프랑스에겐 운이 나쁘네요.
드디어 3라운드, 궁병대는 기병들에게 화살을 퍼붇습니다만... 큰 위력은 없었습니다. 공격을 받으면 방어굴림을 하는데, 그 칸의 병력 전체가 한꺼번에 굴립니다. 몰려있는 기병대의 방어력은 굉장히 높아 화살로 피해를 입히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아래 사진) 영국 보병대는 별 위력없는 궁병대의 모습에 버티려고 했던 당초 작전을 철회합니다. 서둘러 돌격하는 보병대의 모습에서 조급함이 느껴집니다.
(아래 사진) 보병대+궁병의 주사위 굴림! 나쁘지 않습니다. kill(칼 그림) 2개에 push(박차기하는 염소)2개입니다. 이제 방어 굴림이 망하길 기대해봅니다.
프랑스의 방어굴림은 망한 편이네요. 방어율 높은 검정 주사위 포함 방패 면이 하나 입니다. 앞서 나온 킬 하나를 지웁니다.
+ 재굴림 토큰을 사용한 재굴림에서 방패가 나옵니다. 남은 킬 하나도 지우네요.
결국 킬은 다 지워지고 푸쉬만 남아 기병 둘은 인근 지역으로 옮깁니다. 큰 피해는 없었네요.
(아래 사진) 이제 프랑스의 반격입니다. 라운드마다 얻은 보너스를 이용하여 영웅 유닛을 레벨 업 시킵니다. 이제 혼자서도 빨강 주사위 2개를 굴립니다.
(아래 그림) 앗차! 프랑스로 넘어가기에 앞서 영국측은 재활성(주황색) 큐브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냅니다. 프랑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아무렇지 않게 이미 큐브가 있는 곳에 재활성 큐브를 놓습니다. 보병대는 한 번 더 공격합니다.
좋네요! 킬2개에 부상1개입니다. 프랑스는 방패 하나만 굴려 기사 하나는 죽고, 영웅은 데미지를 입습니다.
(아래 그림) 진짜 프랑스의 반격입니다. 행동 큐브 2개를 써서 흩어진 병력을 한 곳에 모든 후, 초록색 돌격 큐브를 사용하여 이동+공격을 한 방에 수행합니다. 무려 4기병+영웅의 공격! 결과는?
음? 틀린그림 찾기? 결과는 와장창입니다. 궁병대를 지워버리고 재결집을 통해 궁병대가 있던 칸에 공짜로 들어갑니다.
그 후 한 번 더 활성화해서 도시 바로 앞 칸까지 보내놓고 게임을 정리했습니다.
2. 게임 총평 및 다른 게임과 비교
우선 게임은 호/불호, 잼/노잼을 따져보면 호-잼 입니다.
최대 전략적 깊이, 전략적 사고의 빈번함 수준 모두 메모아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모아가 주사위 운빨이 굉장히 크다고 느껴지기 쉽지만, 사실 실패율이 큰 것으로 생각하면 은근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실패의 두려움에서 오는 고민이죠. 하지만 결국은 주사위 굴림이니까 경쾌한 맛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메모아 수준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심화된 시나리오로 플레이해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겠죠.
3. 배트맨 토막 후기
최근에 3회플 해본 배트맨과도 대결형 게임이라는 점에서 비교 가능할 것 같은데, 배트맨은 좀 더 파티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배트맨의 최대 전략적 깊이는 메모아 수준 또는 살짝 아래 생각되며, 전략적 사고의 빈번함 수준은 확실히 메모아 이하 입니다. 대신 빵빵 터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영웅들은 괴로워하는 빌런 플리이어를 보며 비열한 웃음을 짓곤했죠. 이건 확실한 장점입니다.
제가 알피지, 스커미쉬 류 테마에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많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대부분 1회플 하고 바로 팔고를 반복하는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게임 내에 여러 시스템을 넣어 우리 게임은 전략적이야 라고 광고하는 게임들도 까보면 진짜 유의미한 선택지가 있는 경우는 많이 드물거든요. 대부분 그냥 2칸 앞에 가서 이 마법을 쓰는 게 최선이네 하고 바로 나옵니다. 그리고 주사위가 잘 나오길 기대하죠.
하지만 배트맨은 전략적으로 유의미한 고민을 하긴 해야합니다. 그 깊이가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도 안 되는 게임이 테마 게임 쪽엔 정말정말정말 많았거든요. 이 정도만 되어도, 제가 방출한 수많은 비슷한 류의 게임들을 제치고 소장될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비대칭 팀플로 게임 주인 괴롭히기 좋다는 점도 좋네요. 팀 게임은 그 자체로 즐겁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