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베일 2확장 포함 리뷰
게임 구매를 할 때는 가급적 모든 후기를 읽고 사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샀는데 취향이 아니면 중고거래는 귀찮고, 딴 게임 살 돈도 부족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에 대한 후기는 가뭄에 콩 나듯, 심지어 확장은 하나도 없길래 직접 개척(?)에 나서보았습니다. 아마도 첫 리뷰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ㅎㅎ
본판+첫번째 확장(마법의 계곡)+두번째 확장(야생의 계곡)까지만 포함하였습니다.
마지막 확장, 마나 스톰은 앱에서는 미구현이네요.
1. 전반적인 게임 소개
이 게임은 덱빌딩 게임입니다. 카드 구입을 통해 내 덱을 강하게 만들고, 승점을 불려나가는 거죠.
그런데 다른 덱빌딩 게임과 차별된 요소가 크게 3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덱의 장수가 고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점점 덱이 늘어나는 다른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게임 시작할 때와, 게임이 끝났을 때 내 덱의 장수가 20장으로 동일합니다.
그 이유는 이 게임의 카드 구입은 새로운 카드의 추가로 이어지지 않고, 기존의 카드에 새로 구입한 카드를 합치는 '카드 크래프팅'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이 '카드 크래프팅' 두 번째 차별점입니다. 위, 중간, 아래로 나뉘어져 있어 한 장의 카드에 최대 3장의 카드를 집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장의 카드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부패' 시스템입니다. 부패는 사진으로 설명할께요!
사진 하단이 제 플레이 공간인데요, 총 3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덱> - <필드> - <버린 카드 더미>
앱이라서 카드가 쌓여있는게 표현이 안되있는데ㅎㅎ 가장 왼쪽에 문양이 그려져 있는 곳이 카드 덱입니다. 덱을 앞면으로 쌓기 때문에, 덱의 제일 위 카드는 항상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 카드를 덱-위 카드라고 부릅니다.
덱 옆의 펼쳐진 4장의 카드는 이번턴에 제가 사용할 수 있는 필드 카드들입니다.
버린 카드 더미 역시 앱이라서 나와 있지 않은데, 오른쪽에 휴지통 모양을 클릭하면 알 수 있어요ㅎㅎ
다시 부패로 돌아가자면, 부패는 카드에 붙어있는 빨간색 동그라미 아이콘 4개가 모이면 발생합니다.
특이한 점은 필드의 카드뿐만 아니라, 덱-위 카드도 부패 카운팅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덱-위 카드는 부패 카운팅에는 포함되지만, 실제로 카드의 효과를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필드가 아닌 덱에 있으니깐요)
따라서, 덱-위 카드와 필드의 부패 아이콘이 3개가 모이면 일단 드로우를 멈춥니다. 이 때 드로우 종료를 선언하면 카드 구입과 점수 획득단계로 넘어가지요.
하지만 덱-위 카드가 너무 좋아보여, 설마 다음에 부패 아이콘이 또 나오겠어! 하고 드로우를 땡기면
이와 같이, 부패(SPOILED)되고 내 턴은 증발됩니다ㅜㅜ
일종의 푸쉬 유어 럭 요소지요.
하지만 카드 능력을 통해 이 부패를 어떻게 활용하고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운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한 전략적 요소입니다.
비용에 비해 카드의 능력이 좋은 얘들은 부패 아이콘이 붙어 있습니다.
초록색 동그라미 아이콘은 부패 아이콘과 반대되는 아이콘입니다. 생명의 아이콘! 부패 아이콘 하나를 무효화시키죠.
2. 카드 구입 및 승점
부패하지 않고, 드로우 페이즈를 마치면 모은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를 구입하고 승점을 챙길 수 있습니다.
일반 카드는 2장, 계곡 카드는 정령 기호가 있는 만큼 무한대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일반 카드입니다. 아래에 꽂는 카드고, 구입 비용은 5마나(오른쪽 상단), 능력은 매 턴마다 승점 3점 + 부패 아이콘 + 노란색 정령 기호를 주고 게임 끝날 때도 승점 1점을 추가로 줍니다.
매 턴마다 얻는 승점은 파란색 방패이고, 게임 종료시 한번만 받는 승점은 회색 방패입니다. 결국 이 승점을 많이 모은 사람이 이깁니다.
계곡 카드입니다. 정령 기호로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 카드의 경우는 구입하려면 초록색 정령기호, 갈색 정령기호 1개씩 필요하네요. 능력은 영구적으로 카드 구입 때 1마나를 주는 것입니다.
계곡 카드는 내 덱에 섞지 않고 따로 둡니다.
부패 시 이 카드를 희생하면 생명 아이콘 1개를 줘서 부패를 막는 계곡 카드도 있습니다!
별다른 능력없는 게임 종료시 3점짜리 계곡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베일 카드인데요, 두 번째 확장에서 추가된 요소입니다. 왼쪽 아래에 카드 두장이 겹친 기호가 있습니다. 기본 룰은 한 장의 카드에 3장의 카드를 조합할 수 있는데, 베일 카드 한해서 1장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시너지 효과를 강화시켜주죠.
지도자 카드입니다. 이 역시 두 번째 확장부터 추가되었습니다. 게임 시작 시, 능력을 가진 지도자를 고르고 시작합니다. 테포마 프렐류드...같은 느낌이랄까요. 내 덱에 함께 섞습니다.
3. 카드 크래프팅 예시
카드 크래프팅이 완료된 몇 가지 예시를 보여드릴께요. 꼭 3개를 다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위/중간/아래 순으로, 1마나 / 2마나 + 필드에 있는 다른 카드 1장을 버릴 수 있다 / 1마나 + 이 카드를 버리는 더미로 넣지 않고, 덱의 가장 밑에 넣는다.
부엉이는 구입 비용 6으로 상당히 비싼 카드입니다. 2마나를 주는 동시에, 필드에 있는 부패 아이콘을 가진 카드가 있다면 이를 버리는 덱으로 넣어버릴 수 있어요. 부패 아이콘이 없어진 만큼 드로우를 더 볼 수 있겠죠. 상당히 좋은 능력이기 때문에, 웜을 통해서 바로 덱 밑으로 가께끔 만들었습니다.
위/중간/아래 순으로, 이 카드의 수호자 아이콘 1개당 1 초록 정령 기호 / 매 턴마다 승점 6점 / 1마나 + 이 카드의 수호자 아이콘 1개당 1 덱 서치
수호자 아이콘(파란색 뿔 달린 아이콘)을 이용한 콤보입니다.
위/중간/아래 순으로, 7-필드 카드 장수 만큼의 마나 / 매 턴마다 승점 4점, 1 수호자 아이콘, 1 노란색 정령 기호 / 1마나
부패 콤보입니다. 가장 상단의 늑대 기수 카드는 부패 아이콘과 시너지가 좋아요. 필드에 깔린 장수가 적을수록 많은 마나를 주기 때문이죠. 카드 한장에 부패 아이콘이 2개나 달려있으면 다른 카드에 부패 아이콘이 1개만 있어도 드로우가 멈추기 때문에 늑대 기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습니다.
4. 전략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1) 생명 아이콘 카드를 많이 구입해, 한번에 드로우를 10장 이상 본다. 이론상 풀로 20장도 가능합니다.
2) 정령 기호 카드를 많이 구입해, 계곡 카드의 즉발/패시브 효과를 활용한다.
3) 부패 아이콘이 붙어있지만 효율이 좋은 카드와 이를 보완하는 부패 시너지 카드를 구입한다.
4) 덱 서치 및 버리기 카드들을 활용해 필요한 카드만 빠르게 순환시킨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략과 1~4번을 섞어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를 보여드리자면,
이 카드는 구입 비용은 2밖에 안되지만, 2마나를 주고 게임 종료시 부패 아이콘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라면 6 승점도 줍니다. 초반 부스팅이 굉장히 좋습니다.
초반 부스팅을 활용해 고코의 카드도 빨리 구입합니다. 매 턴마다 6승점을 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이게 몇 턴 누적되면 승점이 어마어마해지죠;; 단, 부패 아이콘이 2개나!
위에서 언급되었던 기수입니다. 많은 부패 아이콘으로 드로우가 적으니, 최적의 카드입니다.
드로우를 멈추게 해야 하니, 기수는 꼭 저주받은 땅에 같이 넣어주세요.
같은 맥락에서, 센토 카드도 부패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효과는 "이 카드가 덱-위 카드일 때, 부패한다면 승점 2점을 주고, 바로 다른 턴을 가질 수 있다"입니다.
부패 아이콘이 3개인 상황에서, 드로우 버튼을 눌렀습니다. 부패 아이콘 카드를 많이 샀으니 높은 확률로 부패가 일어나겠죠? 하지만 이 때 센토가 나온다면 연이어 새로운 턴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부패 아이콘으로 부족한 덱 순환을 위에 언급했던 부엉이/웜/서치 카드 등을 넣어 보완하였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덱 사이클을 완성하기 전에, 빠른 마나 부스팅과 높은 파란색 방패 승점 카드로 게임을 끝내버립니다. (게임은 정해진 갯수의 파란색 방패 토큰이 다 떨어지면 종료됩니다)
5. 게임의 장단점
제가 해본 덱빌딩 게임은 도미니언/하트 오브 크라운/클랭크/샤즈 오브 인피니티 정도인데요, 다른 게임들이 도미니언의 변주에 가깝다면 이 게임은 도미니언에서 아~~주 기본만 따온,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재미를 느꼈어요. 카드를 쫄병(?)이라고 친다면 열심히 업그레이드 시켜서 기사로 만들고, 다른 기사랑 상호교류도 하면서 최대한 얘네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굴릴까.. 고민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습니다. 또한 게임도 군더더기 없이 진행이 빨라서 어제, 오늘만 30판 정도 즐겼네요. 룰도 간단하고 카드 이해도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습니다.
리플레이성도 상당합니다. 2확장까지 끼면, 지도자/베일 카드 요소가 추가되고 카드풀이 다양해집니다. 랜덤 마켓에 깔리는 계곡 카드의 능력 또한 전략의 방향성을 달리 해주고요.
하지만 단점도 명확합니다. 인터랙션이 없습니다. 앱 인터페이스가 남의 플레이는 확인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수준인데, 제작사측에서 필요 없는 부분이라 판단하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 같아요. 실물로 플레이시에도 남 카드 1장 확인하는게, 결국 3장이랑 똑같아서 일일히 다 확인하다가는 너무 루즈해질 게 뻔합니다. 동시진행 말고는 답이 없어보여요. 또 상대의 카드를 끊기 위한 구매는 오히려 독이 될 소지가 큽니다. 견제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누가누가 점수 빨리 모으나에요.
또한, 전략적으로 한계가 보입니다. '부패' 시스템이 양날의 검이에요. 도미니언처럼 그 때 그 때 카드에 의해 그 판의 흐름이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부패라는 커다란 룰이 항상 게임을 지배하다 보니 결국 부패 아이콘을 넣느냐, 없애느냐.. 이 2가지로 전략이 쪼개져버립니다. 물론 계곡 카드, 게임 종료 조건 관리, 수호자 마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긴 한데 게임 진행은 항상 같다보니 지루해지는 순간이 오더군요.
많이들 언급하시는 정리의 번거로움은 제가 앱으로 플레이한지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하지만, 앱으로 플레이하시면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큰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켓에서는 큰 일러였다가, 구입 후 카드에 넣으면 작아져요. 애니메이션 효과도 미미하게 있구요)
어쩌다보니, 단점이 더 두드러지게 썼는데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심심하다라는 평은 본판만 플레이하셔서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앱 이식이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따로 한글판을 구입할 것 같지는 않지만 '카드 크래프트'와 '부패'라는 독보적 시스템 때문에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굉장히 좋구요! 그리고 앱은 영판입니다...ㅜㅜ
모쪼록 구입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처음으로 쓰는 미숙한 리뷰인지라, 전달이 잘 되었을런지 모르겠습니다ㅜㅜ
질문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아는 한도 내에서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확장과 본판 구분이 모호한 것 같아 덧붙입니다.
첫 번째 확장은 카드 풀을 늘려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요소가 없습니다.
두 번째 확장은 지도자와 베일 카드 요소가 추가됩니다. 물론 카드풀도 늘어납니다.
세 번째 확장은 룰북을 보니 또 새로운 요소가 있더군요. 두번째처럼 게임의 난도를 해치지는 않으면서 전략적 깊이는 더해줄 것 같습니다.
본판만 플레이하면 끔찍하게 재미없어요. 카드 효과도 너무 단순하구요. alg에서 3번째 확장까지 포함해 합본으로 낸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